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본능인가, 학습인가? 개인의 차이도 유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간 뇌의 신경 가소성과 신피질은 빈 서판 가설에 대한 증거인가? 인간 본성이라는 개념은 성립 가능한가? 양육과 본성이라는 오래된 문제를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재조명한 스켑틱 16호. 사실과 규범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존재하는가? 전기자극이 유발한 유체이탈경험. 확률 논증과 다중우주 논쟁. 제임스 랜디, 유리 겔라의 사기를 폭로하다 등 흥미로운 논쟁들로 꾸민 스켑틱 16호.
2017년 19월 19일 목요일,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풀러턴 캠퍼스 연단에 심리학자 더글러스 J. 나바릭, 철학자 라이언 니콜스, 스켑틱 발행인 마이클 셔머가 올랐다. 이들은 ‘도덕적 딜레마의 해결: 우리는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아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화기애애했지만, 대립은 날카로웠다. 약 40년 전 나바릭 교수의 제자였던 셔머는 과학과 이성을 통해 도덕이 ‘발견’되며 ‘실재’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나바릭 교수는 도덕이란 자연에 실재하는 대상이 아니며, 우리 마음의 구성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니콜스 박사는 접근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나바릭 박사와 대체로 의견이 같았다. 이 토론의 핵심에는 흄이 있었다. 오래전 흄은 추가적인 근거 없이 존재에서 당위를 논리적으로 연역할 수 없음을 천명했다. 이를 이어 철학자 조지 무어는 존재에서 당위를 직접 연역하는 오류를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불렀다. 과연 셔머는 흄의 장벽인 ‘자연주의적 오류’를 넘어 도덕이 실재함을 보였을까, 아니면 나바릭이 여전히 흄의 장벽은 견고하다는 것을 보였을까? 포커스에서 두 입장을 살펴본다.
당신은 과학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뉴턴의 만류 인력 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다윈의 진화론 등을 이해하고 있는 당신. 그렇다면 과학에서 이론과 법칙 그리고 가설을 구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받고 망설이고 있다면, 당신은 과학에 대해 잘 모를 가능성이 크다. 2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과학교육에 대해 고민해온 과학교육학자 윌리엄 맥코마스는 학생들에게 과학의 본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과학 지식을 주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과학을 배우는 수업 시간에는 과학의 과정이 배제되어 있다고 말한다. ‘결론의 수사학’으로 전락해버린 과학 수업이 만든 과학에 대한 오해. 윌리엄 맥코마스는 과학 교과서와 수업 그리고 일반 대중의 의식 속에 공통으로 자리 잡은 과학에 대한 오해 15가지를 선정했다. 앞서 던질 질문에 아직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면, 이 글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과학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말해줄 것이다.
유리 겔라를 기억하는가? 멀쩡한 숟가락을 초능력으로 엿가락처럼 휘게 만들며 우리를 놀라게 했던 바로 그 사람 말이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마술사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사실 자신의 초능력이 마술 트릭에 불과했다는 고백과 함께. 하지만 이런 자백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였다. 바로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에 의해서! 세계적인 마술사이자 대표적인 과학적 회의주의자인 제임스 랜디는 평생을 통해 초자연적 주장과 유사과학적 주장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여러 저술과 방송은 물론 과학적 검증을 통해 초자연적 능력을 증명하는 사람에게 백만 달러를 주는 ‘백만 달러 파노라말 챌린지’를 열어 기이한 주장에 저항해왔다. 스켑틱은 이런 랜디의 뜻을 기리고자, 이번 호에서부터 그가 행한 폭로의 행적을 추적한다. 역시 연재의 시작은 유리 겔라다. 심오한 능력을 행하려는 듯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에 잠긴 유리 겔라와 움직이는 나침반.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우리에겐 제임스 랜디가 있다.
과학의 외피를 쓴 창조과학자들은 인간과 같은 생명은 너무도 복잡해서 자연선택을 통해 탄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가진 존재는 신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잠깐, 어째 신이 만든 것치고 뭔가 불량이 많은 듯하다. 전지전능한 신이 자연을 설계한 것이라면, 어째서 자연에는 이리도 많은 설계 오류가 있을까? 이는 가장 완벽한 신의 피조물이라고 말해지는 인간도 피해갈 수 없다. 당신이 환절기만 되면 그렇게 감기에 시달리는 이유는 완벽한 신이 상악동 배기 구멍을 아무 데나 뚫었기 때문이다. 네이선 렌츠는 인간이 가진 설계 오류 중 다섯 가지를 들며 창조과학자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이 오류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1822~1911)은 다윈 혁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과학계와 역사학계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지문을 활용한 범죄의학, 평균 회귀, 최초의 경험적 쌍둥이 연구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골턴이 이룬 가장 큰 성취는 행동 형질 유전에 관한 그의 선견지명이다. 유전 메커니즘에 대한 신뢰할 만한 개념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골턴은 성격, 기질, 지능이 곱슬머리, 파란 눈, 넓은 이마처럼 유전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를 우생학의 창시자로 인식하고 있다. 과연 이런 비판이 타당할까? 당시 그가 살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런 비판은 그에게 가혹하다고 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 로버트 골드스타인이 현대의 행동유전학의 창시자인 빅토리아시대의 수줍은 괴짜의 업적을 역사적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최근 맥스 테그마크는 확률론과 우주의 급팽창 이론에 근거해서 우리와는 다른 무한한 우주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적인 존재가 마치 미세조정이라도 한 듯 보이는 우리 우주가 어떻게 출현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무한한 수에 우주가 있으니, 우리 우주도 가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무한한 우주에는 우리와 닮은 무한한 우리도 존재한다! 수학박사 아르투로 상갈리는 이런 테그마크의 주장에 의문을 던진다. 그는 무한을 다루는 확률론의 수학적 정리가 경험적 존재에 대한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역설한다. 하지만 상갈리의 주장이 틀려도 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의 주장이 참인 다른 무한한 우주가 존재할 테니까.
목차
Column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를 주의하라 | 해리엇 홀
유리 겔라와 움직이는 나침반 | 제임스 랜디
조류가 아이들만큼 지적이라고 | 파트리크 린덴포르스
Cover Story 길러진 본능인가 타고난 학습인가
우리는 거의 빈 서판으로 태어난다 | 헨리 D. 슐린저
본성에 대한 강조가 양육의 부정은 아니다 | 프랭크 미엘
인간 본성은 성립 가능한 개념인가 | 장대익
Focus 사실과 규범의 경계는 존재하는가
흄의 장벽을 넘어서 | 마이클 셔머
도덕은 마음의 구성물일 뿐이다 | 더글러스 J. 나바릭
집중연재
저절로 다가서는 임계성으로 본 세계 | 김범준
우리은하 별의 생성률을 찾아서 | 이명현
News&Issues
뇌의 전기자극과 유체이탈경험에 대하여 | 제임스 앨런 체인
왜 엘리트 과학자들이 종교를 믿을까 | 존 C. 와티
다중우주에 대한 회의론 | 아르투로 상갈리
Agenda & Article
우리 몸의 다섯 가지 설계 오류 | 네이선 H. 렌츠
프랜시스 골턴과 행동유전학의 탄생 | 로버트 G. 골드스타인
과학에 대한 15가지 오해 | 윌리엄 F. 맥코마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본능인가, 학습인가? 개인의 차이도 유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간 뇌의 신경 가소성과 신피질은 빈 서판 가설에 대한 증거인가? 인간 본성이라는 개념은 성립 가능한가? 양육과 본성이라는 오래된 문제를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재조명한 스켑틱 16호. 사실과 규범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존재하는가? 전기자극이 유발한 유체이탈경험. 확률 논증과 다중우주 논쟁. 제임스 랜디, 유리 겔라의 사기를 폭로하다 등 흥미로운 논쟁들로 꾸민 스켑틱 16호.
2017년 19월 19일 목요일,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풀러턴 캠퍼스 연단에 심리학자 더글러스 J. 나바릭, 철학자 라이언 니콜스, 스켑틱 발행인 마이클 셔머가 올랐다. 이들은 ‘도덕적 딜레마의 해결: 우리는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아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화기애애했지만, 대립은 날카로웠다. 약 40년 전 나바릭 교수의 제자였던 셔머는 과학과 이성을 통해 도덕이 ‘발견’되며 ‘실재’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나바릭 교수는 도덕이란 자연에 실재하는 대상이 아니며, 우리 마음의 구성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니콜스 박사는 접근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나바릭 박사와 대체로 의견이 같았다. 이 토론의 핵심에는 흄이 있었다. 오래전 흄은 추가적인 근거 없이 존재에서 당위를 논리적으로 연역할 수 없음을 천명했다. 이를 이어 철학자 조지 무어는 존재에서 당위를 직접 연역하는 오류를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불렀다. 과연 셔머는 흄의 장벽인 ‘자연주의적 오류’를 넘어 도덕이 실재함을 보였을까, 아니면 나바릭이 여전히 흄의 장벽은 견고하다는 것을 보였을까? 포커스에서 두 입장을 살펴본다.
당신은 과학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뉴턴의 만류 인력 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다윈의 진화론 등을 이해하고 있는 당신. 그렇다면 과학에서 이론과 법칙 그리고 가설을 구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받고 망설이고 있다면, 당신은 과학에 대해 잘 모를 가능성이 크다. 2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과학교육에 대해 고민해온 과학교육학자 윌리엄 맥코마스는 학생들에게 과학의 본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과학 지식을 주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과학을 배우는 수업 시간에는 과학의 과정이 배제되어 있다고 말한다. ‘결론의 수사학’으로 전락해버린 과학 수업이 만든 과학에 대한 오해. 윌리엄 맥코마스는 과학 교과서와 수업 그리고 일반 대중의 의식 속에 공통으로 자리 잡은 과학에 대한 오해 15가지를 선정했다. 앞서 던질 질문에 아직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면, 이 글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과학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말해줄 것이다.
유리 겔라를 기억하는가? 멀쩡한 숟가락을 초능력으로 엿가락처럼 휘게 만들며 우리를 놀라게 했던 바로 그 사람 말이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마술사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사실 자신의 초능력이 마술 트릭에 불과했다는 고백과 함께. 하지만 이런 자백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였다. 바로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에 의해서! 세계적인 마술사이자 대표적인 과학적 회의주의자인 제임스 랜디는 평생을 통해 초자연적 주장과 유사과학적 주장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여러 저술과 방송은 물론 과학적 검증을 통해 초자연적 능력을 증명하는 사람에게 백만 달러를 주는 ‘백만 달러 파노라말 챌린지’를 열어 기이한 주장에 저항해왔다. 스켑틱은 이런 랜디의 뜻을 기리고자, 이번 호에서부터 그가 행한 폭로의 행적을 추적한다. 역시 연재의 시작은 유리 겔라다. 심오한 능력을 행하려는 듯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에 잠긴 유리 겔라와 움직이는 나침반.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우리에겐 제임스 랜디가 있다.
과학의 외피를 쓴 창조과학자들은 인간과 같은 생명은 너무도 복잡해서 자연선택을 통해 탄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가진 존재는 신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잠깐, 어째 신이 만든 것치고 뭔가 불량이 많은 듯하다. 전지전능한 신이 자연을 설계한 것이라면, 어째서 자연에는 이리도 많은 설계 오류가 있을까? 이는 가장 완벽한 신의 피조물이라고 말해지는 인간도 피해갈 수 없다. 당신이 환절기만 되면 그렇게 감기에 시달리는 이유는 완벽한 신이 상악동 배기 구멍을 아무 데나 뚫었기 때문이다. 네이선 렌츠는 인간이 가진 설계 오류 중 다섯 가지를 들며 창조과학자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이 오류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1822~1911)은 다윈 혁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과학계와 역사학계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지문을 활용한 범죄의학, 평균 회귀, 최초의 경험적 쌍둥이 연구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골턴이 이룬 가장 큰 성취는 행동 형질 유전에 관한 그의 선견지명이다. 유전 메커니즘에 대한 신뢰할 만한 개념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골턴은 성격, 기질, 지능이 곱슬머리, 파란 눈, 넓은 이마처럼 유전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를 우생학의 창시자로 인식하고 있다. 과연 이런 비판이 타당할까? 당시 그가 살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런 비판은 그에게 가혹하다고 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 로버트 골드스타인이 현대의 행동유전학의 창시자인 빅토리아시대의 수줍은 괴짜의 업적을 역사적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최근 맥스 테그마크는 확률론과 우주의 급팽창 이론에 근거해서 우리와는 다른 무한한 우주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적인 존재가 마치 미세조정이라도 한 듯 보이는 우리 우주가 어떻게 출현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무한한 수에 우주가 있으니, 우리 우주도 가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무한한 우주에는 우리와 닮은 무한한 우리도 존재한다! 수학박사 아르투로 상갈리는 이런 테그마크의 주장에 의문을 던진다. 그는 무한을 다루는 확률론의 수학적 정리가 경험적 존재에 대한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역설한다. 하지만 상갈리의 주장이 틀려도 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의 주장이 참인 다른 무한한 우주가 존재할 테니까.
목차
Column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를 주의하라 | 해리엇 홀
유리 겔라와 움직이는 나침반 | 제임스 랜디
조류가 아이들만큼 지적이라고 | 파트리크 린덴포르스
Cover Story 길러진 본능인가 타고난 학습인가
우리는 거의 빈 서판으로 태어난다 | 헨리 D. 슐린저
본성에 대한 강조가 양육의 부정은 아니다 | 프랭크 미엘
인간 본성은 성립 가능한 개념인가 | 장대익
Focus 사실과 규범의 경계는 존재하는가
흄의 장벽을 넘어서 | 마이클 셔머
도덕은 마음의 구성물일 뿐이다 | 더글러스 J. 나바릭
집중연재
저절로 다가서는 임계성으로 본 세계 | 김범준
우리은하 별의 생성률을 찾아서 | 이명현
News&Issues
뇌의 전기자극과 유체이탈경험에 대하여 | 제임스 앨런 체인
왜 엘리트 과학자들이 종교를 믿을까 | 존 C. 와티
다중우주에 대한 회의론 | 아르투로 상갈리
Agenda & Article
우리 몸의 다섯 가지 설계 오류 | 네이선 H. 렌츠
프랜시스 골턴과 행동유전학의 탄생 | 로버트 G. 골드스타인
과학에 대한 15가지 오해 | 윌리엄 F. 맥코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