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에 대한 새로운 통찰,
‘본인-대리인 이론’으로 본 지능의 본성
우리는 ‘지능’을 잘못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흔히 우리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나 계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 ‘지능이 높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능은 단순히 추론 능력이나 계산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공감하고 꿈꾸는 등의 보편적인 인지 능력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복잡한 수학적 연산을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우는 전자계산기를 보고 지능이 높다고는 말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능의 탄생》에서 이대열 교수는 지능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재고할 것을 요청한다. 바로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지능을 보자는 것이다. 물론 지능은 문제 풀이 능력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풀어야 한 문제들은 단순한 수학 문제가 아니라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이었다. 생명체가 환경에서 접하는 문제들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마련이라 어제 능숙하게 풀어낸 문제라고 해서 내일도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은 수학 문제와는 달리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가혹한 생존 환경 속에서 생명체는 한 가지 문제만 풀 수 있는 전자계산기가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능해결사가 되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생명체가 획득하게 된 능력이 바로 지능이며, 이때 지능은 문제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행동들을 고려한 후 그중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선택하는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의사결정을 통해서 표현되는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다. 이 책은 바퀴벌레와 해파리, 예쁜꼬마선충, 그리고 인간의 안구에서 나타나는 행동들을 통해 지능의 다채로운 면모들을 보여준다.
유전자 관점에서 뇌의 진화를 설명한 2부에서는 이대열 교수의 고유한 통찰이 녹아들어 있다. 유전자와 뇌의 관계는 사장과 노동자의 관계와 유사하다. 사장은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급여를 주고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고용한다. 이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 수익이 많이 나고 회사가 잘 되면 사장과 노동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유전자 또한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위해 뇌를 이용하고, 뇌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록 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위한 것이지만 뇌 또한 그 관계에서 이득을 보는 것이다. 저자인 이대열 교수는 경제학의 ‘본인-대리인 이론’을 접목하여 유전자와 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분업과 위임을 살펴본다. 분업과 위임은 뇌처럼 복잡한 구조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인 것이다.
인간지능 vs 인공지능
인간을 모사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전 세계를 깜작 놀라게 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충격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제 사물 인식이나 바둑과 같은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알파고의 출현 이후 인간의 지능은 별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인공지능의 성능은 계속 향상되었다. 가장 놀라운 사례 중 하나는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알파스타AlphStar’다. 알파스타는 이곳저곳에서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바둑과 비교해 현실과 더 비슷한 스타크래프트에서 인간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인공지능은 정말 놀랍게 발전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혁명적인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컴퓨터공학과 신경과학이 서로를 보고 배우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전까지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인공신경망 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초인간적인 성능을 과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 환경 변화에 학습을 하는 신경망을 모사한 딥러닝 또는 심층 학습이라고 불리는 알고리듬의 등장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기계의 학습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추가해 수학이나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인공신경망을 구현한 인공지능이 어떻게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이해를 돕고자 했다.
알파스타와 알파고에 사용된 심층 강화 학습과 같은 최첨단 알고리듬은 이제 자동차의 자율 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이처럼 놀라운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은 계속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완벽히 대체하고 말 것인가? 이대열 교수는 놀라운 인공지능의 발전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일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능은 ‘아직’ 생명체의 고유한 기능이다
2012년 8월, 화성으로 파견된 인공지능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 인간이 원격조정할 필요 없이 스스로 판단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며 탐사활동을 펼치는 큐리오시티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알파고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 로봇이다. 바둑에 특화되어 있는 알파고와는 달리 큐리오시티는 자율운전능력은 물론, 미션 수행을 위한 에너지 배분,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중요한 내용을 지구로 전송하는 영상 편집 능력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성을 갖춘 로봇 큐리오시티, 큐리오시티와 같은 기계 로봇도 ‘진짜’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이대열 석좌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큐리오시티가 마치 지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지능의 일부 특징을 마치 지능 전체로 오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대열 교수는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볼 때만 지능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신경과학과 행동경제학의 교차점에서 지능의 근원과 한계를 탐구하며 지능은 아직 생명의 것임을 역설한다.
이런 분석을 통해 이대열 교수는 특이점같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당분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지능이란 근본적으로 자기 복제를 핵심으로 하는 생명 현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적 능력의 여러 측면에서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이 오더라도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가 자기 복제를 시작하지 않는 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본인으로 하는 대리인의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다.
저명한 신경과학자인 이대열 교수는 이 흥미로운 책에서 뇌와 마음에 대한 과학의 핵심을 권위 있으면서도 접근성 높게 소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생명체의 지능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에 대해 통찰력 있는 새로운 주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논쟁 중 하나인 인공지능의 문제에 대한 요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비전문가 역시 이 토론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 기술의 미래와 그 관계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매슈 보트비닉Matthew Botvinick 런던대 신경과학연구소 교수 및 딥마인드 신경과학 연구 책임자
지능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신경과학과 심리학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대열 교수는 진화에서 지능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의사결정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심리학, 신경과학, 수학, 확률 이론, 경제학, 진화, 철학, 인공지능 등 광범위한 분야를 섭렵한다. 논리적으로 짜여 있는 이 책은 지능의 신경학적 기초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서술로 가득 차 있다. —고든 M. 셰퍼드Gordon M. Shepherd 예일대 의과대학 신경과학부 석좌교수
저자소개
지은이 : 이대열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로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 및 뇌·심리과학과 특훈교수Bloomberg Distinguished Professor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신경과학을 전공했다. 고양이의 뇌에서 시각 정보가 처리되는 과정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네소타대 생리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원숭이의 대뇌피질을 연구했다. 예일대 신경과학과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는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 및 뇌·심리과학과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강화 학습과 경제적 선택에 있어 전전두피질과 기저핵의 역할에 관심이 있다.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뉴런Neuron》,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과 같은 국제적인 저널에 100편 이상의 논문들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학문적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삼성호암상 의학 부분을 수상했다. 《이-라이프e-Life》의 편집자로 활동 중이며, 뉴로게이저의 공동 창업자 및 최고 과학책임자이기도 하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목차
개정판 서문
서문
1부 지능이란 무엇인가
1장 지능의 조건
지능이란 무엇인가 | 뇌가 없는 지능 : 박테리아부터 식물까지 | 신경계는 어떻게 작동
하는가 | 가장 기본적인 행동, 반사 | 반사 행동의 한계 : 바퀴벌레의 반사 | 뇌의 커넥톰
| 근육을 제어하는 다양한 장치들 | 안구 운동의 예
2장 뇌와 지능
효용 이론 |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 부리단의 당나귀 | 효용 이론의 한계 | 의
사결정은 행복을 위한 것인가 | 효용 이론과 뇌 | 뇌를 직접 들여다보는 방법 | 효용의
진화
3장 인공지능
뇌와 컴퓨터 | 컴퓨터는 뇌와 같아질 수 있나 | 시냅스와 트랜지스터 | 하드웨어와 소프
트웨어 | 화성으로 간 인공지능 | 망부석이 된 소저너 호 | 자율적 인공지능 | 인공지능
과 효용 | 로봇 팀과 집단지능
2부 지능의 진화
4장 지능과 자기 복제 기계
자기 복제 기계란? | 자기 복제 기계의 진화사 | 만능 재주꾼 단백질 | 다세포 생명체의
출현 | 뇌의 진화 | 진화와 발달
5장 뇌와 유전자
분업과 위임 | 본인-대리인의 문제 | 유전자가 뇌에게 제시한 장려책 : 학습
3부 지능과 학습
6장 왜 학습하는가?
학습의 다양성 | 고전적 조건화 : 개와 버저 | 결과의 법칙과 조작적 학습 : 호기심 많은
고양이 | 고전적 조건화와 기구적 조건화의 결합 | 지식 : 잠재적 학습과 장소 학습
7장 학습하는 뇌
신경세포와 학습 | 엔그램을 찾아서 | 해마와 기저핵 | 강화 학습 이론 | 쾌락의 화학 물
질 : 도파민 | 강화 학습과 지식 | 후회와 안와전두피질 | 후회와 신경세포
8장 학습하는 기계
앨릭스넷의 조상 : 퍼셉트론 | 심층 학습 : 앨릭스넷 | 심층 강화 학습 : 알파고 | 인공지
능의 미래
9장 사회적 지능과 이타성
게임 이론의 등장 | 게임 이론의 사망? |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 | 파블로프 전략 | 협동하
는 사회 | 이타성의 어두운 면들 | 상대방의 선택을 예측할 수 있는가 | 재귀적 추론 | 사
회적인, 너무나 사회적인 뇌
10장 지능과 자아
자기 인식의 역설 | 메타인지와 메타선택 | 지능의 대가
맺음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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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에 대한 새로운 통찰,
‘본인-대리인 이론’으로 본 지능의 본성
우리는 ‘지능’을 잘못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흔히 우리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나 계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 ‘지능이 높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능은 단순히 추론 능력이나 계산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공감하고 꿈꾸는 등의 보편적인 인지 능력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복잡한 수학적 연산을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우는 전자계산기를 보고 지능이 높다고는 말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능의 탄생》에서 이대열 교수는 지능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재고할 것을 요청한다. 바로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지능을 보자는 것이다. 물론 지능은 문제 풀이 능력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풀어야 한 문제들은 단순한 수학 문제가 아니라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이었다. 생명체가 환경에서 접하는 문제들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마련이라 어제 능숙하게 풀어낸 문제라고 해서 내일도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은 수학 문제와는 달리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가혹한 생존 환경 속에서 생명체는 한 가지 문제만 풀 수 있는 전자계산기가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능해결사가 되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생명체가 획득하게 된 능력이 바로 지능이며, 이때 지능은 문제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행동들을 고려한 후 그중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선택하는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의사결정을 통해서 표현되는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다. 이 책은 바퀴벌레와 해파리, 예쁜꼬마선충, 그리고 인간의 안구에서 나타나는 행동들을 통해 지능의 다채로운 면모들을 보여준다.
유전자 관점에서 뇌의 진화를 설명한 2부에서는 이대열 교수의 고유한 통찰이 녹아들어 있다. 유전자와 뇌의 관계는 사장과 노동자의 관계와 유사하다. 사장은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급여를 주고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고용한다. 이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 수익이 많이 나고 회사가 잘 되면 사장과 노동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유전자 또한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위해 뇌를 이용하고, 뇌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록 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위한 것이지만 뇌 또한 그 관계에서 이득을 보는 것이다. 저자인 이대열 교수는 경제학의 ‘본인-대리인 이론’을 접목하여 유전자와 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분업과 위임을 살펴본다. 분업과 위임은 뇌처럼 복잡한 구조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인 것이다.
인간지능 vs 인공지능
인간을 모사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전 세계를 깜작 놀라게 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충격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제 사물 인식이나 바둑과 같은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알파고의 출현 이후 인간의 지능은 별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인공지능의 성능은 계속 향상되었다. 가장 놀라운 사례 중 하나는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알파스타AlphStar’다. 알파스타는 이곳저곳에서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바둑과 비교해 현실과 더 비슷한 스타크래프트에서 인간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인공지능은 정말 놀랍게 발전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혁명적인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컴퓨터공학과 신경과학이 서로를 보고 배우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전까지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인공신경망 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듬이 초인간적인 성능을 과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 환경 변화에 학습을 하는 신경망을 모사한 딥러닝 또는 심층 학습이라고 불리는 알고리듬의 등장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기계의 학습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추가해 수학이나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인공신경망을 구현한 인공지능이 어떻게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이해를 돕고자 했다.
알파스타와 알파고에 사용된 심층 강화 학습과 같은 최첨단 알고리듬은 이제 자동차의 자율 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이처럼 놀라운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은 계속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완벽히 대체하고 말 것인가? 이대열 교수는 놀라운 인공지능의 발전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일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능은 ‘아직’ 생명체의 고유한 기능이다
2012년 8월, 화성으로 파견된 인공지능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 인간이 원격조정할 필요 없이 스스로 판단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며 탐사활동을 펼치는 큐리오시티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알파고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 로봇이다. 바둑에 특화되어 있는 알파고와는 달리 큐리오시티는 자율운전능력은 물론, 미션 수행을 위한 에너지 배분,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중요한 내용을 지구로 전송하는 영상 편집 능력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성을 갖춘 로봇 큐리오시티, 큐리오시티와 같은 기계 로봇도 ‘진짜’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이대열 석좌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큐리오시티가 마치 지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지능의 일부 특징을 마치 지능 전체로 오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대열 교수는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볼 때만 지능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신경과학과 행동경제학의 교차점에서 지능의 근원과 한계를 탐구하며 지능은 아직 생명의 것임을 역설한다.
이런 분석을 통해 이대열 교수는 특이점같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당분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지능이란 근본적으로 자기 복제를 핵심으로 하는 생명 현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적 능력의 여러 측면에서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이 오더라도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가 자기 복제를 시작하지 않는 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본인으로 하는 대리인의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