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보 및 내용요약
지식을 재편․융합․창조하는 ‘지식과학’
잠깐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보자. 신입생 시절 우리는 이과, 문과를 나누는 적성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테스트 결과에 무덤덤했던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프의 높낮이를 비교하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어쩐지 수학이 어렵더라. 내 머리는 문과 쪽인가 봐.’ ‘나는 국어를 못하니까 이과를 택할 거야.’ 이런 평가가 내려지고 나면 자연스레 과가 나뉘고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도 달라진다. 대학도 이과․문과생이 진학할 수 있는 학과가 따로 정해져 있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전공이라고 하는 특정한 학과 안에서 오로지 한 우물을 판 사람이 취직하기도 쉽다.
이렇게 학교에서는 문․이과 지식이 골고루 균형 잡힌 지식인을 길러내기보다는 점점 더 전문지식만을 쌓도록 유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정해진 과는 평생 한 사람의 지식을 좌우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수학을 못해 문과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점점 더 수학이라는 학문에 담을 쌓고 아예 배울 기회마저 잃게 되는 것이다.
문․이과를 잘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더 적합한 학문이 존재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개별 지식을 쌓도록 강압해왔다. 그런데 이과생이 몰라도 되는 문과 지식이 있을 수 있을까? 혹은 문과생이 알면 학문 발전에 훨씬 이득이 되는 이과 지식은 없을까?
여기에서 탄생한 개념이 바로 지식과학(Knowledge Science)이다. 지식과학은 이렇게 파편화된 지식의 재편․융합․창조를 목표로 하는 장대한 기획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생물학, 철학, 경제학, 물리학 같은 개별 과학의 형태로 지식을 쌓아왔다. 그런데 개인, 인류, 그리고 지구 전체를 놓고 따져볼 때, 이렇게 세분화된 지식의 형태가 반드시 장점으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오히려 지식은 인간․조직․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된 지식으로 새롭게 통합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지식과학은 지식창조의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미래 지식 사회를 담당할 인재를 기르는 일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지식창조 활동은 물론, 기업가, 예술가, 장인 같은 이들과 교류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별개의 학문, 별개의 영역처럼 보이는 이러한 것들이 실은 지식이라는 개념이 중심이 되는 통합적인 새로운 분야의 다양한 측면이다.
편집자 추천글
일본 과학기술대학원(JAIST)의
최첨단 지식 프로젝트
‘지식과학’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맨 처음 발전시킨 곳은 일본 최초의 독립국립대학원대학으로 창설된 호쿠리쿠 첨단 과학기술대학원(JAIST)이다. 우리나라의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도 오래전부터 교류를 맺어온 이 대학은 지금까지의 학문 분야를 재구성한 지식과학 연구과, 정보과학 연구과, 재료과학 연구과의 3개의 학과로 이루어져 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설비를 이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거기에서 축적된 풍부한 학문적 환경 속에서 차세대 과학기술 창조를 담당할 인재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 대학원이다.
이 중 지식과학 연구과는 지식을 주제로 설립된 세계 최초의 연구․교육 기관이다. 여기에서는 조직에서 지식이 형성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인지과학적 시점에서 그룹에서의 의사 결정을 조사하며, 복잡계나 유전자 정보 같은 연구를 통해서 지식의 본질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에는 문과, 이과,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의 학부졸업생, 사회생활 경험자, 기업에 파견된 사람이 입학하며, 연령층도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매 수업에서는 문과의 지식과 이과의 지식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다양한 학생 간의 상호 교류도 좋은 자극이 된다.
앞으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는 데 사회, 개인, 자연, 조직이 지닌 지식을 확인하고, 활용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식과학 연구과는 이 책이 제시하는 다양한 연구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듯이 기존의 학문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지식이라는 새로운 시점에서 사회와 지식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지식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가?’ ‘어떻게 지식을 만들어낼 것인가?’ 같은 문제를 중심에 두고, 사회과학에서부터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지식을 중심으로 삼아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지식과학을 연구하는 자세이다.
이 같은 지식 프로젝트는 이 학교의 각자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같은 과제 아래에서 물리적으로 모여, 일상적으로 접촉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각각의 분야별 연구자가 다른 분야의 의견이나 방법론을 자신의 분야에 도입하여, 분야별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이렇게 연구 성과가 쌓이면, 이제까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가 자연스레 지식으로 변하고, 개념도 분명해진다. 이렇게 되면 눈사태가 일어나듯 새로운 연구 성과가 급속하게 발표되기에 이른다.
64개의 키워드로 풀어가는 지식 오디세이
『지식과학 사전』은 추가 정보가 필요 없는 사전처럼 간단명료한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다. 대신 한 가지 키워드를 이해하기 위해 이 책 안에 소개된 다양한 키워드를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각 항목에는 더 알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적합한 참고도서를 한 권씩 소개하고 있고, 각 장(총 5장으로 구성)의 말미에도 8권의 관련 도서가 소개되어 있다.
우선 이 책은 사회 과학적 관점에서 조직의 지식 형성과 전달 과정을 알아본다. 그리고 인지 과학적 관점으로 살펴볼 때 그룹의 의사 결정을 조사하는 그룹웨어 등 지식창조를 지원하는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 세대에 없어서는 안 될 컴퓨팅에 관한 시스템적인 분류와 새로운 지식의 창조를 구현하며 더 나아가서 복잡계를 통한 유전자 정보의 연구를 통해서 지(앎)의 본질을 해명한다. 특히 ‘지식’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점에서 기존의 학문 영역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키워드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은 JAIST 교수진 20명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 대해 지식과학의 영역과 성과를 64항목의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 키워드들은 자연과학에서 인문사회 및 정보과학에 이르는 모든 지식을 통합하며, 이렇게 통합된 지식은 개인, 조직 및 사회에 필요한 지식으로 새롭게 재창조되는 지식 창조의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이 책의 키워드들은 경험지․암묵지, 퍼지 모델, 카오스에서부터 과학계량학, 미디어아트, 지식경제, 유비쿼터스 컴퓨팅, 바이오 인포매틱스, 나노테크놀로지 등 언뜻 들어도 만만치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한 번쯤 들어는 봤지만 정확한 뜻을 알 수 없을뿐더러 이것들이 어떻게 내 지식에 관여하게 되는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차세대 정보 지식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이 키워드들은 이미 시작된 미래 사회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미리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이 지식들은 낱낱의 개념이 아니라 마치 거미줄처럼 유기적으로 짜여져 이 책을 들여다보노라면 어느새 지식의 바다에서 월척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은 어떻게 공유되는가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이라는 말이 적합할 만큼 이 책 안에서 항목들끼리도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우선 ‘지식은 어떻게 공유되는가’라는 문제에서 발전하여 ‘지식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가’를 설명하고 나면 ‘무형의 지식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까지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키워드를 몇 가지만 설명한다.
[01 지식창조기업]
조직은 단순히 인간을 관리하고 기계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개인이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자기초월의 장이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노동자는 자신에게 할당된 공정에만 전념하며 전체적인 일을 알 필요는 없다. 이 경우 노동자는 기술과 비용 면에서 가능하다면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로봇과 인간은 다르다. 로봇은 미리 설정된 일만을 할 수 있지만, 인간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자동차 생산이라 해도 도요타 생산시스템의 경우, 노동자에게 자신이 담당하는 공정뿐만 아니라 그 전후 공정, 나아가서는 자동차 생산라인 전체를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하여 길러진 현장의 지식은 공유화, 시스템화되고, 생산시스템은 꾸준히 나아진다. 따라서 지식창조의 주체로서 조직의 과제는 개인이 지닌 지식을 어떻게 공유하고, 거기에서 어떤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느냐,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개인이 자기초월을 달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02 SECI모델]
위에서 제시한 문제, 즉 우리는 어떻게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까라는 의문에 가장 쉽게 답하고 있는 키워드로서, SECI모델로 설명한다.
지식은 암묵지와 형식지 간의 끊임없는 변환을 통해 창조된다. 개인의 지식이 경험을 통해 얻어진 신체지로 축적되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암묵지인 경우, 그 지식 그대로 새로운 다른 지식과 공유할 수 없다. 그 지식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려 한다면, 암묵지를 언어화하여 형식지로 변환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 공유되거나 새롭게 창조된 형식지 중에는 개인이 그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개인이 외부에서 받아들인 형식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 내부에서 그 지식을 소화하고, 그것이 암묵지가 될 때까지 자기 몸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변환 과정을 지식과학에서는 SECI 프로세스라고 부르는데, 공동화(Socialization), 표출화(Externalization), 연결화(Internalization), 내면화(Combination)라고 하는 네 가지 변환 모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네 가지 변환 과정에서, 지식은 원이 아니라 나선형을 그리며 변환되고 창조된다. 지식창조의 과정은 SECI를 일주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암묵지가 새로운 SECI 과정의 출발점이 되어 끊임없이 지식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21 경험지․암묵지]
위의 SECI모델에서 설명한 경험지와 암묵지에 대한 항목이다.
암묵지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다. 암묵지와 대비되는 것이 형식지인데 이것은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은 형식지이다. 한편, 암묵지는 할 수는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알고는 있는데 말로 하기 어려운 지식을 말한다. 명의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뛰어난 내과의사는 청진기를 가슴에 대로 환자의 몸속에서 나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환자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소리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인지, 그것을 언어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또한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손가락으로 환자의 가슴을 두드려보기도 한다. 왜 그렇게 두드리는 것일까? 이것도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다. 암묵지는 우리들의 경험을 통해 얻는 지식이다. 그래서 암묵지를 경험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경험지란 무엇인가, 왜 그것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가? ……
[22 장인의 지식]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일본에는 장인이라고 표현되는 기술 보유자들이 많다. 이들의 기술을 어떻게 제대로 이어갈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는 항목이다.
우리가 기술이라고 하는 내용을 말로써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는 경우,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다. 유도를 비롯한 운동이나 악기 연주같이 몸을 움직이는 동작에 관한 기술을 말로써 가르치기는 어렵고, 실제로 시범을 보이고 연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든다. 이처럼 몸으로 기억한 지식을 신체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 신체지가 많은 선수나 연주자가 뛰어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일까? 이것은 매우 어려운 질문이지만, 우수한 플레이어는 거의 예외 없이 뛰어난 신체지의 소유자라고 할 수는 있다. 이 기술을 살리는 방법으로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 술 제조 기술자가 지닌 경험지를 컴퓨터에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 몇 군데의 양조장에서 진행 중이다. 살아 움직이는 효모가 지닌 수많은 환경 변화를 정리하고 효모의 활동 상황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기술자가 판단 기준을 기계화하여, 준숙련자도 관리할 수 있게 작업을 형식지화는 일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 스기야마 고조
옮긴이 : 조영렬
책정보 및 내용요약
잠깐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보자. 신입생 시절 우리는 이과, 문과를 나누는 적성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테스트 결과에 무덤덤했던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프의 높낮이를 비교하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어쩐지 수학이 어렵더라. 내 머리는 문과 쪽인가 봐.’ ‘나는 국어를 못하니까 이과를 택할 거야.’ 이런 평가가 내려지고 나면 자연스레 과가 나뉘고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도 달라진다. 대학도 이과․문과생이 진학할 수 있는 학과가 따로 정해져 있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전공이라고 하는 특정한 학과 안에서 오로지 한 우물을 판 사람이 취직하기도 쉽다.
이렇게 학교에서는 문․이과 지식이 골고루 균형 잡힌 지식인을 길러내기보다는 점점 더 전문지식만을 쌓도록 유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정해진 과는 평생 한 사람의 지식을 좌우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수학을 못해 문과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점점 더 수학이라는 학문에 담을 쌓고 아예 배울 기회마저 잃게 되는 것이다.
문․이과를 잘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더 적합한 학문이 존재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개별 지식을 쌓도록 강압해왔다. 그런데 이과생이 몰라도 되는 문과 지식이 있을 수 있을까? 혹은 문과생이 알면 학문 발전에 훨씬 이득이 되는 이과 지식은 없을까?
여기에서 탄생한 개념이 바로 지식과학(Knowledge Science)이다. 지식과학은 이렇게 파편화된 지식의 재편․융합․창조를 목표로 하는 장대한 기획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생물학, 철학, 경제학, 물리학 같은 개별 과학의 형태로 지식을 쌓아왔다. 그런데 개인, 인류, 그리고 지구 전체를 놓고 따져볼 때, 이렇게 세분화된 지식의 형태가 반드시 장점으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오히려 지식은 인간․조직․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된 지식으로 새롭게 통합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지식과학은 지식창조의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미래 지식 사회를 담당할 인재를 기르는 일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지식창조 활동은 물론, 기업가, 예술가, 장인 같은 이들과 교류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별개의 학문, 별개의 영역처럼 보이는 이러한 것들이 실은 지식이라는 개념이 중심이 되는 통합적인 새로운 분야의 다양한 측면이다.
목차
01 지식창조기업
02 SECI모델
03 장
04 지식경영
05 그룹웨어
06 커뮤니티웨어
07 어웨어니스 지원
08 기술경영
09 기업의 기술전략
10 지식자산
11 테크노 스톡
12 테크노 프로듀서
13 정보시스템 기획방법론
14 산업 경쟁력
15 지적재산권
16 사회자본
17 지식창조 자치단체
18 정책지
2장 지식의 구성요소
19 지식과 정보
20 외재주의
21 경험지․암묵지
22 장인의 지식
23 토착민의 지식
24 상황의미론
25 정보디자인
26 의미론
27 커뮤니케이션
28 코퍼스
29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
3장 지식의 방법론
30 시스템 방법론
31 퍼지 모델
32 카오스
33 복잡계
34 구성론적 수법
35 소프트 시스템 방법론
36 지식의 체계화
37 과학계량학
4장 지식의 엔진
38 발상 지원 시스템
39 발산적 사고 지원 시스템
40 수렴적 사고 지원 시스템
41 지식발견
42 창조과학과 창조기법
43 지식창조 건물
44 음악 창조성 지원
45 휴먼 인터페이스
46 어포던스
47 지적 비주얼 인터페이스
48 미디어아트
5장 지식의 오디세이
49 모드2
50 지식경제
51 내셔널 이노베이션 시스템
52 차세대 이노베이션 모델
53 전자 상거래 지원
54 멀티에이전트 시스템
55 유비쿼터스 컴퓨팅
56 정보기하학
57 네트워크 생태계
58 생물정보 데이터베이스
59 생물정보에서 얻는 지식
60 유전자 지식
61 바이오 인포매틱스
62 고성능 바이오 컴퓨팅
63 나노테크놀로지
64 지구 환경 시뮬레이션
편집자 추천글
최첨단 지식 프로젝트
‘지식과학’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맨 처음 발전시킨 곳은 일본 최초의 독립국립대학원대학으로 창설된 호쿠리쿠 첨단 과학기술대학원(JAIST)이다. 우리나라의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도 오래전부터 교류를 맺어온 이 대학은 지금까지의 학문 분야를 재구성한 지식과학 연구과, 정보과학 연구과, 재료과학 연구과의 3개의 학과로 이루어져 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설비를 이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거기에서 축적된 풍부한 학문적 환경 속에서 차세대 과학기술 창조를 담당할 인재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 대학원이다.
이 중 지식과학 연구과는 지식을 주제로 설립된 세계 최초의 연구․교육 기관이다. 여기에서는 조직에서 지식이 형성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인지과학적 시점에서 그룹에서의 의사 결정을 조사하며, 복잡계나 유전자 정보 같은 연구를 통해서 지식의 본질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에는 문과, 이과,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의 학부졸업생, 사회생활 경험자, 기업에 파견된 사람이 입학하며, 연령층도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매 수업에서는 문과의 지식과 이과의 지식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다양한 학생 간의 상호 교류도 좋은 자극이 된다.
앞으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는 데 사회, 개인, 자연, 조직이 지닌 지식을 확인하고, 활용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식과학 연구과는 이 책이 제시하는 다양한 연구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듯이 기존의 학문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지식이라는 새로운 시점에서 사회와 지식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지식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가?’ ‘어떻게 지식을 만들어낼 것인가?’ 같은 문제를 중심에 두고, 사회과학에서부터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지식을 중심으로 삼아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지식과학을 연구하는 자세이다.
이 같은 지식 프로젝트는 이 학교의 각자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같은 과제 아래에서 물리적으로 모여, 일상적으로 접촉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각각의 분야별 연구자가 다른 분야의 의견이나 방법론을 자신의 분야에 도입하여, 분야별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이렇게 연구 성과가 쌓이면, 이제까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가 자연스레 지식으로 변하고, 개념도 분명해진다. 이렇게 되면 눈사태가 일어나듯 새로운 연구 성과가 급속하게 발표되기에 이른다.
64개의 키워드로 풀어가는 지식 오디세이
『지식과학 사전』은 추가 정보가 필요 없는 사전처럼 간단명료한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다. 대신 한 가지 키워드를 이해하기 위해 이 책 안에 소개된 다양한 키워드를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각 항목에는 더 알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적합한 참고도서를 한 권씩 소개하고 있고, 각 장(총 5장으로 구성)의 말미에도 8권의 관련 도서가 소개되어 있다.
우선 이 책은 사회 과학적 관점에서 조직의 지식 형성과 전달 과정을 알아본다. 그리고 인지 과학적 관점으로 살펴볼 때 그룹의 의사 결정을 조사하는 그룹웨어 등 지식창조를 지원하는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 세대에 없어서는 안 될 컴퓨팅에 관한 시스템적인 분류와 새로운 지식의 창조를 구현하며 더 나아가서 복잡계를 통한 유전자 정보의 연구를 통해서 지(앎)의 본질을 해명한다. 특히 ‘지식’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점에서 기존의 학문 영역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키워드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은 JAIST 교수진 20명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 대해 지식과학의 영역과 성과를 64항목의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 키워드들은 자연과학에서 인문사회 및 정보과학에 이르는 모든 지식을 통합하며, 이렇게 통합된 지식은 개인, 조직 및 사회에 필요한 지식으로 새롭게 재창조되는 지식 창조의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이 책의 키워드들은 경험지․암묵지, 퍼지 모델, 카오스에서부터 과학계량학, 미디어아트, 지식경제, 유비쿼터스 컴퓨팅, 바이오 인포매틱스, 나노테크놀로지 등 언뜻 들어도 만만치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한 번쯤 들어는 봤지만 정확한 뜻을 알 수 없을뿐더러 이것들이 어떻게 내 지식에 관여하게 되는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차세대 정보 지식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이 키워드들은 이미 시작된 미래 사회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미리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이 지식들은 낱낱의 개념이 아니라 마치 거미줄처럼 유기적으로 짜여져 이 책을 들여다보노라면 어느새 지식의 바다에서 월척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은 어떻게 공유되는가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이라는 말이 적합할 만큼 이 책 안에서 항목들끼리도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우선 ‘지식은 어떻게 공유되는가’라는 문제에서 발전하여 ‘지식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가’를 설명하고 나면 ‘무형의 지식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까지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키워드를 몇 가지만 설명한다.
[01 지식창조기업]
조직은 단순히 인간을 관리하고 기계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개인이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자기초월의 장이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노동자는 자신에게 할당된 공정에만 전념하며 전체적인 일을 알 필요는 없다. 이 경우 노동자는 기술과 비용 면에서 가능하다면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로봇과 인간은 다르다. 로봇은 미리 설정된 일만을 할 수 있지만, 인간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자동차 생산이라 해도 도요타 생산시스템의 경우, 노동자에게 자신이 담당하는 공정뿐만 아니라 그 전후 공정, 나아가서는 자동차 생산라인 전체를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하여 길러진 현장의 지식은 공유화, 시스템화되고, 생산시스템은 꾸준히 나아진다. 따라서 지식창조의 주체로서 조직의 과제는 개인이 지닌 지식을 어떻게 공유하고, 거기에서 어떤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느냐,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개인이 자기초월을 달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02 SECI모델]
위에서 제시한 문제, 즉 우리는 어떻게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까라는 의문에 가장 쉽게 답하고 있는 키워드로서, SECI모델로 설명한다.
지식은 암묵지와 형식지 간의 끊임없는 변환을 통해 창조된다. 개인의 지식이 경험을 통해 얻어진 신체지로 축적되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암묵지인 경우, 그 지식 그대로 새로운 다른 지식과 공유할 수 없다. 그 지식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려 한다면, 암묵지를 언어화하여 형식지로 변환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 공유되거나 새롭게 창조된 형식지 중에는 개인이 그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개인이 외부에서 받아들인 형식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 내부에서 그 지식을 소화하고, 그것이 암묵지가 될 때까지 자기 몸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변환 과정을 지식과학에서는 SECI 프로세스라고 부르는데, 공동화(Socialization), 표출화(Externalization), 연결화(Internalization), 내면화(Combination)라고 하는 네 가지 변환 모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네 가지 변환 과정에서, 지식은 원이 아니라 나선형을 그리며 변환되고 창조된다. 지식창조의 과정은 SECI를 일주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암묵지가 새로운 SECI 과정의 출발점이 되어 끊임없이 지식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21 경험지․암묵지]
위의 SECI모델에서 설명한 경험지와 암묵지에 대한 항목이다.
암묵지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다. 암묵지와 대비되는 것이 형식지인데 이것은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은 형식지이다. 한편, 암묵지는 할 수는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알고는 있는데 말로 하기 어려운 지식을 말한다. 명의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뛰어난 내과의사는 청진기를 가슴에 대로 환자의 몸속에서 나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환자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소리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인지, 그것을 언어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또한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손가락으로 환자의 가슴을 두드려보기도 한다. 왜 그렇게 두드리는 것일까? 이것도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다. 암묵지는 우리들의 경험을 통해 얻는 지식이다. 그래서 암묵지를 경험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경험지란 무엇인가, 왜 그것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가? ……
[22 장인의 지식]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일본에는 장인이라고 표현되는 기술 보유자들이 많다. 이들의 기술을 어떻게 제대로 이어갈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는 항목이다.
우리가 기술이라고 하는 내용을 말로써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는 경우,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다. 유도를 비롯한 운동이나 악기 연주같이 몸을 움직이는 동작에 관한 기술을 말로써 가르치기는 어렵고, 실제로 시범을 보이고 연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든다. 이처럼 몸으로 기억한 지식을 신체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 신체지가 많은 선수나 연주자가 뛰어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일까? 이것은 매우 어려운 질문이지만, 우수한 플레이어는 거의 예외 없이 뛰어난 신체지의 소유자라고 할 수는 있다. 이 기술을 살리는 방법으로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 술 제조 기술자가 지닌 경험지를 컴퓨터에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 몇 군데의 양조장에서 진행 중이다. 살아 움직이는 효모가 지닌 수많은 환경 변화를 정리하고 효모의 활동 상황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기술자가 판단 기준을 기계화하여, 준숙련자도 관리할 수 있게 작업을 형식지화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