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뉴필로소퍼》7호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 <고전 읽기>에서 다룬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부분 발췌한 글입니다.
"그러면 값은 얼마쯤 할까요?"
파홈이 물었다.
"우리가 부르는 값은 변함없소. 하루에 천 루블이오."
파홈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요? 값을 어떻게 그렇게 매깁니까? 땅이 얼마나 넓길래요?"
"우리는 땅이 얼마나 넓을지 알 수 없소." 바시키르족 촌장이 대답했다.
"우리는 하루 단위로 땅을 팝니다. 당신이 하루 안에 걸어서 한 바퀴 두를 수 있는 만큼 모두 당신 땅이오. 그래서 하루에 천 루블이요."
파홈은 깜짝 놀랐다. "하루 동안 걷는다면 아주 넓은 땅이 될 텐데요."
그러자 촌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그 땅이 전부 당신 것이오!"
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소. 그날 안에 당신이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돈만 날리는 거요."
"제가 둘러본 땅은 어떻게 표시합니까?"
"그야 뭐, 당신이 출발하는 곳에 우리도 같이 가서 기다리고 있겠소. 당신은 삽을 하나 들고 그 자리에서 걷기 시작하시오. 그리고 걸어가면서 필요한 곳마다 표식을 남기시오. 방향을 바꿀 때마다 구덩이를 파고 풀더미를 쌓아두세요.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쟁기를 들고 가서 각 구덩이를 연결해 놓겠소. 원하는 만큼 멀리 걸어갈 수 있지만, 해가 지기 전까지 반드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와야 하오. 그 안에 걸어서 돌아본 땅은 전부 당신 것이오."

그들이 초원 지대에 도착하자, 아침노을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가 한곳에 모였다. 촌장이 파홈에게 다가가 평원을 향해 팔을 뻗었다.
"보시오." 촌장이 입을 뗐다. "눈길이 닿는 곳은 전부 우리 땅이오. 저 땅 중에서 당신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가질 수 있소." 촌장은 여우 털로 만든 모자를 벗어서 땅에 내려놓고 말했다. 파홈의 눈이 번득였다.
촌장이 말했다. "이것으로 출발지점을 표시하겠소. 여기서 출발하고 여기로 돌아오시오. 당신이 걸어서 한 바퀴 두른 땅은 모두 당신의 땅이 될 거요."
파홈은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걷기 시작했다. 그는 약 1킬로미터쯤 갔을 때 멈춰 서서 구덩이를 파고 그 자리가 눈에 잘 띄도록 풀더미를 쌓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 걷다 보니 뻣뻣했던 몸이 다 풀려서 이제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5킬로미터 정도만 더 가야지." 파홈이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왼쪽으로 꺾어야겠어. 너무 좋은 땅이라 놓치면 아까울 거야. 갈수록 땅이 더 좋아 보이는구먼."
파홈이 한동안 똑바로 나아가다가 주위를 둘러보자, 출발지점이었던 언덕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고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개미만 하게 보였다.
파홈이 생각했다. "아, 이쪽으로는 충분히 왔으니 이제 방향을 바꾸어야겠어. 게다가 땀도 계속 흐르고 목도 너무 말라." 그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풀은 높이 자라있었고, 날씨는 몹시 더웠다. 파홈은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파홈은 떠나온 언덕을 바라보았다. 뜨거운 열기 때문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아른거리는 공기 너머 언덕 위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파홈이 생각했다. "아! 이쪽으로 너무 멀리 왔네. 이번에는 멀리 가지 말아야겠군."
그는 다시 한 번 방향을 바꾸고 더 빠르게 발을 놀렸다. 계속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하늘 한가운데서 지평선까지 거의 절반쯤이나 떨어져 있었다. 마음속에 그려두고 있던 사각형 모양 땅의 세 번째 면에서 3킬로미터도 걷지 못한 상태였다. 언덕으로 돌아가려면 16킬로미터나 남아 있었다.
파홈이 생각했다. "안 돼, 땅이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더라도 이제는 곧장 돌아가야겠어. 너무 멀리 나가버리면 안 되지. 어쨌든 지금으로도 아주 너른 땅을 얻었으니 됐어." 파홈은 서둘러 구덩이를 판 뒤 곧장 언덕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파홈은 이제 걷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더운 날씨에 몹시 지친데다, 맨발은 베이고 멍이 들어 다리는 휘청대기 시작했다.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가려면 어림없는 일이었다. 해는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고 점점 더 낮게 떨어져 갔다.
파홈이 생각했다. "오, 세상에. 너무 멀리 가려고 욕심내지만 않았더라면! 늦어버리면 어떡한담?"
파홈은 언덕을 바라보고 지는 해로 눈길을 돌렸다. 언덕까지 한참 남았는데 해는 벌써 지평선에 가까워져 있었다. 파홈은 걷고 또 걸었다. 너무도 걷기 힘들었지만 더 빠르게 걸어갔다. 서둘러 앞으로 나아갔지만, 언덕은 여전히 멀었다. 그는 외투와 부츠, 물병, 모자를 모두 내던지고 삽을 지팡이처럼 짚어가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어쩌면 좋나." 그가 다시 생각했다. " 너무 욕심을 부려서 일을 전부 망쳐놓았어.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가지 못할 거야."
파홈은 두려움 때문에 숨이 훨씬 더 가빠졌다. 그가 계속 달리자 땀에 젖은 셔츠와 바지가 몸에 찰싹 달라붙었고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가슴은 대장간의 풀무처럼 오르락내리락했고, 심장은 망치로 치듯이 쿵쿵 울렸다. 두 다리는 꼭 남의 다리인 양 풀썩 꺽였다. 파홈은 이렇게 뛰다가 죽어버릴까 봐 두려움에 휩싸였다.

파홈은 죽음이 두려웠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렇게 달렸는데 지금 멈추면 내가 어리석다고 비웃겠지." 그래서 달리고 또 달렸다. 언덕에 가까워지자 바시키르 사람들이 그에게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고, 그 함성에 파홈의 심장은 더욱 쿵쿵 뛰었다. 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달렸다.
해는 지평선에 닿을 듯했다. 피처럼 붉은 햇빛이 넓게 퍼져 있었다. 지금, 지금 당장 해가 지평선 너머로 넘어갈 참이었다! 해는 아주 낮게 깔려 있었지만, 언덕도 눈앞에 있었다. 그는 언덕 위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면서 그를 재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주 넓은 땅을 얻었는데, 내가 그 땅에서 살 수 있게 신이 허락하실까? 다 끝장났어, 다 끝장났다고! 나는 절대 저기까지 못 갈거야!"
파홈은 해를 바라보았다. 해는 이미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서 아랫부분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남은 힘을 모두 끌어모아 뛰쳐나갔지만, 다리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고꾸라질 듯 몸을 기울었다. 그가 언덕 아랫부분에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주위가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미 넘어가고 없었다.
파홈은 울부짖었다. "죽을 고생을 했는데 전부 헛고생이 되고 말았어." 파홈은 그만 멈추려고 했다.
그런데 바시키르 사람들이 여전히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고, 언덕 아래에서는 이미 해가 져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언덕 위에서는 아직 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숨을 길게 한 번 내쉬고 언덕 위를 향해 달려갔다. 언덕 위에는 여전히 햇빛이 남아 있었다. 그는 꼭대기에 이르러서 모자를 보았다. 그 앞에서 촌장이 포복절도하고 있었다. 그는 다리가 풀썩 꺾이면서 앞으로 쓰러졌고, 손이 모자에 닿았다.
"아 정말 대단할 친구일세!" 촌장이 외쳤다. "땅을 아주 많이 얻었어!"
파홈의 하인이 달려와서 그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그런데 파홈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파홈은 죽어 있었다!
바시키르족은 안타까워하며 혀를 끌끌 찼다. 파홈의 하인은 삽을 집어 들고 파홈을 뉠 만큼 깊이 땅을 판 다음 그를 묻었다. 파홈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1.8미터가 그에게 필요한 땅 전부였다.
뉴필로소퍼 7호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
※ 이 글은 《뉴필로소퍼》7호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 <고전 읽기>에서 다룬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부분 발췌한 글입니다.
"그러면 값은 얼마쯤 할까요?"
파홈이 물었다.
"우리가 부르는 값은 변함없소. 하루에 천 루블이오."
파홈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요? 값을 어떻게 그렇게 매깁니까? 땅이 얼마나 넓길래요?"
"우리는 땅이 얼마나 넓을지 알 수 없소." 바시키르족 촌장이 대답했다.
"우리는 하루 단위로 땅을 팝니다. 당신이 하루 안에 걸어서 한 바퀴 두를 수 있는 만큼 모두 당신 땅이오. 그래서 하루에 천 루블이요."
파홈은 깜짝 놀랐다. "하루 동안 걷는다면 아주 넓은 땅이 될 텐데요."
그러자 촌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그 땅이 전부 당신 것이오!"
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소. 그날 안에 당신이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돈만 날리는 거요."
"제가 둘러본 땅은 어떻게 표시합니까?"
"그야 뭐, 당신이 출발하는 곳에 우리도 같이 가서 기다리고 있겠소. 당신은 삽을 하나 들고 그 자리에서 걷기 시작하시오. 그리고 걸어가면서 필요한 곳마다 표식을 남기시오. 방향을 바꿀 때마다 구덩이를 파고 풀더미를 쌓아두세요.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쟁기를 들고 가서 각 구덩이를 연결해 놓겠소. 원하는 만큼 멀리 걸어갈 수 있지만, 해가 지기 전까지 반드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와야 하오. 그 안에 걸어서 돌아본 땅은 전부 당신 것이오."
그들이 초원 지대에 도착하자, 아침노을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가 한곳에 모였다. 촌장이 파홈에게 다가가 평원을 향해 팔을 뻗었다.
"보시오." 촌장이 입을 뗐다. "눈길이 닿는 곳은 전부 우리 땅이오. 저 땅 중에서 당신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가질 수 있소." 촌장은 여우 털로 만든 모자를 벗어서 땅에 내려놓고 말했다. 파홈의 눈이 번득였다.
촌장이 말했다. "이것으로 출발지점을 표시하겠소. 여기서 출발하고 여기로 돌아오시오. 당신이 걸어서 한 바퀴 두른 땅은 모두 당신의 땅이 될 거요."
파홈은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걷기 시작했다. 그는 약 1킬로미터쯤 갔을 때 멈춰 서서 구덩이를 파고 그 자리가 눈에 잘 띄도록 풀더미를 쌓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 걷다 보니 뻣뻣했던 몸이 다 풀려서 이제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5킬로미터 정도만 더 가야지." 파홈이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왼쪽으로 꺾어야겠어. 너무 좋은 땅이라 놓치면 아까울 거야. 갈수록 땅이 더 좋아 보이는구먼."
파홈이 한동안 똑바로 나아가다가 주위를 둘러보자, 출발지점이었던 언덕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고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개미만 하게 보였다.
파홈이 생각했다. "아, 이쪽으로는 충분히 왔으니 이제 방향을 바꾸어야겠어. 게다가 땀도 계속 흐르고 목도 너무 말라." 그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풀은 높이 자라있었고, 날씨는 몹시 더웠다. 파홈은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파홈은 떠나온 언덕을 바라보았다. 뜨거운 열기 때문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아른거리는 공기 너머 언덕 위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파홈이 생각했다. "아! 이쪽으로 너무 멀리 왔네. 이번에는 멀리 가지 말아야겠군."
그는 다시 한 번 방향을 바꾸고 더 빠르게 발을 놀렸다. 계속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하늘 한가운데서 지평선까지 거의 절반쯤이나 떨어져 있었다. 마음속에 그려두고 있던 사각형 모양 땅의 세 번째 면에서 3킬로미터도 걷지 못한 상태였다. 언덕으로 돌아가려면 16킬로미터나 남아 있었다.
파홈이 생각했다. "안 돼, 땅이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더라도 이제는 곧장 돌아가야겠어. 너무 멀리 나가버리면 안 되지. 어쨌든 지금으로도 아주 너른 땅을 얻었으니 됐어." 파홈은 서둘러 구덩이를 판 뒤 곧장 언덕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파홈은 이제 걷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더운 날씨에 몹시 지친데다, 맨발은 베이고 멍이 들어 다리는 휘청대기 시작했다.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가려면 어림없는 일이었다. 해는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고 점점 더 낮게 떨어져 갔다.
파홈이 생각했다. "오, 세상에. 너무 멀리 가려고 욕심내지만 않았더라면! 늦어버리면 어떡한담?"
파홈은 언덕을 바라보고 지는 해로 눈길을 돌렸다. 언덕까지 한참 남았는데 해는 벌써 지평선에 가까워져 있었다. 파홈은 걷고 또 걸었다. 너무도 걷기 힘들었지만 더 빠르게 걸어갔다. 서둘러 앞으로 나아갔지만, 언덕은 여전히 멀었다. 그는 외투와 부츠, 물병, 모자를 모두 내던지고 삽을 지팡이처럼 짚어가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어쩌면 좋나." 그가 다시 생각했다. " 너무 욕심을 부려서 일을 전부 망쳐놓았어.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가지 못할 거야."
파홈은 두려움 때문에 숨이 훨씬 더 가빠졌다. 그가 계속 달리자 땀에 젖은 셔츠와 바지가 몸에 찰싹 달라붙었고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가슴은 대장간의 풀무처럼 오르락내리락했고, 심장은 망치로 치듯이 쿵쿵 울렸다. 두 다리는 꼭 남의 다리인 양 풀썩 꺽였다. 파홈은 이렇게 뛰다가 죽어버릴까 봐 두려움에 휩싸였다.
파홈은 죽음이 두려웠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렇게 달렸는데 지금 멈추면 내가 어리석다고 비웃겠지." 그래서 달리고 또 달렸다. 언덕에 가까워지자 바시키르 사람들이 그에게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고, 그 함성에 파홈의 심장은 더욱 쿵쿵 뛰었다. 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달렸다.
해는 지평선에 닿을 듯했다. 피처럼 붉은 햇빛이 넓게 퍼져 있었다. 지금, 지금 당장 해가 지평선 너머로 넘어갈 참이었다! 해는 아주 낮게 깔려 있었지만, 언덕도 눈앞에 있었다. 그는 언덕 위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면서 그를 재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주 넓은 땅을 얻었는데, 내가 그 땅에서 살 수 있게 신이 허락하실까? 다 끝장났어, 다 끝장났다고! 나는 절대 저기까지 못 갈거야!"
파홈은 해를 바라보았다. 해는 이미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서 아랫부분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남은 힘을 모두 끌어모아 뛰쳐나갔지만, 다리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고꾸라질 듯 몸을 기울었다. 그가 언덕 아랫부분에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주위가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미 넘어가고 없었다.
파홈은 울부짖었다. "죽을 고생을 했는데 전부 헛고생이 되고 말았어." 파홈은 그만 멈추려고 했다.
그런데 바시키르 사람들이 여전히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고, 언덕 아래에서는 이미 해가 져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언덕 위에서는 아직 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숨을 길게 한 번 내쉬고 언덕 위를 향해 달려갔다. 언덕 위에는 여전히 햇빛이 남아 있었다. 그는 꼭대기에 이르러서 모자를 보았다. 그 앞에서 촌장이 포복절도하고 있었다. 그는 다리가 풀썩 꺾이면서 앞으로 쓰러졌고, 손이 모자에 닿았다.
"아 정말 대단할 친구일세!" 촌장이 외쳤다. "땅을 아주 많이 얻었어!"
파홈의 하인이 달려와서 그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그런데 파홈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파홈은 죽어 있었다!
바시키르족은 안타까워하며 혀를 끌끌 찼다. 파홈의 하인은 삽을 집어 들고 파홈을 뉠 만큼 깊이 땅을 판 다음 그를 묻었다. 파홈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1.8미터가 그에게 필요한 땅 전부였다.
뉴필로소퍼 7호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