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이용자 중 34%가 가짜뉴스로 보이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전달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저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넘어 이제 가짜뉴스는 선거나 정책 결정 등 중요한 사회 문제에 있어 그 영향력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는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런 가짜뉴스를 막을 방법이 있을까?
이번 스켑틱 19호에서는 최전선에서 가짜뉴스와 싸우고 있는 데이터 과학자 차미영 교수를 만난다. 차 교수는 한 개인의 시각에서는 가짜뉴스를 가려내기 힘들지만, 네트워크를 보면 가짜뉴스에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가짜뉴스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가짜뉴스는 일반 정보와 비교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며 몇 주 혹은 몇 달에 이르는 긴 전파 주기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팔로워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진짜 뉴스와 달리 서로 연결되지 않은 개인들의 참여로 전파되는 특징이 나타난다. 또한 데이터들은 가짜뉴스가 인공지능 봇을 통해 전파되기보다는 우리의 심리 기제 중 하나인 확증편향에 기반해 빠르게 전파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차 교수는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개인의 노력은 물론, 개별 사례에 대한 대응을 넘어 제도나 법과 같은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어 IT 전문가인 데이비드 카원은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우리 시대의 저널리즘이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통계전문가 게리 스미스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무분별한 데이터 마이닝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 스페셜섹션: 아이들에게는 ‘불편한 학습’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 완벽히 외웠다고 생각한 문제가 막상 시험을 볼 때 생각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도 빈번히 성공적인 학습에 실패하게 되는 것일까? 이번 호 스켑틱에서는 컬럼비아대학교 버나드 컬리지의 메타인지 연구 권위자 손리사 교수를 만난다.
메타인지와 학습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그녀는 이런 문제가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 판단이 종종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대중에게 조금은 생소한 용어인 메타인지란 쉽게 말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능력이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이런 메타인지 능력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지만, 학습이 현재 상태가 아닌 미래의 상태와 관련이 있어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 판단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분석을 근거로 그녀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할 수 있는 ‘불편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메타인지 관점에서 아이의 학습에 지나치게 관여하거나 작은 문제 해결에도 “우리 아이는 천재다”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부모들의 교육 방식이 아이의 교육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퓨리서치센터의 2014년 종교동향연구에 따르면, 무교none(무신론자, 불가지론자 등 특정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를 선택한 사람이 미국 성인의 약 23%에 이른다. 이는 2007년도의 결과인 16%에서 급격히 증가한 결과다. 또 2012년 종합사회설문조사를 보면 약 20%에 이르는 사람이 종교가 없다고 답했는데, 이는 1990년 결과 8%와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결과들은 점차 종교적 믿음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2012년도 종합사회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무신론자로 정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3%에 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전통적 종교에서 이탈하고 있지만, 우주에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고 믿는 후기 종교적 믿음은 계속되고 있다.
왜 종교적 믿음이 쇠퇴하는 세상에서 목적론적 우주에 대한 믿음이 지속되는 될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우리의 심리적 성향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 이후 진화론, 빅뱅, 다른 은하의 발견 등 과학은 우주가 인간을 중심으로 돌지 않음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인간 중심적 사고는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객관적 세계에 대한 인식을 방해해 우리를 미혹에 빠뜨린다. 이번 호 포커스에서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한국인의 91%가 인지 오류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2016년 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행한 연구 보고서인《한국 국민의 건강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대응》은 한국인의 대다수가 ‘임의적 추론’, ‘개인화’, ‘선택적 추상화’, ‘이분법적 사고’, ‘파국화’ 경향에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한국인 10명 중 9명이 인지적 오류 습관’,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힌 한국인들’ 등의 뉴스 기사로 이어졌다. 놀라운 이야기지 않은가? 우리 거의 대부분이 인지 오류의 습관을 범하고 있다니! 한편으로는 ‘역시!’라는 생각이 떠오르는가?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보고서가 피험자의 자기보고에만 의지했고, 피험자를 임의적으로 분류했다는 문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인간의 인지 발달을 연구하고 있는 이상아 교수는 이러한 오류에 더해 보고서와 언론이 인지 오류를 다루는 태도를 지적한다. 그녀는 인지 오류는 일상적인 것으로 그 생물학적 이유를 이해하기에 앞서 무작정 부정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작년에 이어 어김없이 올 겨울과 봄에도 찾아온 미세먼지. 대다수 시민에게 미세먼지란 전에 없었던 새로운 오염 물질일 것이다. 하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는 미세먼지가 새롭게 등장한 오염 물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서울시의 지름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를 일컫는 PM2.5 농도는 ‘놀랍게도’ 2006년보다 2018년이 더 높았다. 이렇듯 과학적 데이터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밝혀졌다. 하지만 과거보다 현재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것인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외부 유입된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놓고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이슈를 다루는 국내 언론의 태도는 편향적이다. ‘미세먼지, 누구의 책임인가?’에서는 강양구 과학 전문 기자가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미세먼지 이슈’를 중간 점검한다. 분명 미세먼지에 대한 여러 과학적 데이터들은 아직 그 답이 확정적이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많은 언론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기대수명이 100세 시대에 들어섰음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여기에는 진실과 과장이 혼재되어 있다. 과연 인류의 삶을 바꿀 실현 가능한 새로운 약의 개발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신약 개발의 현장에서 이런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윤태진 박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약 개발 트렌드를 안내한다. 그는 약과 오랜 역사를 함께 했던 면역 연구가, 약과는 조금 멀어보이던 장내미생물 연구가, 또 약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던 인공지능 연구의 발전이 신약 개발을 이끌고 있다고 전망한다. 과학은 아직 우리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분명 기존과는 다른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8년 12월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 옥타곤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사이언스 나이트 라이브’가 열렸다. 아니, 클럽에서 과학쇼라니!? 방송이나 강연에서 정답을 내려주며 기믹으로만 소모되던 과학이 대중문화 속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친근한 뇌과학자, 다정한 물리학자 등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가진 과학자의 출현은 물론, 예능, 과학쇼,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이용해 과학을 대중에 전달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의 중심에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있다. 이들은 과거 단순히 과학 이론을 쉽게 전달하는 해설자에서 벗어나 과학을 우리 문화 속에 배양하려는 능동적 매개자로 자임한다. 그런데 왜 이런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필요한 것일까? 유튜브의 ‘안될 과학’과 팟캐스트 ‘과장창’ 등에서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성스러운 과학을 넘어 우리 문화에서 과학이 자연스럽게 소비될 수 있어야 사회가 건전한 상식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세상에 과학만큼 상식적인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그는 계속되는 과학의 전문화 속에서 왜 대중과 과학을 소통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기보다 모두가 꿈꾸던 지극히 상식적인 세상을 위해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하고 바로 이것이 과학커뮤니케이터의 일이라고 역설한다.
생물학 혁명으로 널리 알려진 크리스퍼캐스. 최근 중국에서 크리스퍼캐스를 이용한 맞춤형 아기의 등장으로 크리스퍼캐스는 다시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크리스퍼캐스는 단순히 질병과 관련 있는 유전자를 ‘교정’하기 위해 의학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크리스퍼캐스에 대한 언론의 접근은 피상적인 면이 있다. 유전학자 이대한 박사는 크리스퍼캐스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유전자를 찾고자 했던 유전학 혁신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혁신은 눈에 보이는 표현형에서 출발해 보이지 않는 유전자를 찾고자 했던 순유전학에서 유전자에서 시작해 미지의 표현형으로 나아간 역유전학으로의 전환과 그 괘를 같이 한다. 그리고 그 길에는 생어 시퀀싱을 개발한 프레더릭 생어와 같은 유전학의 영웅들이 자리하고 있다.
목차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이용자 중 34%가 가짜뉴스로 보이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전달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저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넘어 이제 가짜뉴스는 선거나 정책 결정 등 중요한 사회 문제에 있어 그 영향력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는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런 가짜뉴스를 막을 방법이 있을까?
이번 스켑틱 19호에서는 최전선에서 가짜뉴스와 싸우고 있는 데이터 과학자 차미영 교수를 만난다. 차 교수는 한 개인의 시각에서는 가짜뉴스를 가려내기 힘들지만, 네트워크를 보면 가짜뉴스에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가짜뉴스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가짜뉴스는 일반 정보와 비교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며 몇 주 혹은 몇 달에 이르는 긴 전파 주기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팔로워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진짜 뉴스와 달리 서로 연결되지 않은 개인들의 참여로 전파되는 특징이 나타난다. 또한 데이터들은 가짜뉴스가 인공지능 봇을 통해 전파되기보다는 우리의 심리 기제 중 하나인 확증편향에 기반해 빠르게 전파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차 교수는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개인의 노력은 물론, 개별 사례에 대한 대응을 넘어 제도나 법과 같은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어 IT 전문가인 데이비드 카원은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우리 시대의 저널리즘이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통계전문가 게리 스미스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무분별한 데이터 마이닝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 스페셜섹션: 아이들에게는 ‘불편한 학습’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 완벽히 외웠다고 생각한 문제가 막상 시험을 볼 때 생각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도 빈번히 성공적인 학습에 실패하게 되는 것일까? 이번 호 스켑틱에서는 컬럼비아대학교 버나드 컬리지의 메타인지 연구 권위자 손리사 교수를 만난다.
메타인지와 학습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그녀는 이런 문제가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 판단이 종종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대중에게 조금은 생소한 용어인 메타인지란 쉽게 말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능력이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이런 메타인지 능력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지만, 학습이 현재 상태가 아닌 미래의 상태와 관련이 있어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 판단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분석을 근거로 그녀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할 수 있는 ‘불편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메타인지 관점에서 아이의 학습에 지나치게 관여하거나 작은 문제 해결에도 “우리 아이는 천재다”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부모들의 교육 방식이 아이의 교육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퓨리서치센터의 2014년 종교동향연구에 따르면, 무교none(무신론자, 불가지론자 등 특정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를 선택한 사람이 미국 성인의 약 23%에 이른다. 이는 2007년도의 결과인 16%에서 급격히 증가한 결과다. 또 2012년 종합사회설문조사를 보면 약 20%에 이르는 사람이 종교가 없다고 답했는데, 이는 1990년 결과 8%와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결과들은 점차 종교적 믿음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2012년도 종합사회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무신론자로 정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3%에 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전통적 종교에서 이탈하고 있지만, 우주에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고 믿는 후기 종교적 믿음은 계속되고 있다.
왜 종교적 믿음이 쇠퇴하는 세상에서 목적론적 우주에 대한 믿음이 지속되는 될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우리의 심리적 성향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 이후 진화론, 빅뱅, 다른 은하의 발견 등 과학은 우주가 인간을 중심으로 돌지 않음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인간 중심적 사고는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객관적 세계에 대한 인식을 방해해 우리를 미혹에 빠뜨린다. 이번 호 포커스에서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한국인의 91%가 인지 오류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2016년 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행한 연구 보고서인《한국 국민의 건강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대응》은 한국인의 대다수가 ‘임의적 추론’, ‘개인화’, ‘선택적 추상화’, ‘이분법적 사고’, ‘파국화’ 경향에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한국인 10명 중 9명이 인지적 오류 습관’,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힌 한국인들’ 등의 뉴스 기사로 이어졌다. 놀라운 이야기지 않은가? 우리 거의 대부분이 인지 오류의 습관을 범하고 있다니! 한편으로는 ‘역시!’라는 생각이 떠오르는가?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보고서가 피험자의 자기보고에만 의지했고, 피험자를 임의적으로 분류했다는 문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인간의 인지 발달을 연구하고 있는 이상아 교수는 이러한 오류에 더해 보고서와 언론이 인지 오류를 다루는 태도를 지적한다. 그녀는 인지 오류는 일상적인 것으로 그 생물학적 이유를 이해하기에 앞서 무작정 부정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작년에 이어 어김없이 올 겨울과 봄에도 찾아온 미세먼지. 대다수 시민에게 미세먼지란 전에 없었던 새로운 오염 물질일 것이다. 하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는 미세먼지가 새롭게 등장한 오염 물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서울시의 지름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를 일컫는 PM2.5 농도는 ‘놀랍게도’ 2006년보다 2018년이 더 높았다. 이렇듯 과학적 데이터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밝혀졌다. 하지만 과거보다 현재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것인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외부 유입된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놓고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이슈를 다루는 국내 언론의 태도는 편향적이다. ‘미세먼지, 누구의 책임인가?’에서는 강양구 과학 전문 기자가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미세먼지 이슈’를 중간 점검한다. 분명 미세먼지에 대한 여러 과학적 데이터들은 아직 그 답이 확정적이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많은 언론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기대수명이 100세 시대에 들어섰음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여기에는 진실과 과장이 혼재되어 있다. 과연 인류의 삶을 바꿀 실현 가능한 새로운 약의 개발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신약 개발의 현장에서 이런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윤태진 박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약 개발 트렌드를 안내한다. 그는 약과 오랜 역사를 함께 했던 면역 연구가, 약과는 조금 멀어보이던 장내미생물 연구가, 또 약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던 인공지능 연구의 발전이 신약 개발을 이끌고 있다고 전망한다. 과학은 아직 우리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분명 기존과는 다른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8년 12월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 옥타곤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사이언스 나이트 라이브’가 열렸다. 아니, 클럽에서 과학쇼라니!? 방송이나 강연에서 정답을 내려주며 기믹으로만 소모되던 과학이 대중문화 속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친근한 뇌과학자, 다정한 물리학자 등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가진 과학자의 출현은 물론, 예능, 과학쇼,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이용해 과학을 대중에 전달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의 중심에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있다. 이들은 과거 단순히 과학 이론을 쉽게 전달하는 해설자에서 벗어나 과학을 우리 문화 속에 배양하려는 능동적 매개자로 자임한다. 그런데 왜 이런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필요한 것일까? 유튜브의 ‘안될 과학’과 팟캐스트 ‘과장창’ 등에서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성스러운 과학을 넘어 우리 문화에서 과학이 자연스럽게 소비될 수 있어야 사회가 건전한 상식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세상에 과학만큼 상식적인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그는 계속되는 과학의 전문화 속에서 왜 대중과 과학을 소통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기보다 모두가 꿈꾸던 지극히 상식적인 세상을 위해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하고 바로 이것이 과학커뮤니케이터의 일이라고 역설한다.
생물학 혁명으로 널리 알려진 크리스퍼캐스. 최근 중국에서 크리스퍼캐스를 이용한 맞춤형 아기의 등장으로 크리스퍼캐스는 다시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크리스퍼캐스는 단순히 질병과 관련 있는 유전자를 ‘교정’하기 위해 의학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크리스퍼캐스에 대한 언론의 접근은 피상적인 면이 있다. 유전학자 이대한 박사는 크리스퍼캐스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유전자를 찾고자 했던 유전학 혁신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혁신은 눈에 보이는 표현형에서 출발해 보이지 않는 유전자를 찾고자 했던 순유전학에서 유전자에서 시작해 미지의 표현형으로 나아간 역유전학으로의 전환과 그 괘를 같이 한다. 그리고 그 길에는 생어 시퀀싱을 개발한 프레더릭 생어와 같은 유전학의 영웅들이 자리하고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