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사고법이다,
과학의 결과가 아닌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자!
과학이 재미없는 당신, 혹시 과학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끝없이 외워야 하는 공식으로 가득한 지루하고 답답한 학문으로 과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도쿄대학교 물리학 전공 사카이 구니요시 교수의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를 펼쳐보자. 구니요시의 도쿄대학교 교양학부 과학 명강의를 엮은 이 책은 과학이란 단순한 지식의 집합이 아닌 그 고유의 사고법임을 강조한다. 아인슈타인은 “과학은 서로 관련 없는 사실이나 법칙을 모은 카탈로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학의 묘미 중 하나는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대상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 묘미를 맛보기 위해서는 현상 너머의 더 근본적인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사고법이 필요하다.
도쿄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전파하는 데 힘써왔다. 이런 그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과학하는 “재미”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다. 과학적 사고법에 눈을 뜨면 그때까지는 개별적으로 보이던 지식들 사이에서 관계성을 발견하게 되고 더욱 깊은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바로 여기에 과학의 매력이 있다. 또한 자신이 이해한 지식 안에 더 깊은 문제가 담겨 있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직면해 절망이나 두려움보다는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게 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천체 관측 데이터에서 행성 운동에 숨어 있는 원리를 파악한 케플러와 역학의 기반을 마련한 뉴턴에서부터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양자역학의 보어와 하이젠베르크 등 거인들의 고뇌와 영감을 쫓아가며 과학적 사고가 무엇인지 추적한다. 여기에는 가설을 세우고 연역적으로 추론하는 전통적인 과학자의 생각법 그 이상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물리학자 도모나가 신이치로는 “수학을 공부하고 진정으로 이해했다는 기분을 느끼려면 그 수학을 만들어냈을 때의 수학자의 심리에 조금이라도 다가서야 한다. 증명을 하나하나 이해했다는 것은 영화 필름을 한 컷 한 컷 본 것과 같다. 그렇게 해서는 영화 전체 줄거리를 알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 말에는 어떤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의 삶, 즉 그것을 연구하게 된 동기와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함께 들여다봐야 그 법칙의 정수에 닿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리적 추론뿐 아니라 과학자의 심리를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보며 독자들을 과학적 사고의 세계로 초대한다.
보이지 않아도 눈앞에 그려낼 수 있다
과학적으로 생각한다면!
저자는 이 책을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어린 왕자》의 한 구절로 시작한다. 그렇다. 블랙홀을 비롯한 어떤 현상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인간의 경험이나 직관에 근거한 지식이 과학에 반영된다. 하지만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험칙이 모여 법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째서 무거운 쇠공이 가벼운 깃털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것일까? 물론 쇠공이 깃털보다 빨리 떨어진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한 직관만으로는 중력의 법칙을 끌어낼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의 경험과 직관을 보완하고 바로 잡을 때 올바른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서로 연결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과학자들의 사고 실험을 들 수 있다. 가상의 상황에서 몇 가지의 변인들을 이리저리 통제하면서 보이지 않는 원리를 추적하는 사고 실험은 과학자들의 주요 사고 도구 중 하나다. 광자의 이중성을 멋지게 예측한 도모나가 신이치로의 광자 재판 사고실험, 하이젠베르크를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로 이끈 감마선 사고실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상대론을 확장시킨 아인슈타인의 엘리베이터 사고실험 등 위대한 발견 순간 곳곳에서 과학자들의 끈질긴 사고실험을 만나볼 수 있다.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에는 과학 초심자들이 과학적 사고법을 연마해볼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각 장의 맥락에 맞는 ‘스스로 생각해볼 문제’를 제공함으로써 독자 스스로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학적 사고력을 익히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납득이 갈 때까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스스로 이해할 때까지 끊임없이 생각해보자.
과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란..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을 따라 과학 거인들의 생각들을 추적하다 보면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모든 과학자가 따르는 엄격한 규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의 생각을 이끄는 지도원리라고도 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다.
경험을 생각에 꿰맞추지마라
수학과 물리학의 가장 큰 차이는 수학이 순수한 지성의 산물이라면, 물리학은 자연에 제약을 받는 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는 법칙을 수학화한 다음, 수학자처럼 오로지 수학적 조작만으로 다양한 결론을 이끌어내지만 항상 수식이 묘사하는 의미를 자연 세계로 돌아와 생각해보고 경험에 근거해 이론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런 태도는 뉴턴의 다음과 같은 언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나는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 뉴턴은 중력을 기술하는 법칙을 발견했지만, 왜 중력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를 현상으로부터 중력의 원인을 추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사고에 갇히는 것이 아닌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경험이라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추상화하고 생략하라
핵심을 보기위해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 과학자가 사용하는 사고법이 바로 추상화와 이상화다. 추상화란 대상들의 특수한 성질을 제거하고 공통의 성질을 뽑아내는 사고법을 말한다. 불필요하고 표면적인 요소를 잘라내면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벚꽃은 품종마다, 색, 형태, 향기 등이 미묘하게 다르지만, 과감하게 추상화해서 ‘정오각형’이라는 성질에 집중하면, 그 많은 품종이 공통으로 지닌 회전 대칭성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반면 ‘이상적인 상태’를 가정하는 이상화는 당장은 불필요한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음을 뜻한다. 과학자는 이상화를 통해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근본적이고 단순한 모형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상화만으로 법칙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이상화에 앞서 적절한 추상화를 통해 핵심이 되는 요소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추상화와 이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의 기본이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구분하라
두 대상 사이에서 한쪽이 변하면 다른 한쪽도 변하는 관계를 상관관계라고 한다.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두 대상이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양의 상관관계를 의미하지만, 증가와 감소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하는 음의 상관관계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상관관계 중에서도 한쪽이 원인이고 다른 한쪽이 결과가 되는 관계를 인과관계라고 한다. 두 대상이 이어지려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 추론이 요구된다. 인과관계가 증명되면 이 관계를 '법칙'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언뜻 인과관계로 보이는 두 대상 A와 B 사이에 공통된 원인인 C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숨겨진 원인은 없는지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만약 C처럼 원인이 따로 있다면 A와 B의 관계는 상관관계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늘 신중히 이 둘을 구분하려 애쓴다.
더 보편적인 원리와 법칙을 찾아라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인 리처드 파인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이 더욱 발전하려면 단순한 공식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먼저 관찰을 하고 그다음에 측정된 수치를 얻는다. 그러고 나서 그 수치를 전부 모아 하나의 법칙을 얻는다. 그러나 과학의 참된 '영광'은 그 법칙이 '명백하다는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라는 점에 있다.” 이는 과학자가 자연에 대해 갖는 태도를 말한다. 그들은 자연이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이런 법칙들이 더 근본적인 원리로부터 기원한다고 여긴다. 아인슈타인이 약 100년 전에 중력파를 예측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그가 보다 근본적인 법칙과 원리들을 쫓았고, 그로부터 다수의 법칙들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있다.
❚ 책 속으로
과학자가 겸허한 자세로 자연현상의 의문을 밝히고 ‘법 칙’의 인식을 높이면 법칙 앞에 펼쳐진 심오한 세계가 보인다. 또한 지금까지 무관하다고 여겼던 여러 법칙들이 다양한 자연 현상의 다른 표현일 뿐, 사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깨달 으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법 칙 간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을 때 자연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 p.6 저자 서문
원리와 법칙을 기초로 하는 물리학의 방법론은 자연과학 은 물론 인문과학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연법칙에 대한 이해가 깊으면 특수한 사례를 섣부르게 일반화하거나 반대로 예외적인 사례에 현혹되어 일반화하지 못하는 실패로부터 벗어날 수 있 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학문이 아니다. 새로운 법칙 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지식보다 ‘이해’가 훨씬 중요하다. ‘아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이 과학의 핵심이다. - p.14 1장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단순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간주하는 실수는 빈번히 일어난다. 언뜻 인과관계로 보이는 두 대상 A와 B 사이에 공통된 원 인인 C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숨겨진 원인은 없는지 신중히 따 져봐야 한다. - p.46 2장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는 과학적 생각법
원리와 법칙에 근거하여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과학의 핵심이다. 원리와 법칙에 대한 이론은 실험에 근거한 검증을 통해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법칙은 ‘공식’이나 ‘실용’과는 다른 차원의 유용성을 지니며, 그 자체가 자연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철학’이라는 가치를 지닌다 – p.73 2장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는 과학적 생각법
여기서 과학자 케플러의 진면목이 보인다. 자신의 사고 과정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창조성의 실마리가 있다. - p.109 3장 원에서 타원으로
현대 과학에서 ‘정말로 존재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 자연현상 등으로 실증하거나 반증이 가능한 ‘명제’야말로 과학적인 것이다. - p.155 4장 케플러에서 뉴턴으로
아인슈타인은 과거의 실험 결과가 어떠하든 기반이 될 원리와 법칙을 끝까지 믿고 나아갔다. 사실 광속이 속도의 상한선이라는 예상은 아인슈타인의 논문이 나오기 전년에 쥘 앙리 푸앵카레(Jules-Henri Poincare´, 1854~1912)가 발표했다. 하지만 광속이 속도의 상한선이라는 것은 상대론의 ‘귀결’이지 ‘전제’가 아니다. 전제가 된 것은 어디까지나 ‘광속은 관측자와 상관없이 불변이다’라는 기본 원리이다.- p.183 5장 갈릴레오에서 아인슈타인으로
중간자의 존재는 1934년에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1907~1981)가 이론적으로 예측했는데, 당시에는 보어를 비롯해 새로운 입자의 도입에 부정적인 물리학자가 많았다. 핵자 간에 중간자를 교환한다는 생각은 그만큼 대담하고 획기적인 착상이었다. - p.212 6장 일과 에너지
등가 원리의 등장으로 겉보기 힘이라는 표현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 지금까지 겉보기 힘으로 다뤘던 관성력은 균일한 장으로서 작용하는 중력과 체질적으로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등가 원리는 이 책 2장에서 설명한 ‘원리’이며, 모든 운동 법칙의 기본이 되는 발상이다. - p.234 7장 관성력의 재검토
최근 100년간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아인슈타인의 우주항이라는 발상도 결국은 옳았다.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해서 검토해나가는 것이 바로 ‘과학적 생각법’이다 – p.271 8장 지구에서 우주로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과학적 법칙과 발상은 일찍이 앞서 간 누군가가 인간의 직관을 바로잡고 발견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인식된 진리는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심오하며 새로운 발견을 위한 초석이 될 놀라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 p.291 9장 확률론에서 인식론으로
저자소개
지은이 : 사카이 구니요시
옮긴이 : 김남미
책정보 및 내용요약
목차
2장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는 과학적 생각법
3장 원에서 타원으로
4장 케플러에서 뉴턴으로
5장 갈릴레오에서 아인슈타인으로
6장 일과 에너지
7장 관성력의 재검토
8장 지구에서 우주로
9장 확률론에서 인식론으로
편집자 추천글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사고법이다,
과학의 결과가 아닌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자!
과학이 재미없는 당신, 혹시 과학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끝없이 외워야 하는 공식으로 가득한 지루하고 답답한 학문으로 과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도쿄대학교 물리학 전공 사카이 구니요시 교수의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를 펼쳐보자. 구니요시의 도쿄대학교 교양학부 과학 명강의를 엮은 이 책은 과학이란 단순한 지식의 집합이 아닌 그 고유의 사고법임을 강조한다. 아인슈타인은 “과학은 서로 관련 없는 사실이나 법칙을 모은 카탈로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학의 묘미 중 하나는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대상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 묘미를 맛보기 위해서는 현상 너머의 더 근본적인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사고법이 필요하다.
도쿄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전파하는 데 힘써왔다. 이런 그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과학하는 “재미”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다. 과학적 사고법에 눈을 뜨면 그때까지는 개별적으로 보이던 지식들 사이에서 관계성을 발견하게 되고 더욱 깊은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바로 여기에 과학의 매력이 있다. 또한 자신이 이해한 지식 안에 더 깊은 문제가 담겨 있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직면해 절망이나 두려움보다는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게 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천체 관측 데이터에서 행성 운동에 숨어 있는 원리를 파악한 케플러와 역학의 기반을 마련한 뉴턴에서부터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양자역학의 보어와 하이젠베르크 등 거인들의 고뇌와 영감을 쫓아가며 과학적 사고가 무엇인지 추적한다. 여기에는 가설을 세우고 연역적으로 추론하는 전통적인 과학자의 생각법 그 이상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물리학자 도모나가 신이치로는 “수학을 공부하고 진정으로 이해했다는 기분을 느끼려면 그 수학을 만들어냈을 때의 수학자의 심리에 조금이라도 다가서야 한다. 증명을 하나하나 이해했다는 것은 영화 필름을 한 컷 한 컷 본 것과 같다. 그렇게 해서는 영화 전체 줄거리를 알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 말에는 어떤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의 삶, 즉 그것을 연구하게 된 동기와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함께 들여다봐야 그 법칙의 정수에 닿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리적 추론뿐 아니라 과학자의 심리를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보며 독자들을 과학적 사고의 세계로 초대한다.
보이지 않아도 눈앞에 그려낼 수 있다
과학적으로 생각한다면!
저자는 이 책을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어린 왕자》의 한 구절로 시작한다. 그렇다. 블랙홀을 비롯한 어떤 현상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인간의 경험이나 직관에 근거한 지식이 과학에 반영된다. 하지만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험칙이 모여 법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째서 무거운 쇠공이 가벼운 깃털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것일까? 물론 쇠공이 깃털보다 빨리 떨어진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한 직관만으로는 중력의 법칙을 끌어낼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의 경험과 직관을 보완하고 바로 잡을 때 올바른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서로 연결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과학자들의 사고 실험을 들 수 있다. 가상의 상황에서 몇 가지의 변인들을 이리저리 통제하면서 보이지 않는 원리를 추적하는 사고 실험은 과학자들의 주요 사고 도구 중 하나다. 광자의 이중성을 멋지게 예측한 도모나가 신이치로의 광자 재판 사고실험, 하이젠베르크를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로 이끈 감마선 사고실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상대론을 확장시킨 아인슈타인의 엘리베이터 사고실험 등 위대한 발견 순간 곳곳에서 과학자들의 끈질긴 사고실험을 만나볼 수 있다.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에는 과학 초심자들이 과학적 사고법을 연마해볼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각 장의 맥락에 맞는 ‘스스로 생각해볼 문제’를 제공함으로써 독자 스스로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학적 사고력을 익히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납득이 갈 때까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스스로 이해할 때까지 끊임없이 생각해보자.
과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란..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을 따라 과학 거인들의 생각들을 추적하다 보면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모든 과학자가 따르는 엄격한 규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의 생각을 이끄는 지도원리라고도 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다.
경험을 생각에 꿰맞추지마라
수학과 물리학의 가장 큰 차이는 수학이 순수한 지성의 산물이라면, 물리학은 자연에 제약을 받는 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는 법칙을 수학화한 다음, 수학자처럼 오로지 수학적 조작만으로 다양한 결론을 이끌어내지만 항상 수식이 묘사하는 의미를 자연 세계로 돌아와 생각해보고 경험에 근거해 이론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런 태도는 뉴턴의 다음과 같은 언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나는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 뉴턴은 중력을 기술하는 법칙을 발견했지만, 왜 중력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를 현상으로부터 중력의 원인을 추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사고에 갇히는 것이 아닌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경험이라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추상화하고 생략하라
핵심을 보기위해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 과학자가 사용하는 사고법이 바로 추상화와 이상화다. 추상화란 대상들의 특수한 성질을 제거하고 공통의 성질을 뽑아내는 사고법을 말한다. 불필요하고 표면적인 요소를 잘라내면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벚꽃은 품종마다, 색, 형태, 향기 등이 미묘하게 다르지만, 과감하게 추상화해서 ‘정오각형’이라는 성질에 집중하면, 그 많은 품종이 공통으로 지닌 회전 대칭성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반면 ‘이상적인 상태’를 가정하는 이상화는 당장은 불필요한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음을 뜻한다. 과학자는 이상화를 통해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근본적이고 단순한 모형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상화만으로 법칙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이상화에 앞서 적절한 추상화를 통해 핵심이 되는 요소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추상화와 이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의 기본이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구분하라
두 대상 사이에서 한쪽이 변하면 다른 한쪽도 변하는 관계를 상관관계라고 한다.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두 대상이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양의 상관관계를 의미하지만, 증가와 감소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하는 음의 상관관계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상관관계 중에서도 한쪽이 원인이고 다른 한쪽이 결과가 되는 관계를 인과관계라고 한다. 두 대상이 이어지려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 추론이 요구된다. 인과관계가 증명되면 이 관계를 '법칙'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언뜻 인과관계로 보이는 두 대상 A와 B 사이에 공통된 원인인 C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숨겨진 원인은 없는지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만약 C처럼 원인이 따로 있다면 A와 B의 관계는 상관관계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늘 신중히 이 둘을 구분하려 애쓴다.
더 보편적인 원리와 법칙을 찾아라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인 리처드 파인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이 더욱 발전하려면 단순한 공식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먼저 관찰을 하고 그다음에 측정된 수치를 얻는다. 그러고 나서 그 수치를 전부 모아 하나의 법칙을 얻는다. 그러나 과학의 참된 '영광'은 그 법칙이 '명백하다는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라는 점에 있다.” 이는 과학자가 자연에 대해 갖는 태도를 말한다. 그들은 자연이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이런 법칙들이 더 근본적인 원리로부터 기원한다고 여긴다. 아인슈타인이 약 100년 전에 중력파를 예측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그가 보다 근본적인 법칙과 원리들을 쫓았고, 그로부터 다수의 법칙들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있다.
❚ 책 속으로
과학자가 겸허한 자세로 자연현상의 의문을 밝히고 ‘법 칙’의 인식을 높이면 법칙 앞에 펼쳐진 심오한 세계가 보인다. 또한 지금까지 무관하다고 여겼던 여러 법칙들이 다양한 자연 현상의 다른 표현일 뿐, 사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깨달 으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법 칙 간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을 때 자연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 p.6 저자 서문
원리와 법칙을 기초로 하는 물리학의 방법론은 자연과학 은 물론 인문과학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연법칙에 대한 이해가 깊으면 특수한 사례를 섣부르게 일반화하거나 반대로 예외적인 사례에 현혹되어 일반화하지 못하는 실패로부터 벗어날 수 있 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학문이 아니다. 새로운 법칙 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지식보다 ‘이해’가 훨씬 중요하다. ‘아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이 과학의 핵심이다. - p.14 1장 한번 과학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단순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간주하는 실수는 빈번히 일어난다. 언뜻 인과관계로 보이는 두 대상 A와 B 사이에 공통된 원 인인 C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숨겨진 원인은 없는지 신중히 따 져봐야 한다. - p.46 2장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는 과학적 생각법
원리와 법칙에 근거하여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과학의 핵심이다. 원리와 법칙에 대한 이론은 실험에 근거한 검증을 통해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법칙은 ‘공식’이나 ‘실용’과는 다른 차원의 유용성을 지니며, 그 자체가 자연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철학’이라는 가치를 지닌다 – p.73 2장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는 과학적 생각법
여기서 과학자 케플러의 진면목이 보인다. 자신의 사고 과정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창조성의 실마리가 있다. - p.109 3장 원에서 타원으로
현대 과학에서 ‘정말로 존재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 자연현상 등으로 실증하거나 반증이 가능한 ‘명제’야말로 과학적인 것이다. - p.155 4장 케플러에서 뉴턴으로
아인슈타인은 과거의 실험 결과가 어떠하든 기반이 될 원리와 법칙을 끝까지 믿고 나아갔다. 사실 광속이 속도의 상한선이라는 예상은 아인슈타인의 논문이 나오기 전년에 쥘 앙리 푸앵카레(Jules-Henri Poincare´, 1854~1912)가 발표했다. 하지만 광속이 속도의 상한선이라는 것은 상대론의 ‘귀결’이지 ‘전제’가 아니다. 전제가 된 것은 어디까지나 ‘광속은 관측자와 상관없이 불변이다’라는 기본 원리이다.- p.183 5장 갈릴레오에서 아인슈타인으로
중간자의 존재는 1934년에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1907~1981)가 이론적으로 예측했는데, 당시에는 보어를 비롯해 새로운 입자의 도입에 부정적인 물리학자가 많았다. 핵자 간에 중간자를 교환한다는 생각은 그만큼 대담하고 획기적인 착상이었다. - p.212 6장 일과 에너지
등가 원리의 등장으로 겉보기 힘이라는 표현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 지금까지 겉보기 힘으로 다뤘던 관성력은 균일한 장으로서 작용하는 중력과 체질적으로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등가 원리는 이 책 2장에서 설명한 ‘원리’이며, 모든 운동 법칙의 기본이 되는 발상이다. - p.234 7장 관성력의 재검토
최근 100년간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아인슈타인의 우주항이라는 발상도 결국은 옳았다.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해서 검토해나가는 것이 바로 ‘과학적 생각법’이다 – p.271 8장 지구에서 우주로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과학적 법칙과 발상은 일찍이 앞서 간 누군가가 인간의 직관을 바로잡고 발견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인식된 진리는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심오하며 새로운 발견을 위한 초석이 될 놀라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 p.291 9장 확률론에서 인식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