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소비가 전통적 매체인 신문과 방송이 아닌 트위터 Twitter , 페이스북 Facebook , 유튜브 Youtube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며 가짜뉴스가 큰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제 가짜뉴스는 정보의 진위를 떠나 나와 신념이 다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뉴스를 지칭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회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개별 메시지의 진위성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메시지가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 패턴을 보면, 일반 정보와는 다른 가짜뉴스의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필자는 카이스트 및 서울대학교 정교민 교수 연구진과 함께 세계 5000만 트위터 사용자가 생산한 20억 개 메시지와 20억 개 팔로우 링크를 분석하여 가짜뉴스의 전파 특성을 찾았다.1,2 분석에는 해외 루머를 수집해 놓은 ‘스놉스닷컴 snops.com ’ 자료가 활용되었다. 빅데이터는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가 전파되는 몇 가지 패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1 가짜뉴스와 일반정보 샘플의 전파주기 패턴. 그래프의 x축은 일 단위, y축은 트윗 수를 나타낸다.
가짜뉴스는 여러 상승선을 보이지만, 일반 정보는 짧은 수명을 가진 하나 혹은 적은 수의상승선을 보인다.
출처: Kwon. S, Cha. M(2017)
먼저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는 전파 주기에 차이가 있었다. 진짜 뉴스는 뉴스가 일단 전파된 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사라지는 명확한 사이클을 보였다. 반면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정보의 전파가 몇 주나 몇 달, 길게는 수년 동안 지속되는 패턴을 보였다(그림1 참고).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미국 대선 기간에 시작된 “오바마는 무슬림이다.”라는 루머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급되고 있다. 이런 패턴은 전파자의 목적을 위해 가짜뉴스가 계획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2 가짜뉴스와 일반 정보의 전파 패턴 . 그래프의 점은 트위터 사용자를 의미하고,
점들을 연결하는 선은 리트윗 혹은 메세지의 멘션 관계를 의미한다.
출처: Kwon. S, Cha. M(2017)
다음으로 가짜뉴스는 임의 수용자를 통해 전파되는 특징을 보였다. 그림2를 보면 일반 정보는 팔로워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반면, 가짜뉴스는 서로 연결되지 않은 개인의 참여로 전파가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가짜뉴스는 매우 산발적이고 작은 점조직처럼 전파되는 형태를 나타낸다. 또한 가짜뉴스는 진짜 정보와는 반대로 팔로워가 적은 사용자에서 팔로워가 많은 사용자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그동안 쌓은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어 인플루언서가 의심스러운 정보의 초기 전파에 참여하기를 주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볼 때, 뉴스의 초기 전파에 참여하는 사용자 정보는 정보의 진위를 가르는 데에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가짜뉴스는 일반 정보와 달리 ‘회피성’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특성을 보인다. 가짜뉴스는 ‘아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 생각에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과 같이 정보의 사실 여부를 의심, 부정, 유추하는 심리적 특성과 연관된 문구 사용이 월등히 높았다. 이 문구들은 추후 가짜뉴스가 거짓임이 밝혀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 즉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2018년 <사이언스 Science >에 실린 MIT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가짜뉴스와 일반 정보는 확산 속도가 달랐다.3 놀랍게도 가짜뉴스의 온라인 확산 속도는 사실을 다룬 뉴스보다 평균 6배가 빨랐다. 트위터 수용자 1500명을 기준으로 뉴스가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가짜뉴스는 평균 10시간이 걸린 반면, 진짜 뉴스는 60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는 진짜 뉴스보다 20배 빨리 퍼진 가짜뉴스도 존재했다. 특히 정치 관련 가짜뉴스 는 다른 주제에 비해 빠른 전파력을 보였다. 또한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는 4만 5000회 이상 리트윗된 경우가 있었지만, 진짜 뉴스가 1000회 이상 리트윗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이 연구는 누가 가짜뉴스의 확산에 참여하는지를 보여준다. 가짜뉴스의 빠른 전파력이 특정 목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트윗을 작성하는 봇 bot 때문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봇은 가짜뉴스 확산의 주요 매개체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에 관련된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봇이 지목되어 온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연구진은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이 소셜미디어 사용자라고 밝혔고, 그 주요 기저에는 새로운 정보를 검증 없이 빠르게 소비하기 좋아하는 인간의 심리가 있다고 해석했다.
※ 본 기사는 스켑틱 18호 <가짜뉴스에는 패턴이 있다> 중 차미영 교수의 '네트워크는 가짜뉴스를 알고 있다'에서 부분 발췌한 글입니다. 스켑틱 18 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최전선에서 가짜뉴스와 싸우고 있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차미영 교수를 만납니다. 차미영 교수는 정보가 소비되는 네트워크를 보면 가짜뉴스에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켑틱 18호 가짜뉴스에는 패턴이 있다
글 차미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부교수이자 문화기술대학원 겸임교수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 미국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CI(Chief Investigator)로 겸직하며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팀을 이끌고있다. 관심 분야는 네트워크 과학, 계산 사회과학, 전산 통계학, 소셜 컴퓨팅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에 발표된 논문 <백만 팔로워의 오류(The Million Follower Fallacy)>는 뉴욕타임즈 온라인에 소개되며 3000회 이상 피인용 되었고, 그 외 연구들로 여러 국제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References
1 S. Kwon, M. Cha, K. Jung, W. Chen, and Y. Wang. Prominent Features of Rumor Propagation in Online Social Media. In proc of the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Mining(ICDM), 2013.
2 S. Kwon, M. Cha, and K. Jung. Rumor detection over varying time windows, In PLOS ONE , Jan 2017.
3 Vosoughi, S., Roy, D., &Aral, S.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 Science , 359(6380), 1146-1151. 2018.
뉴스의 소비가 전통적 매체인 신문과 방송이 아닌 트위터 Twitter , 페이스북 Facebook , 유튜브 Youtube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며 가짜뉴스가 큰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제 가짜뉴스는 정보의 진위를 떠나 나와 신념이 다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뉴스를 지칭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회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개별 메시지의 진위성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메시지가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 패턴을 보면, 일반 정보와는 다른 가짜뉴스의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필자는 카이스트 및 서울대학교 정교민 교수 연구진과 함께 세계 5000만 트위터 사용자가 생산한 20억 개 메시지와 20억 개 팔로우 링크를 분석하여 가짜뉴스의 전파 특성을 찾았다.1,2 분석에는 해외 루머를 수집해 놓은 ‘스놉스닷컴 snops.com ’ 자료가 활용되었다. 빅데이터는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가 전파되는 몇 가지 패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1 가짜뉴스와 일반정보 샘플의 전파주기 패턴. 그래프의 x축은 일 단위, y축은 트윗 수를 나타낸다.
가짜뉴스는 여러 상승선을 보이지만, 일반 정보는 짧은 수명을 가진 하나 혹은 적은 수의상승선을 보인다.
출처: Kwon. S, Cha. M(2017)
먼저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는 전파 주기에 차이가 있었다. 진짜 뉴스는 뉴스가 일단 전파된 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사라지는 명확한 사이클을 보였다. 반면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정보의 전파가 몇 주나 몇 달, 길게는 수년 동안 지속되는 패턴을 보였다(그림1 참고).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미국 대선 기간에 시작된 “오바마는 무슬림이다.”라는 루머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급되고 있다. 이런 패턴은 전파자의 목적을 위해 가짜뉴스가 계획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2 가짜뉴스와 일반 정보의 전파 패턴 . 그래프의 점은 트위터 사용자를 의미하고,
점들을 연결하는 선은 리트윗 혹은 메세지의 멘션 관계를 의미한다.
출처: Kwon. S, Cha. M(2017)
다음으로 가짜뉴스는 임의 수용자를 통해 전파되는 특징을 보였다. 그림2를 보면 일반 정보는 팔로워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반면, 가짜뉴스는 서로 연결되지 않은 개인의 참여로 전파가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가짜뉴스는 매우 산발적이고 작은 점조직처럼 전파되는 형태를 나타낸다. 또한 가짜뉴스는 진짜 정보와는 반대로 팔로워가 적은 사용자에서 팔로워가 많은 사용자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그동안 쌓은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어 인플루언서가 의심스러운 정보의 초기 전파에 참여하기를 주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볼 때, 뉴스의 초기 전파에 참여하는 사용자 정보는 정보의 진위를 가르는 데에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가짜뉴스는 일반 정보와 달리 ‘회피성’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특성을 보인다. 가짜뉴스는 ‘아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 생각에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과 같이 정보의 사실 여부를 의심, 부정, 유추하는 심리적 특성과 연관된 문구 사용이 월등히 높았다. 이 문구들은 추후 가짜뉴스가 거짓임이 밝혀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 즉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2018년 <사이언스 Science >에 실린 MIT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가짜뉴스와 일반 정보는 확산 속도가 달랐다.3 놀랍게도 가짜뉴스의 온라인 확산 속도는 사실을 다룬 뉴스보다 평균 6배가 빨랐다. 트위터 수용자 1500명을 기준으로 뉴스가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가짜뉴스는 평균 10시간이 걸린 반면, 진짜 뉴스는 60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는 진짜 뉴스보다 20배 빨리 퍼진 가짜뉴스도 존재했다. 특히 정치 관련 가짜뉴스 는 다른 주제에 비해 빠른 전파력을 보였다. 또한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는 4만 5000회 이상 리트윗된 경우가 있었지만, 진짜 뉴스가 1000회 이상 리트윗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이 연구는 누가 가짜뉴스의 확산에 참여하는지를 보여준다. 가짜뉴스의 빠른 전파력이 특정 목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트윗을 작성하는 봇 bot 때문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봇은 가짜뉴스 확산의 주요 매개체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에 관련된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봇이 지목되어 온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연구진은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이 소셜미디어 사용자라고 밝혔고, 그 주요 기저에는 새로운 정보를 검증 없이 빠르게 소비하기 좋아하는 인간의 심리가 있다고 해석했다.
※ 본 기사는 스켑틱 18호 <가짜뉴스에는 패턴이 있다> 중 차미영 교수의 '네트워크는 가짜뉴스를 알고 있다'에서 부분 발췌한 글입니다. 스켑틱 18 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최전선에서 가짜뉴스와 싸우고 있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차미영 교수를 만납니다. 차미영 교수는 정보가 소비되는 네트워크를 보면 가짜뉴스에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켑틱 18호 가짜뉴스에는 패턴이 있다
글 차미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부교수이자 문화기술대학원 겸임교수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 미국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CI(Chief Investigator)로 겸직하며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팀을 이끌고있다. 관심 분야는 네트워크 과학, 계산 사회과학, 전산 통계학, 소셜 컴퓨팅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에 발표된 논문 <백만 팔로워의 오류(The Million Follower Fallacy)>는 뉴욕타임즈 온라인에 소개되며 3000회 이상 피인용 되었고, 그 외 연구들로 여러 국제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References
1 S. Kwon, M. Cha, K. Jung, W. Chen, and Y. Wang. Prominent Features of Rumor Propagation in Online Social Media. In proc of the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Mining(ICDM), 2013.
2 S. Kwon, M. Cha, and K. Jung. Rumor detection over varying time windows, In PLOS ONE , Jan 2017.
3 Vosoughi, S., Roy, D., &Aral, S.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 Science , 359(6380), 1146-1151.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