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보 및 내용요약
미래 사회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최첨단 과학 리포트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 마리아나 해구에는 어떤 생물체가 살까?
복제 시대에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 자체가 이미 첨단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은 점점 더 단순한 질문에 실증적인 해답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일상에서는 아직 생소한 새로운 개념으로 미래 세계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간다.
그렇다면 최첨단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그려가고 있는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이 시리즈 속에 담겨 있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엄청난 변화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 행성계와 비슷한 행성계가 우리은하 내에서 새롭게 발견될 수도 있고, 우리의 기술로 찍은 신비로운 심해 생물의 생태계를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도 있다. 또한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인슐린 분비세포를 이식받아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 시리즈는 ‘우주’ ‘심해’ ‘세포’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있는 그들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아주 쉬운 언어로 일반인들에게 이야기하듯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과학을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나 일반인들도 과학의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엇이 가장 긴급한 해결 과제인지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리즈는 과학의 각 분야를 알기 쉽게 풀어 쓴 개론서라기보다는 미래 과학을 한 걸음 앞서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최첨단 과학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우주의 시작과 종말의 신비를 풀어가는 『우주 그 끝은 어디인가』, 심해 생명체들의 놀라운 생태계를 파헤치는 『심해 생명체의 비밀』, 세포 치료와 복제 연구의 현 단계를 보여주는 『세포의 반란』 등 총 3권이다.
이 시리즈는 2003년 KBS 특별기획 <사이언스21>을 원작으로,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1차분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 관계상 방송되지 못했던 중요한 인터뷰들을 최대한 되살리고,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보충 설명들을 덧붙여 내용에 충실을 기했다. 또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감수를 받아 내용의 전문성을 보완하기도 했다.
특히 이 책이 출간되기 전 서울과학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이 책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여 이 책의 주요 독자라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이 이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최대한 이를 반영하고자 했다. 어려운 설명들은 도표를 곁들여 이해를 쉽게 했으며, 흐름과 순서를 다시 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시리즈들이 너무 쉽지 않으면서 또한 너무 어렵지도 않기 때문에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편집자 추천글
지구 속 최후의 미개척지 바다에서 심해 생명체의 비밀을 파헤치다
‘사이언스21 시리즈’ 두 번째 권 『심해 생명체의 비밀』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심해 생물들의 놀라운 생태계에서부터 생명의 기원을 밝혀줄 열쇠를 쥐고 있는 열수분출구까지 지구에 남은 최후의 미개척지 ‘심해’의 신비를 파헤친다.
수십 년 동안 10여 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를 추적해온 리처드 영과 클라이드 로퍼 박사의 생생한 대왕오징어 추적기, 몬트레이 해양연구소를 이끌어온 세계적인 심해 과학자 브루스 로빈슨과 함께 한 1,500미터 심해 탐사의 생생한 체험과 신비로운 심해 생물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를 탐사하는 데 성공한 잠수정 가이코를 탄생시킨 일본 잠스텍의 선진 기술, 300도가 넘는 뜨거운 열수분출구의 생태계가 유지되는 비밀을 최초로 밝혀낸 콜린 캐버나 박사의 관벌레 이야기 등 심해 연구의 현 단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가득 담겨 있다.
첨단 기술과 과학의 종합적 결정체, 심해 연구
1990년대 이르러서 세계의 연구소들은 오랫동안 공들여온 심해 탐사의 결과물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연구에만 전념하는 것 외에도 적극적으로 연구 성과를 홍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과학책에는 지구 생물의 80%가 열대 우림에 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심해 과학자들은 이것이 잘못된 지식임을 지적하면서 과학자의 80%가 열대 우림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심해 연구가 얼마나 소외된 연구 분야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심해 연구는 우주 개발 못지않게 과학의 다양한 분야와 첨단 기술이 종합적으로 연계되어야 가능한 분야이다. 오랫동안 심해는 경외와 호기심의 대상이긴 했지만 첨단 장비를 동원한 과학적인 접근은 최근에서야 활발해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척박한 연구 현실에서도 연구를 지속해온 세계적인 심해 연구소를 직접 찾아가 심해 생물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연구자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동안 외국 서적을 통해서나 심해 생물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국내 실정에 비하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심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한곳에 모은 것을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잘 모르는 동물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대왕오징어가 인간에게 전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듯이 우리는 심해를 연구함으로써 깊은 바다에 사는 매우 느리고 온순한 수많은 심해 동물을 만나게 되었다.
-리처드 영(하와이 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심해 생물들을 ‘이상하다’ ‘못생겼다’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들은 단지 심해에 잘 적응해왔을 뿐이다.
-브루스 로빈슨(몬트레이 해양연구소 연구원)
우리는 오랫동안 우주의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가를 연구해왔다. 하지만 이제야 빛이 전혀 없는 바다 밑 2,600미터 깊이의 심해에 새로운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콜린 캐버나(하버드 대학교 교수)
잠수정을 타고 바다에 들어가 심해 생물을 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잠수정은 너무 밝고 소음이 심해서 심해 생물들은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어둠 속에서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빛의 신호를 알지 못한다.
-에디스 위더(하버브랜치연구소 연구원)
심해 연구에 있어 열수분출구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견이다.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생태계가 심해에 있었던 것이다.
-팀 생크(우즈홀연구소 연구원)
생명의 기원에 대한 수많은 이견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 사이에서 일치하는 한 가지는 최초의 생명체가 뜨거운 곳에서 탄생했을 거라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300도가 넘는 뜨거운 심해가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이야기되는 이유이다.
-고바야시 켄세이(요코하마 국립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책 속으로
과학의 에덴동산, 심해
지구의 2/3가 바다, 그중 바다의 93%는 200미터 이하의 심해다. 20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어스름한 빛만이 스며들다가 1,00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한 점 빛조차 없는 암흑의 바다가 시작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깊은 바다에는 생물이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생태계의 기본이 되는 것은 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식물인데 빛이 없는 곳에서는 식물이 살 수 없고, 식물이 살지 못하면 이를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다른 동물들도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1,000미터 이하로 내려갈 수 있는 장비가 없이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심해는 원시적인 관측만으로 짐짓 추측되어 왔을 뿐이다.
하지만 첨단 과학 장비인 잠수정이 개발되면서 추측과 오해가 난무했던 심해 연구는 점차 과학적인 체계를 잡아가고 있고, 놀라운 생태계의 비밀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심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20세기의 가장 놀라운 발견으로 손꼽고 있는 것은 단연 열수분출구의 발견이다. 황화수소의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는 이 뜨거운 오아시스에서 살아가는 관벌레나 옆새우의 생태계가 생명 기원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수많은 이견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최초의 생명체가 따뜻한 곳에서 탄생했을 거라는 데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아직까지 심해는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를 훨씬 더 많이 품고 있지만, 심해가 생명체의 근원을 찾을 수 있는 과학의 에덴동산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발광의 미스터리를 밝혀줄 친절한 안내서
이 책에 실린 생물들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생물들이 많다. 외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뱀파이어오징어, 네온사인과도 같은 빛을 내는 발광 해파리, 먼지로 된 섬처럼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라바신, 파수꾼처럼 세 다리로 서 있는 세 다리 물고기 등 진귀한 심해 생명체가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 책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암흑과도 같은 심해의 환경 때문에 생물들이 스스로 빛을 내도록 진화한 이유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심해 생물들의 90% 이상이 빛을 내는 발광 생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는 민감한 시력과 몸을 숨기면서도 필요한 경우 상대방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상태로 자신의 몸을 변화시켜온 것이다. 육지의 생물들은 눈으로 상대방을 보고 울음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알린다. 그러나 어두운 심해에서는 볼 수도 없고, 소리조차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심해 생물들에게 빛은 통신수단으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같은 종류의 암수가 서로 짝을 짓거나, 먹이를 유혹하거나, 혹은 적을 놀라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목적은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탐사팀이 채집된 생물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먹이를 주지 않을 경우, 심해 생물들은 짝짓기를 하지 않는 반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다. 생명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번식 본능보다 생존을 위한 발광이 더욱 중요한 생존 본능인 것이다.
심해 생물들이 어둠 속에서 전하는 빛의 신호는?
기술의 발달과 관심의 증폭으로 심해 생물들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고는 있지만 이들의 생태계를 연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심해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자연 그대로를 방해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다. 마치 열대 우림 속에 숨어드는 동물생태학자들처럼 조용히 장기간 관찰을 해야 심해 생태계의 미스터리를 밝힐 수 있지만 잠수정을 타고 심해 속으로 들어가는 과학자들의 등장은 마치 록스타처럼 눈길을 끌고 우렁찬 것이다. 대형 모터로 움직이는 잠수정에다 심해 속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밝기의 조명까지 달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먼저 이 책을 읽어본 서울과학고의 이형우 학생은 “생물들이 마치 찍히고 싶지 않은데 찍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느낌을 말해주었는데 이는 꽤 정확한 지적이었던 것이다. 카메라를 적으로 알고 몸을 둥그렇게 말아서 물고기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는 등가시치(본문 51쪽)나 잠수정이 다가가자 다리를 잘라 버리며 도망치는 콜로보네마(본문 54쪽)에서 보듯이 과학자와 잠수정은 심해의 생물들을 놀라게 할 뿐이다.
한 과학자는 “극단적으로 말해 그물에 잡힌 심해의 생물들은 느리고 멍청하고 욕심 많은 것들뿐이다”고 말하는데, 이는 심해 연구의 어려움을 일깨워주는 의미심장한 말이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 힘으로 심해를 탐사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심해 연구에 필수불가결한 잠수정의 개발에 대해 거의 한 장을 할애하고 있다. 잠수정 없이 심해를 연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계 최초로 심해를 탐사한 1872년 챌린저호의 탐사, 잠수공 배티스피어를 타고 최초로 심해에 내려갔던 비비 박사, 그리고 우리의 기대에 부흥하는 최첨단 유인 잠수정 앨빈호부터 1만 미터 심해를 탐사할 수 있는 일본의 무인 잠수정 가이코에 이르기까지 잠수정 개발의 역사를 통해 심해 연구에서 잠수정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2006년 6,000미터급 한국산 무인 잠수정이 개발되면 우리에게도 심해는 더 이상 낯선 탐험 지대는 아니게 될 것이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 마리아나 해구에는 어떤 생물체가 살까?
복제 시대에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 자체가 이미 첨단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은 점점 더 단순한 질문에 실증적인 해답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일상에서는 아직 생소한 새로운 개념으로 미래 세계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간다.
그렇다면 최첨단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그려가고 있는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이 시리즈 속에 담겨 있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엄청난 변화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 행성계와 비슷한 행성계가 우리은하 내에서 새롭게 발견될 수도 있고, 우리의 기술로 찍은 신비로운 심해 생물의 생태계를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도 있다. 또한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인슐린 분비세포를 이식받아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 시리즈는 ‘우주’ ‘심해’ ‘세포’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있는 그들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아주 쉬운 언어로 일반인들에게 이야기하듯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과학을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나 일반인들도 과학의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엇이 가장 긴급한 해결 과제인지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리즈는 과학의 각 분야를 알기 쉽게 풀어 쓴 개론서라기보다는 미래 과학을 한 걸음 앞서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최첨단 과학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우주의 시작과 종말의 신비를 풀어가는 『우주 그 끝은 어디인가』, 심해 생명체들의 놀라운 생태계를 파헤치는 『심해 생명체의 비밀』, 세포 치료와 복제 연구의 현 단계를 보여주는 『세포의 반란』 등 총 3권이다.
이 시리즈는 2003년 KBS 특별기획 <사이언스21>을 원작으로,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1차분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 관계상 방송되지 못했던 중요한 인터뷰들을 최대한 되살리고,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보충 설명들을 덧붙여 내용에 충실을 기했다. 또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감수를 받아 내용의 전문성을 보완하기도 했다.
특히 이 책이 출간되기 전 서울과학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이 책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여 이 책의 주요 독자라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이 이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최대한 이를 반영하고자 했다. 어려운 설명들은 도표를 곁들여 이해를 쉽게 했으며, 흐름과 순서를 다시 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시리즈들이 너무 쉽지 않으면서 또한 너무 어렵지도 않기 때문에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편집자 추천글
‘사이언스21 시리즈’ 두 번째 권 『심해 생명체의 비밀』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심해 생물들의 놀라운 생태계에서부터 생명의 기원을 밝혀줄 열쇠를 쥐고 있는 열수분출구까지 지구에 남은 최후의 미개척지 ‘심해’의 신비를 파헤친다.
수십 년 동안 10여 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를 추적해온 리처드 영과 클라이드 로퍼 박사의 생생한 대왕오징어 추적기, 몬트레이 해양연구소를 이끌어온 세계적인 심해 과학자 브루스 로빈슨과 함께 한 1,500미터 심해 탐사의 생생한 체험과 신비로운 심해 생물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를 탐사하는 데 성공한 잠수정 가이코를 탄생시킨 일본 잠스텍의 선진 기술, 300도가 넘는 뜨거운 열수분출구의 생태계가 유지되는 비밀을 최초로 밝혀낸 콜린 캐버나 박사의 관벌레 이야기 등 심해 연구의 현 단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가득 담겨 있다.
첨단 기술과 과학의 종합적 결정체, 심해 연구
1990년대 이르러서 세계의 연구소들은 오랫동안 공들여온 심해 탐사의 결과물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연구에만 전념하는 것 외에도 적극적으로 연구 성과를 홍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과학책에는 지구 생물의 80%가 열대 우림에 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심해 과학자들은 이것이 잘못된 지식임을 지적하면서 과학자의 80%가 열대 우림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심해 연구가 얼마나 소외된 연구 분야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심해 연구는 우주 개발 못지않게 과학의 다양한 분야와 첨단 기술이 종합적으로 연계되어야 가능한 분야이다. 오랫동안 심해는 경외와 호기심의 대상이긴 했지만 첨단 장비를 동원한 과학적인 접근은 최근에서야 활발해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척박한 연구 현실에서도 연구를 지속해온 세계적인 심해 연구소를 직접 찾아가 심해 생물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연구자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동안 외국 서적을 통해서나 심해 생물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국내 실정에 비하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심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한곳에 모은 것을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잘 모르는 동물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대왕오징어가 인간에게 전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듯이 우리는 심해를 연구함으로써 깊은 바다에 사는 매우 느리고 온순한 수많은 심해 동물을 만나게 되었다.
-리처드 영(하와이 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심해 생물들을 ‘이상하다’ ‘못생겼다’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들은 단지 심해에 잘 적응해왔을 뿐이다.
-브루스 로빈슨(몬트레이 해양연구소 연구원)
우리는 오랫동안 우주의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가를 연구해왔다. 하지만 이제야 빛이 전혀 없는 바다 밑 2,600미터 깊이의 심해에 새로운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콜린 캐버나(하버드 대학교 교수)
잠수정을 타고 바다에 들어가 심해 생물을 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잠수정은 너무 밝고 소음이 심해서 심해 생물들은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어둠 속에서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빛의 신호를 알지 못한다.
-에디스 위더(하버브랜치연구소 연구원)
심해 연구에 있어 열수분출구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견이다.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생태계가 심해에 있었던 것이다.
-팀 생크(우즈홀연구소 연구원)
생명의 기원에 대한 수많은 이견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 사이에서 일치하는 한 가지는 최초의 생명체가 뜨거운 곳에서 탄생했을 거라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300도가 넘는 뜨거운 심해가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이야기되는 이유이다.
-고바야시 켄세이(요코하마 국립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책 속으로
과학의 에덴동산, 심해
지구의 2/3가 바다, 그중 바다의 93%는 200미터 이하의 심해다. 20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어스름한 빛만이 스며들다가 1,00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한 점 빛조차 없는 암흑의 바다가 시작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깊은 바다에는 생물이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생태계의 기본이 되는 것은 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식물인데 빛이 없는 곳에서는 식물이 살 수 없고, 식물이 살지 못하면 이를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다른 동물들도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1,000미터 이하로 내려갈 수 있는 장비가 없이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심해는 원시적인 관측만으로 짐짓 추측되어 왔을 뿐이다.
하지만 첨단 과학 장비인 잠수정이 개발되면서 추측과 오해가 난무했던 심해 연구는 점차 과학적인 체계를 잡아가고 있고, 놀라운 생태계의 비밀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심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20세기의 가장 놀라운 발견으로 손꼽고 있는 것은 단연 열수분출구의 발견이다. 황화수소의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는 이 뜨거운 오아시스에서 살아가는 관벌레나 옆새우의 생태계가 생명 기원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수많은 이견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최초의 생명체가 따뜻한 곳에서 탄생했을 거라는 데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아직까지 심해는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를 훨씬 더 많이 품고 있지만, 심해가 생명체의 근원을 찾을 수 있는 과학의 에덴동산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발광의 미스터리를 밝혀줄 친절한 안내서
이 책에 실린 생물들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생물들이 많다. 외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뱀파이어오징어, 네온사인과도 같은 빛을 내는 발광 해파리, 먼지로 된 섬처럼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라바신, 파수꾼처럼 세 다리로 서 있는 세 다리 물고기 등 진귀한 심해 생명체가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 책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암흑과도 같은 심해의 환경 때문에 생물들이 스스로 빛을 내도록 진화한 이유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심해 생물들의 90% 이상이 빛을 내는 발광 생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는 민감한 시력과 몸을 숨기면서도 필요한 경우 상대방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상태로 자신의 몸을 변화시켜온 것이다. 육지의 생물들은 눈으로 상대방을 보고 울음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알린다. 그러나 어두운 심해에서는 볼 수도 없고, 소리조차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심해 생물들에게 빛은 통신수단으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같은 종류의 암수가 서로 짝을 짓거나, 먹이를 유혹하거나, 혹은 적을 놀라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목적은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탐사팀이 채집된 생물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먹이를 주지 않을 경우, 심해 생물들은 짝짓기를 하지 않는 반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다. 생명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번식 본능보다 생존을 위한 발광이 더욱 중요한 생존 본능인 것이다.
심해 생물들이 어둠 속에서 전하는 빛의 신호는?
기술의 발달과 관심의 증폭으로 심해 생물들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고는 있지만 이들의 생태계를 연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심해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자연 그대로를 방해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다. 마치 열대 우림 속에 숨어드는 동물생태학자들처럼 조용히 장기간 관찰을 해야 심해 생태계의 미스터리를 밝힐 수 있지만 잠수정을 타고 심해 속으로 들어가는 과학자들의 등장은 마치 록스타처럼 눈길을 끌고 우렁찬 것이다. 대형 모터로 움직이는 잠수정에다 심해 속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밝기의 조명까지 달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먼저 이 책을 읽어본 서울과학고의 이형우 학생은 “생물들이 마치 찍히고 싶지 않은데 찍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느낌을 말해주었는데 이는 꽤 정확한 지적이었던 것이다. 카메라를 적으로 알고 몸을 둥그렇게 말아서 물고기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는 등가시치(본문 51쪽)나 잠수정이 다가가자 다리를 잘라 버리며 도망치는 콜로보네마(본문 54쪽)에서 보듯이 과학자와 잠수정은 심해의 생물들을 놀라게 할 뿐이다.
한 과학자는 “극단적으로 말해 그물에 잡힌 심해의 생물들은 느리고 멍청하고 욕심 많은 것들뿐이다”고 말하는데, 이는 심해 연구의 어려움을 일깨워주는 의미심장한 말이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 힘으로 심해를 탐사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심해 연구에 필수불가결한 잠수정의 개발에 대해 거의 한 장을 할애하고 있다. 잠수정 없이 심해를 연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계 최초로 심해를 탐사한 1872년 챌린저호의 탐사, 잠수공 배티스피어를 타고 최초로 심해에 내려갔던 비비 박사, 그리고 우리의 기대에 부흥하는 최첨단 유인 잠수정 앨빈호부터 1만 미터 심해를 탐사할 수 있는 일본의 무인 잠수정 가이코에 이르기까지 잠수정 개발의 역사를 통해 심해 연구에서 잠수정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2006년 6,000미터급 한국산 무인 잠수정이 개발되면 우리에게도 심해는 더 이상 낯선 탐험 지대는 아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