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인간의 선악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선과 악은 주관의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입장을 따르면 가치란 상대적인 것으로 사회나 문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객관적 세계를 다루는 과학은 선악의 문제를 다룰 수 없다. 하지만 진화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의 발달은 선악에 대한 선입견에 문제를 제기한다. 진화심리학과 도덕심리학은 우리의 많은 도덕 판단이 감정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런 도덕 감정들은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보편적으로 진화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뇌와 행동을 연구하는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은 인간의 악이 ‘비정상’의 한 형태임을 암시한다. 과연 선과 악은 과학적으로 탐구 가능한 객관적 존재일까? 인간의 악행은 처벌이 아닌 치료의 대상인가? 악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죄에 대한 우리의 관용을 증가시킬까? 과학적 사고들은 어떻게 선을 증진해왔는가? 이번 스켑틱 17호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선과 악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그에 따른 핵심 쟁점들을 검토한다.
TV 논쟁을 보다 보면 날카롭게 대립하는 양측의 입장은 도무지 좁혀질지 모른다. 마치 이미 답을 내리고 온 것처럼 대립하는 양측은 자신의 견해를 반복할 뿐이다. 보통 이런 논쟁은 생산적이기보다는 소모적이다.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논쟁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이에 대한 스켑틱의 제안은 다음과 같다. “과학의 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여보자.” 대표적인 사회적 논쟁 중 하나인 낙태문제는 보통 종교의 편에 선 보수주의적 입장과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는 진보주의적 입장으로 나뉜다. 하지만 태아의 생명이 연속적이라는 점에서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태아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지난 세기에 이어 이어지고 있지만, 점점 한쪽으로 시소가 기울고 있는 ‘창조론 대 진화론’ 논쟁을 분석해보면, 어째서 창조론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가는지 알 수 있다. 과학자는 증거에 의존하는 반면, 창조론자는 ‘증거의 부재’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생산적인 논쟁을 위해 이제 과학의 소리에 더 귀 기울여보자.
“건강에 음이온이 좋습니다.” 여전히 어디에서나 쉽게 눈에 볼 수 있는 이런 음이온 마케팅.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서강대학교 화학과 ? 과학커뮤니케이션협동과정 이덕환 교수는 이런 음이온 마케팅이 과학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고, 오히려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신은 1980년대 말에 처음 등장한 음이온 공기청정기가 사실 공기를 통해 흐르는 전류의 코로나 방전을 이용한 오존발생기였으며, 음이온 팔찌에서 시작해서 라돈 침대까지 확대된 음이온 제품들 대부분이 방사성 물질인 모자나이트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덕환 교수는 과학 용어를 교묘하게 왜곡시키는 가짜 과학 음이온 마케팅이 과학 상식을 갖추지 못하고 만병통치의 비현실적인 기적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린 비윤리적 상술임을 경고한다. 이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소비자가 건강한 과학 상식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개인의 성격 유형을 검사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MBTI 검사. 이 검사는 얼마나 우리에 대해서 말해줄까? 그리고 MBTI는 성격이 네 영역, 외향형/내향형, 감각형/직관형, 사고형/감정형, 판단형/인식형의 조합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당신은 외형-감각-감정-판단 유형일 수도 있고, 내향-직관-사고-인식 유형일 수도 있다. MBTI는 당신이 여자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가 서로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MBTI에 과학적 근거가 존재할까? 사회 심리학자 캐럴 태브리스는 말한다. MBTI를 믿을만한 과학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성격을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까?’에서 MBTI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본다.
만약 당신이 더는 보통의 약이 듣지 않는 말기 암 환자라고 한다면, 임상 시험 중인 약을 써보겠는가? 이 질문에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답할 것이다. 몸에 대한 권리는 자신에게 있고, 분명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일 테니 말이다. 2018년 5월 30일 미국에서는 일명 ‘시도할 권리 법안right to try law’이 연방법으로 합법화되었다. 이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한 임상 시험 중인 의약품 치료를 받아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다. 언뜻 보기에 좋은 생각인듯하다. 하지만 이 법안으로 이득을 보는 쪽은 환자일까, 기업일까? ‘시도할 권리’는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제약회사가 승인받지 않은 약이나 치료법을 절망에 빠진 환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임상 시험 중인 약, 써보시겠습니까?’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보건의료 자유의 문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무신론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성경 시편에서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느님이 없다 하도다”라고 말했듯, 종교를 의심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했던 듯하다. 하지만 18세기 토머스 페인, 19세기 찰스 다윈, 20세기 버트런드 러셀을 거쳐 무신론은 2000년대 초반 샘 해리스,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크리스토퍼 히친스에서 절정을 이뤘고, 많은 사람이 이들을 주목했다. 이들의 출현은 20세기 말 유례없는 반이성 세력들이 테러를 일으키고, 공교육을 공격하고,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시도들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점차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회의주의자가 많이 증가했지만, 21세기 두 번째 10년 동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더 보수화되었고, 무슬림의 위협은 더 커졌다. 더욱 이성과 과학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는 이 무신론의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다시 전열을 정비할 때다.
생명의 비밀을 담고 있는 유전. 이 유전을 탐구하고 있는 현대 유전학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분자생물학과 박사후연구원 이대한 박사가 ‘현대 유전학의 최전선 시리즈’를 통해 현대 유전학의 세계를 안내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유전학이란 무엇인가’이다. 멘델의 ‘표현형과 유전자형’ 구분으로부터 시작한 현대 유전학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대한 박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이 유전학의 완성이 아닌 해독해야 할 유전암호를 제공한 인프라 사업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인프라 사업은 ‘변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해 생명 발생과 진화라는 신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목차
과학은 인간의 선악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선과 악은 주관의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입장을 따르면 가치란 상대적인 것으로 사회나 문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객관적 세계를 다루는 과학은 선악의 문제를 다룰 수 없다. 하지만 진화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의 발달은 선악에 대한 선입견에 문제를 제기한다. 진화심리학과 도덕심리학은 우리의 많은 도덕 판단이 감정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런 도덕 감정들은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보편적으로 진화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뇌와 행동을 연구하는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은 인간의 악이 ‘비정상’의 한 형태임을 암시한다. 과연 선과 악은 과학적으로 탐구 가능한 객관적 존재일까? 인간의 악행은 처벌이 아닌 치료의 대상인가? 악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죄에 대한 우리의 관용을 증가시킬까? 과학적 사고들은 어떻게 선을 증진해왔는가? 이번 스켑틱 17호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선과 악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그에 따른 핵심 쟁점들을 검토한다.
TV 논쟁을 보다 보면 날카롭게 대립하는 양측의 입장은 도무지 좁혀질지 모른다. 마치 이미 답을 내리고 온 것처럼 대립하는 양측은 자신의 견해를 반복할 뿐이다. 보통 이런 논쟁은 생산적이기보다는 소모적이다.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논쟁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이에 대한 스켑틱의 제안은 다음과 같다. “과학의 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여보자.” 대표적인 사회적 논쟁 중 하나인 낙태문제는 보통 종교의 편에 선 보수주의적 입장과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는 진보주의적 입장으로 나뉜다. 하지만 태아의 생명이 연속적이라는 점에서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태아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지난 세기에 이어 이어지고 있지만, 점점 한쪽으로 시소가 기울고 있는 ‘창조론 대 진화론’ 논쟁을 분석해보면, 어째서 창조론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가는지 알 수 있다. 과학자는 증거에 의존하는 반면, 창조론자는 ‘증거의 부재’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생산적인 논쟁을 위해 이제 과학의 소리에 더 귀 기울여보자.
“건강에 음이온이 좋습니다.” 여전히 어디에서나 쉽게 눈에 볼 수 있는 이런 음이온 마케팅.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서강대학교 화학과 ? 과학커뮤니케이션협동과정 이덕환 교수는 이런 음이온 마케팅이 과학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고, 오히려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신은 1980년대 말에 처음 등장한 음이온 공기청정기가 사실 공기를 통해 흐르는 전류의 코로나 방전을 이용한 오존발생기였으며, 음이온 팔찌에서 시작해서 라돈 침대까지 확대된 음이온 제품들 대부분이 방사성 물질인 모자나이트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덕환 교수는 과학 용어를 교묘하게 왜곡시키는 가짜 과학 음이온 마케팅이 과학 상식을 갖추지 못하고 만병통치의 비현실적인 기적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린 비윤리적 상술임을 경고한다. 이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소비자가 건강한 과학 상식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개인의 성격 유형을 검사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MBTI 검사. 이 검사는 얼마나 우리에 대해서 말해줄까? 그리고 MBTI는 성격이 네 영역, 외향형/내향형, 감각형/직관형, 사고형/감정형, 판단형/인식형의 조합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당신은 외형-감각-감정-판단 유형일 수도 있고, 내향-직관-사고-인식 유형일 수도 있다. MBTI는 당신이 여자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가 서로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MBTI에 과학적 근거가 존재할까? 사회 심리학자 캐럴 태브리스는 말한다. MBTI를 믿을만한 과학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성격을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까?’에서 MBTI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본다.
만약 당신이 더는 보통의 약이 듣지 않는 말기 암 환자라고 한다면, 임상 시험 중인 약을 써보겠는가? 이 질문에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답할 것이다. 몸에 대한 권리는 자신에게 있고, 분명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일 테니 말이다. 2018년 5월 30일 미국에서는 일명 ‘시도할 권리 법안right to try law’이 연방법으로 합법화되었다. 이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한 임상 시험 중인 의약품 치료를 받아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다. 언뜻 보기에 좋은 생각인듯하다. 하지만 이 법안으로 이득을 보는 쪽은 환자일까, 기업일까? ‘시도할 권리’는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제약회사가 승인받지 않은 약이나 치료법을 절망에 빠진 환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임상 시험 중인 약, 써보시겠습니까?’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보건의료 자유의 문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무신론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성경 시편에서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느님이 없다 하도다”라고 말했듯, 종교를 의심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했던 듯하다. 하지만 18세기 토머스 페인, 19세기 찰스 다윈, 20세기 버트런드 러셀을 거쳐 무신론은 2000년대 초반 샘 해리스,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크리스토퍼 히친스에서 절정을 이뤘고, 많은 사람이 이들을 주목했다. 이들의 출현은 20세기 말 유례없는 반이성 세력들이 테러를 일으키고, 공교육을 공격하고,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시도들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점차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회의주의자가 많이 증가했지만, 21세기 두 번째 10년 동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더 보수화되었고, 무슬림의 위협은 더 커졌다. 더욱 이성과 과학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는 이 무신론의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다시 전열을 정비할 때다.
생명의 비밀을 담고 있는 유전. 이 유전을 탐구하고 있는 현대 유전학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분자생물학과 박사후연구원 이대한 박사가 ‘현대 유전학의 최전선 시리즈’를 통해 현대 유전학의 세계를 안내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유전학이란 무엇인가’이다. 멘델의 ‘표현형과 유전자형’ 구분으로부터 시작한 현대 유전학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대한 박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이 유전학의 완성이 아닌 해독해야 할 유전암호를 제공한 인프라 사업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인프라 사업은 ‘변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해 생명 발생과 진화라는 신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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