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안드레아스 니더(Andreas Nieder)
독일의 신경과학자. 독일 튀빙겐대학교 동물생리학 교수이자 신경생물학연구소 소장이며 베르너 라인하르트 통합신경과학센터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0년 MIT의 영장류 인지신경과학 권위자 얼 K. 밀러 교수의 실험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원숭이가 수량 개념을 이해할 때 뉴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했다. 2004년 튀빙겐대학교 조교수로 부임하며 동물실험실을 열고 동물의 인지, 특히 까마귀와 마카크원숭이의 수 이해 능력을 연구했다. 현재도 다양한 실험으로 동물과 인간의 행동 및 뇌를 관찰함으로써 수 표상은 물론 학습, 기억, 의식 같은 고차적 기능이 뇌에 어떻게 배선되어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뇌에서의 수 표상〉 〈영장류 전전두피질에서 시각적 대상의 수량에 대한 표상〉 〈원숭이에서 시각적 수량 정보에 대한 두정-전두 네트워크〉 외 다수가 있다.
옮긴이 : 박선진
과학 전문 번역가.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동 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 과정에서 심리 작용과 그 물리적 기반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 잡지 《스켑틱》 한국어판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는 《휴먼네트워크》와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근간)이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 안드레아스 니더(Andreas Nieder)
2000년 MIT의 영장류 인지신경과학 권위자 얼 K. 밀러 교수의 실험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원숭이가 수량 개념을 이해할 때 뉴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했다. 2004년 튀빙겐대학교 조교수로 부임하며 동물실험실을 열고 동물의 인지, 특히 까마귀와 마카크원숭이의 수 이해 능력을 연구했다. 현재도 다양한 실험으로 동물과 인간의 행동 및 뇌를 관찰함으로써 수 표상은 물론 학습, 기억, 의식 같은 고차적 기능이 뇌에 어떻게 배선되어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뇌에서의 수 표상〉 〈영장류 전전두피질에서 시각적 대상의 수량에 대한 표상〉 〈원숭이에서 시각적 수량 정보에 대한 두정-전두 네트워크〉 외 다수가 있다.
옮긴이 : 박선진
책정보 및 내용요약
우리는 어떻게 수를 이해하게 되었을까? 수를 다루는 기술은 우리 인간만이 가진 능력일까? 수리 능력은 한 개인에서 어떻게 발달하고, 생명의 역사 전체에서 어떻게 진화해왔을까? 우리가 수를 세고 계산할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독일 튀빙겐대학교의 동물생리학자이자 신경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니더의 《수학하는 뇌》는 다양한 동물실험과 최신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의 수 인지 능력의 신경학적 기반과 진화적 토대를 탐구한다.
니더는 유아와 신생아는 물론 동물들에게도 수리 능력이 있으며, 우리 뇌 속에는 수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수 뉴런’이 있음을 밝히고, 수리 능력과 언어 능력의 관계, 수학 천재들의 뇌와 일반인의 뇌의 차이, 수학을 잘하는 아이의 비결과 수학 학습장애를 개선하는 법 등 수학과 뇌에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에 답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11
1부 개념적 기초
1장 수에 대해 생각하기 17
수는 발명되었나, 발견되었나? 17
수는 세계의 객관적 속성이다 21
우리는 어떻게 수를 알 수 있을까? 26
2장 수 개념, 표상 및 체계 30
수의 세 가지 개념 30
수의 심적 표상 및 심적 체계 32
2부 수의 진화적 뿌리
3장 동물들도 수를 이해한다 45
다양한 동물의 출현 45
생물 진화의 메커니즘 51
동물의 ‘셈하기’에 관한 고전적 연구 55
동물의 수 인지를 시험하는 방법 60
수리 능력의 계통발생학 66
동물의 수량 식별 능력의 특징 83
4장 동물들이 수리 능력을 발전시킨 이유 103
수리 능력이 주는 두 가지 혜택 103
수리 능력은 생존을 돕는다 105
수리 능력은 번식을 돕는다 117
5장 우리는 수 감각을 타고난다 122
갓난아기에게도 수리 능력이 있다 122
동물에게는 없는 대상 추적 시스템 127
선주민은 숫자 없이 어떻게 수를 셀까? 130
우리는 원래 로그 척도로 수를 인지한다 134
3부 뇌와 수량
6장 뇌의 어디에서 수량을 인지하는가? 141
대뇌피질의 설계도 141
뇌 손상 후 수량 감각을 상실한 환자들 153
수량을 처리하는 뇌 영역을 찾아내는 방법 158
7장 수 뉴런 171
뉴런이 전달하는 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 171
원숭이의 뇌에서 수 뉴런을 발견하다 177
수는 뉴런에 어떻게 코딩되는가? 186
수 판단에는 수 뉴런이 필요하다 190
수 뉴런은 다양한 표상 유형과 양상을 암호화한다 194
수 뉴런은 수렴진화의 산물이다 200
인간 뇌에도 수 뉴런이 존재한다 205
수 뉴런은 학습된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다 210
뇌가 수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신경망 모델들 215
수 표상에는 뇌의 다른 인지 시스템들이 필요하다 219
4부 수 상징
8장 수의 흔적 229
호모 사피엔스를 상징적 사고로 이끈 진화적 압력 229
수 기호의 세 가지 종류: 도상, 지표, 상징 233
인류사에서 수 상징의 발명 236
어린이들이 수 기호 다루는 법을 배우기까지 242
동물에게 수 기호 가르치기 245
9장 수 상징의 신경학적 기반 253
4보다 큰 수를 잊어버린 환자 253
fMRI로 알아낸 수 상징을 표상하는 뇌 영역 257
상징적 수와 비상징적 수를 모두 처리하는 수 연합뉴런 259
뇌전증 환자 연구에서 확인한 인간 뇌의 상징적 수 뉴런 264
숫자를 판독하는 우리 뇌의 수 전담 영역 267
10장 계산하는 뇌 274
선주민, 유아, 동물에서 나타나는 비상징적 계산 274
추상적 산술 규칙을 처리하는 규칙 선택적 뉴런 284
계산이 일어나는 피질 영역 292
덧셈과 뺄셈에서 뇌는 각기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 300
좌뇌와 우뇌 중 어느 쪽이 더 계산에 관여할까? 305
수리 능력과 언어 능력은 뇌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308
수학자와 수학 천재의 뇌는 일반인과 다를까? 316
11장 공간과 수 328
작은 수는 왼쪽에, 큰 수는 오른쪽에 328
숫자선을 따라 계산하기 333
뇌에서 공간과 수 337
5부 발달과 수
12장 수학하는 뇌의 발달 347
아이들은 어떻게 셈하기를 이해할까? 347
상징적 수체계를 위한 시작 도구 351
근사 수량 판단을 잘하는 아이가 수학도 잘한다 354
발달기 아동의 뇌 활성은 성인과 무엇이 다를까? 358
수 표상은 뇌에서 어떻게 ‘추상적’으로 처리되는가? 364
13장 계산장애가 있는 사람들 371
발달적 계산장애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371
계산장애의 두 가지 유형 374
뇌 속에서 계산장애의 흔적 찾기 378
계산장애 아동의 뇌 활성화에서 기능적 차이 382
계산장애는 유전자 탓일까? 384
계산이 일어나는 피질 영역 292
덧셈과 뺄셈에서 뇌는 각기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 300
좌뇌와 우뇌 중 어느 쪽이 더 계산에 관여할까? 305
수리 능력과 언어 능력은 뇌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308
수학자와 수학 천재의 뇌는 일반인과 다를까? 316
6부 아주 특별한 수와 뇌
14장 마법의 수 ‘영’ 395
‘영’은 왜 특별한가? 395
인류사에서 ‘영’의 발견 398
아동에서 0 개념의 발달 408
동물에게도 0과 유사한 개념이 있다 412
‘없음’과 공집합은 뇌에서 어떻게 표상될까? 418
나가는 말 427
감사의 말 430
주 433
찾아보기 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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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을 통해 수리 능력의 정체를 파헤치다
수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사물을 세고 값을 계산하는 일에서부터 모든 과학기술과 문명이 우리의 수리 능력에 기초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이 능력을 얻게 되었는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최근 20년 동안 수리 능력에 대한 연구가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는데, 주로 동물 행동실험과 단일 뉴런 활성 기록, 뇌 영상 스캔(fMRI, PET, TMS 등) 같은 신경생물학의 성과였다. 원숭이와 까마귀의 수리 능력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독일의 신경생물학자 안드레아스 니더는 자신의 여러 실험과 발견은 물론 지난 20년 동안의 학계 연구 성과를 상세히 소개하며, 수 인지 능력의 신경학적 기반과 그 진화 과정에 대한 놀랍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수를 헤아리는 법을 배우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안다. 마치 감각적 대상을 지각하듯이, 우리는 따로 훈련받지 않아도, 시각 자극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수량을 감지할 수 있다. 어느 것이 더 크고 작은지, 무엇이 더해지거나 없어졌는지 즉각 알아차린다. 이것은 우리가 수에 대한 근본적 이해, 선천적 직관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 선천적 능력을 ‘수 감각’ 또는 ‘수 본능’이라고 한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리의 모든 인지는 뇌가 담당하고, 뇌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므로, 수 감각의 미스터리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수리 능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수 본능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진화적으로(계통발생) 그리고 발달학적으로(개체발생)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뇌의 진화와 생리학을 이해하는 것이 수리 능력의 비밀을 푸는 열쇠다.
수리 능력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에 답하다
이 책은 수리 능력에 대한 신경생물학 연구를 최전선에서 이끌어온 과학자가 다양한 연구 성과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보고하는 내용이다. 특히 다양한 수리 능력을 측정하고 데이터 오류를 피하기 위해 실험을 설계하는 방법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과학도들이 배울 점이 많다. 이 책이 다루는 수와 뇌 관련한 여러 쟁점 중 몇 가지만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리 능력은 유전자가 결정할까?
수리 능력의 개인차는 환경적 요인 때문일까, 유전적 요인 때문일까? 1997년의 쌍둥이 연구에 의하면, 쌍둥이 중 한 명이 계산장애를 가지고 있을 경우 다른 쌍둥이가 이러한 장애를 공유할 가능성은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58%지만 이란성 쌍둥이는 39%에 불과했다. 유사한 환경에서 자랐어도 일란성 쌍둥이가 더 높다는 점은 수리 능력과 장애가 유전적이라는 단서를 준다. 하지만 이보다 최근의 훨씬 대규모 연구에서, 개인차는 유전적 영향(32%)보다 환경적 영향(68%)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가정 환경에서도 학습 능력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아마도 교육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저자는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초기의 교육적 개입이 수학 성취도가 낮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일반적으로 남아들의 수리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간주되지만, 과학 연구에 따르면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학자와 수학 천재의 뇌는 일반인과 다를까?
수학 천재의 뇌는 오랫동안 일반인의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가우스가 죽은 후 골상학자들이 가우스 뇌의 해부학적 특징을 놓고 갑론을박한 이야기(심지어 그들이 살펴본 뇌는 같은 해 사망한 다른 사람의 뇌였다. 실제 가우스의 뇌와 라벨이 뒤바뀐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의 검시의가 몰래 아인슈타인의 뇌를 240조각 내 맥주 냉장고에 보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죽은 뇌의 형태나 조직을 통해 천재성의 비밀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신경과학의 미신에 불과하다. 그 비밀을 밝히려면 살아있는 뇌의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수학자들이 문제를 푸는 동안 뇌 활성을 fMRI로 관찰한 결과, 양쪽 PFC(전전두피질), IPS(두정간구) 및 하측두피질로 구성되는 핵심 수 네트워크에서 일반인보다 강한 활성이 나타났다. 그리고 수학자들이 문제를 풀 때 언어와 관련된 뇌 영역은 관여하지 않았는데, 이 점은 수리 능력이 언어 능력에 기초한다는 주장을 다시금 반박한다.
#어떤 아이가 커서 수학을 더 잘할까?
아기는 처음에는 근사 수치 시스템(ANS)에 기초해 수량 판단을 내리다가, 발달과 교육을 통해 정밀도를 점차 높이다가 나중에는 상징적 수 표상으로 대체하게 된다. 두 체계가 이렇듯 서로 연결되어 있다면, 비상징적 집합 크기를 판별하는 데에서의 정밀함과 상징적 수학 능력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14세 아동의 ANS와 수학 성적은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이는 유치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간단히 말해, 집합 크기의 작은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상징적인 수학 과제도 더 잘한다는 것이다.” 수학 성취도에서의 개인차는 진화적으로 아주 오래된, 우리가 본래 타고나는 ANS의 정밀도의 개인차와 관련이 있다.
#뇌는 덧셈과 뺄셈을 할 때 각기 다른 전략을 사용할까?
사칙연산 중 뺄셈과 나눗셈을 할 때 우리는 정말로 수를 셈하여 문제를 푼다. 이러한 계산법을 ‘절차적 전략’이라고 한다. 하지만 덧셈과 곱셈에서는 반복 학습을 통해 결과를 사실로서 기억했다가 문제를 풀 때 답을 인출하는 방법을 쓴다. 이러한 접근법을 ‘사실-인출 전략’이라고 한다. 뇌 손상 환자들 가운데 덧셈은 잘하지만 뺄셈은 어려워하거나 그 반대인 사례들은 두 전략이 뇌에서 독립적으로 기능함을 암시한다. 실제로 뇌영상 기법을 이용해 살펴본 결과, IPS(두정간구)와 하전두회는 절차적 전략(뺄셈과 나눗셈)을 수행하고, 각회와 연상회, 하두정엽은 사실-인출 전략(덧셈과 곱셈)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뇌와 우뇌 중 어느 쪽이 더 계산에 관여할까?
수리 능력이 어느 쪽 반구에서 우선적으로 처리되는지는 수 인지 분야에서 가장 자주 논의되는 주제다. 예전에는 수 처리에 좌측 두정엽이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양쪽 반구의 두정엽 모두가 필수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영상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덧셈 기능은 평균적으로 좌반구에 치우친 반면, 뺄셈을 수행할 때는 양쪽 반구가 모두 활성화되며 곱셈은 주로 우반구에 치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능력과 언어 능력은 뇌에서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할까?
오랫동안 수리 능력은 언어 능력의 일부분으로 여겨져왔지만, 저자에 따르면 수리 능력은 언어 능력에 기초해 있지 않다. 언어 능력이 수리 능력의 초기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징적 수 표상(‘8’ ‘여덟’)은 어디까지나 비상징적 수 표상(8개의 점 또는 8회의 소리)을 기반으로 구축되었다. 뇌 손상 환자들에 관한 연구는 수 처리 시스템과 언어 처리 시스템이 뇌에서 서로 분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즉 언어 기능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수리 능력은 보존될 수 있다.
#계산장애를 개선할 수 있을까?
계산장애(dyscalculia)는 수와 산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선천적 학습장애로, 2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난독증보다도 일상생활에 더 큰 불편을 준다. (뇌 손상으로 인해 수리 능력이 떨어진 후천적 장애인 계산불능증(acalculia)과는 구별된다.) 우리 뇌의 조직은 회색질과 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정보의 처리는 주로 회색질에서 이루어지고 백질은 뇌 영역 간의 연결을 맡는다. 회색질이 많은 아이일수록 더 좋은 수학 점수를 받으며, 계산장애 아동은 정상 발달한 아이보다 그 양이 적었다. 또한 정상 발달 아동은 나이가 들수록 백질이 증가하는 데 비해, 계산장애 아동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전두-두정 수 네트워크에 뉴런이 더 적고 네트워크 영역 간 연결이 적을 경우 계산장애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의 신경생물학은 계산장애의 개선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학문 분과다. 초기 산술 능력을 담당하는 IPS(두정간구)의 ANS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적응형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컴퓨터 게임이 개발되어, 계산장애 아동의 수학 교습 프로그램으로 활용되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수를 다루는 기술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 아니다
‘타고난 수학자’로서의 수많은 동물을 조명하다
먼저 진화적 측면을 살펴보면, 수리 능력은 인간에게서 새롭게 출현한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물학적 조상들에까지 이르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니더는 다양한 동물들이 수량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놀라운 실험들을 예시하는데, 그 대상은 원숭이 같은 포유류나 까마귀 같은 조류만이 아니라, 도롱뇽 같은 양서류, 모시고기 같은 어류, 심지어 거미나 꿀벌 같은 절지동물도 포함한다. 물론, 동물들의 수리 능력이 사람처럼 숫자를 알아보고 복잡한 계산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들에게 제시한 과제는 대부분 점이나 도형의 개수(비상징적 수)가 ‘어느 쪽이 더 많은지’(상대적 수량 판단) 또는 ‘어느 것과 일치하는지’(절대적 수량 판단) 같은 것이었다.
더 큰 무리를 지으려는 물고기의 속성을 이용한 실험에서, 모시고기는 입구에 기하학적 도형들이 표시된 두 터널 중 더 많은 수 쪽의 터널을 선택해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일정한 훈련을 거친 모시고기는 가령 네모 2개와 3개, 삼각형 4개와 8개 중 더 큰 쪽을 성공적으로 식별했다. 도롱뇽이나 개구리에게 초파리가 든 투명상자 둘을 제시했을 때, 그들은 먹이가 더 많은 쪽(1 대 2, 2 대 3, 3 대 6, 4 대 8에서 후자)을 선택했다. 그러나 3 대 4, 4 대 6은 실패했는데, 이것은 비상징적 수량 판단에서 가까이 있는 수들보다는 멀리 있는 수들을(4 대 6보다는 4 대 8을), 거리가 일정할 때는 큰 수들보다는 작은 수들을(3 대 4보다는 2 대 3을) 더 쉽게 식별한다는 ‘근사 수치 시스템(ANS)’이 인간뿐 아니라 동물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구자들이 ‘타고난 수학자’라고 부르는 병아리는 대개 태어난 후 처음 본 움직이는 대상을(축구공이라도) 따라 하는데, 이러한 각인 대상의 수가 더 많은 쪽을 선호한다. 이러한 성향을 이용한 실험에서, 병아리들을 5개의 각인 대상과 함께 키운 후, 각인 대상들이 한쪽에는 2개, 다른 쪽에는 3개가 스크린 뒤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병아리들은 더 많은 쪽 스크린으로 향했다.
동물 중 가장 놀라운 수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저자가 ‘곤충들의 수학 천재’라고 부르는 꿀벌이다. 연구자들은 4미터 길이의 터널에 다섯 개의 지형지물을 놓고 그중 한 곳에 먹이를 두었다. 훈련을 받은 꿀벌들은 나중에 지형지물의 외양이 바뀌어도 학습한 순번의 위치에서 먹이를 찾았다. 이 실험은 꿀벌에게 수를 순차적으로 열거하는 능력이 있음을(비록 그 개수가 4개를 넘지는 못하지만) 보여준다. 이보다 난이도를 높인 실험에서 꿀벌들은 Y자 미로를 통과하는데, 갈림길에서 입구에 찍혀 있던 점의 개수와 같은 쪽을 선택한 꿀벌만이 보상(설탕)을 얻는다. 2와 3을 표시했을 때 훈련받은 꿀벌의 75%가 정확한 선택을 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꿀벌은 ‘초과’와 ‘미만’, 심지어 ‘0’의 개념도 식별할 수 있었다.
1998년 붉은털원숭이의 수리 능력에 대한 고전적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터치스크린에 나타난 무작위 그림들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하도록 훈련받았다(예컨대 삼각형 1개, 바나나 2개, 하트 3개, 사과 4개 순으로 터치). 시험에서 이들의 정확도는 30~50%였는데, 우연히 맞출 확률이 4% 미만임을 고려하면 이들이 수 순서 규칙을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까마귀에게 컴퓨터 화면으로 1부터 30까지의 수량 중 하나를 제시한 후 점의 개수가 동일한 이미지를 부리로 찍도록 훈련시켰다. 정확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까마귀의 성과곡선 역시 원숭이나 인간과 비슷한 종 모양의 정규분포를 이루었다.
수리 능력은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이다
수 인지 역시 자연선택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다
다양한 동물이 수리 능력을 진화시켜온 이유는 생존과 번식에 이로웠기 때문이다. 더 많은 쪽 먹이를 선택하고(도롱뇽, 개구리), 가장 사냥 성공률이 높은 집단 수를 이루고(늑대), 더 큰 무리를 지음으로써 포식자를 피하고(물고기), 침입자의 수를 파악해 영역을 보호할 때(암사자, 침팬지, 하이에나에게 적대적 침입자의 소리를 스피커로 들려주었을 때, 그들은 청각 정보로부터 침입자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무리가 적들보다 최소 1.5배 많을 때만 전투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스피커로 다가왔다) 수리 능력이 뛰어난 개체는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자연선택될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저자는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는 데 수리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두 가지 흥미로운 사례를 든다. 의갈목(전갈의 일종)은 수컷 여러 마리가 암컷 한 마리와 교미하는 일이 흔한데, 처음 교미한 수컷이 수정시킬 확률이 제일 높고 정자의 생산에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므로, 수컷은 냄새를 통해 암컷과 교미한 다른 수컷이 몇 마리인지 가늠한 후 그 수가 0마리에서 3마리로 증가함에 따라 정자의 할당량을 점차 줄여간다.
또 갈색머리흑조(찌르레기의 일종)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을 하는데, 이들의 알이 부화하는 데는 정확히 12일이 걸린다. 따라서 평균 12일 이상 알을 품는 숙주 새를 물색하고 알을 낳을 적절한 시기를 재야 한다. 숙주 새는 보통 알을 하루에 하나씩 낳고, 더 이상 낳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비로소 알을 품기 시작한다. 갈색머리흑조가 너무 빨리 알을 낳으면 숙주가 눈치를 채고 기생 알을 파괴할 위험이 있고, 너무 늦게 낳으면 부화되지 못하고 죽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갈색머리흑조는 매일 숙주 새의 둥지를 찾아와 알의 수를 세고, 기억하고, 늘어난 알의 개수와 지나온 일수를 비교평가하여 알을 낳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갓난아기에게도 수리 능력이 있다
수리 능력은 온전히 학습만의 산물이 아니다
다음으로 발달적 측면에서 보면, 수에 완전히 무지한 아기에게도 수리 능력이 있다. 하지만 아직 말을 못 하는 아기들이 수량을 식별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아기에게 동일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면 따분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이용했다. 생후 5~6개월 된 아기들에게 2개의 점을 계속 보여주다가 3개의 점을 보여주자 응시 시간이 더 길어졌다.
생후 50시간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들에게 한 실험은 더욱 놀랍다. 절반의 아기들에게는 4번 반복되는 음향을 계속 들려주고, 다른 절반의 아기들에게는 12번 반복되는 음향을 들려주었다. 그런 다음 점의 개수가 4개와 12개인 집합을 교대로 보여주었다. 4회의 청각 자극에 익숙해진 아기는 4개의 점을, 12회의 청각 자극에 익숙해진 아기는 12개의 점을 유의한 수준으로 더 오래 바라보았다. 갓난아기들도 성인처럼 감각 양상(청각과 시각)이나 제시 방식(순차적 제시와 동시적 제시)에 상관없이 수량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난 지 50시간 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의 핵심 발견은 우리가 수량을 처리하는 뉴런 기계를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수에 완전히 무지한 또 다른 부류는 지금도 수렵채집 사회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이다. 셋 이상을 세지 못하는(혹은 그에 해당하는 단어 자체가 없는) 아마존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원주민들은 비상징적 수 표상(점 집합)을 식별하는 데서 문명권의 사람들과 비슷한 근사 수치 시스템(ANS)의 특성을 보였으며, 덧셈의 정확도도 문명권 성인에 뒤지지 않았다.
아기의 계산 능력에 대한 고전적 연구로 ‘기대 위반’ 실험을 빼놓을 수 없다. 생후 5개월 된 아기들에게 인형 하나를 보여주고 커튼을 친 후 또 다른 인형이 커튼 뒤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대로 커튼을 걷을 때와 아기 몰래 인형을 하나 빼내고 커튼을 걷을 때 아기의 응시 시간을 비교해본다. 2개의 인형이 나타나면 아기들은 무심히 바라보지만, 1개의 인형만 나타나면 아기들은 믿기 어렵다는 듯 더 오래 응시했다. 5개월 된 아기도 1+1=2라고 기대하고, 그 기대가 어긋났을 때 놀라는 것이다. (동종의 실험들에서 아기들은 2-1=1 같은 뺄셈도 할 수 있었고, 5+5나 10-5 같은 큰 수도 식별할 수 있었으며, 원숭이들도 아기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초보적인 계산을 할 수 있었다. “비상징적 산수 과제에서 영장류는 대학원생에 뒤지지 않는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유아와 신생아도 선천적인 수 감각을 바탕으로 집합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단한 산술 연산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언어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인간의 뇌는 이미 수량을 표상하고 비상징적 수들로 기초적인 산술을 수행하기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뇌에는 수량을 인지하는 영역이 있다
뇌영상촬영으로 목격한 수와 뇌 활성화 사이의 놀라운 연결
단일 뉴런의 전기적 활성 기록 기법과 각종 뇌영상쵤영술의 발달로 연구자들은 대뇌피질에서 수를 처리하는 영역을 특정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시각, 청각, 체감각 피질에서 온 정보는 두정엽 경로와 측두엽 경로를 통해 전두엽으로 전달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신경망 모델인 ‘3중 부호 모델’에 따르면, 수량의 크기에 대한 표상(점의 개수)은 PPC(후부두정피질)의 IPS(두정간구)에서(특히 IPS의 복측 두정내 영역에서 수량의 시각적 표상을 처리하고, 연상회와 각회에서 계산을 처리한다), 수량에 대한 언어적 표상(‘여덟’ 또는 ‘삼 곱하기 삼은 구’)은 하전두엽과 각회에서, 상징적 수의 시각적 표상(‘8’)은 IPG(하측두회)에서 주로 처리되고, 이 모든 수 네트워크를 PFC(전전두피질)가 제어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PPC(후부두정피질)는 뇌에서 수량 정보가 가장 먼저 처리되는 곳이다. 수를 세는 법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흔히 손가락을 이용하는데, 이 손가락 셈에도 전운동피질과 이웃한 두정엽이 관여한다. PPC는 성인의 수리 능력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지만, 학습기 아동의 경우에는 PFC(전전두피질)가 더 많이 관여한다. 산술 능력이 아직 자동화되지 않은 초기에는 작업기억이나 주의 같은 다른 인지 기능을 관장하는 PFC가 계산을 보조하다가, 숙련도가 늘면 PFC의 활성이 점차 감소하고 PPC로 옮겨가는 것이다.
한편 수 상징(아라비아 숫자)은 VOT(복측 후두측두피질)과 하측두회에서 주로 처리되며, 이를 ‘숫자 형성 영역’이라고 한다. 발달기 동안 이 영역에 수 상징이 각인되면 이 영역이 원래 담당하는 기능(고차 시각 표상)이 일부 약해진다. 수학자들의 뇌를 fMRI로 살펴본 결과, 얼굴을 인식할 때 이 영역의 반응이 대조군보다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므로 “수학자가 여러분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이들의 뇌는 그저 그들이 좀 더 좋아하는, 즉 수학적인 대상을 더 즐겨 표상할 뿐이다.”
우리 뇌에는 수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수 뉴런’이 있다
특정 수를 선호하는 수 뉴런의 존재를 밝히다
저자는 원숭이의 뇌에 미소전극을 삽입하고 수량을 표상할 때 뉴런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점의 개수에 따라 뉴런의 활동전위가 다르게 방출되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뉴런 각각마다 특별히 선호하는 수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러한 수량 선택적 뉴런을 ‘수 뉴런’이라고 한다. 무작위로 선정된 뉴런 중 대략 PFC의 20~30%, PPC의 10~20%가 수 뉴런이었다. 저자는 수술을 앞둔 뇌전증 환자들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단일 세포 활성을 기록함으로써 인간의 뇌에도 특정 수량을 선호하도록 조율된 수 뉴런이 존재함을 최초로 입증했다.
수 뉴런은 각각 선호하는 수에 맞춰져 있지만 그 반응은 다소 부정확하다. 3에 선택적인 뉴런은 3을 제시했을 때 가장 높은 발화율을 보이지만 2나 4에도 일부 반응한다. 그러나 1이나 5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이것은 근사 수치 시스템(ANS)이 왜 인간과 동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지를 설명해준다. “수가 제시되면 오직 하나의 뉴런만 발화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뉴런이 동시에 활성화”되고, 뇌는 (마치 민주주의 선거처럼) “각각의 뉴런이 던지는 표를 전부 결과에 반영”해서 활성을 평가하고 제시된 수가 무엇인지를 결정한다. 또한 수 뉴런은 수량의 제시 방식이나 감각 양상과는 무관하게 오직 수량만을 암호화한다. 점들이 동시에 제시될 때와 순차적으로 제시될 때, 시각과 청각 정보로 제시될 때, 수 뉴런은 처음에는 수량 정보를 서로 분리해서 처리하지만, 이 초기 단계가 끝나면 수량을 추상적으로(초감각적으로) 부호화한다.
수량을 표상할 때 원숭이의 단일 세포 기록과 인간의 fMRI를 비교하면, 인간과 원숭이의 수 뉴런이 서로 상당히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원숭이 뇌의 수 뉴런이 인간의 고유한 상징적 수리 능력의 생물학적 전구체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또한 까마귀와 영장류가 서로 다른 뇌 구조를 가졌음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수를 부호화한다는 사실은(영장류의 PFC와 유사한 까마귀의 NCL에서도 뉴런들은 각각 선호하는 수량에 조율돼 있으며, ANS의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방식의 수량 정보 부호화가 두 생물 종이 처한 공통된 계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우수한 해법을 제공하므로 수렴진화에 따라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동물계의 보편적인 수리 능력은 포유류와 어류의 공통조상, 더 나아가 척추동물과 절지동물의 공통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든가, 수억 년에 걸친 수렴진화(박쥐와 새의 날개처럼, 계통적으로 관련 없는 생물 종들이 적응의 결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것)의 과정에서 각자 독립적으로 획득한 능력일 것이다. 어쨌든 인간의 고차적 수리 능력이 생물학적으로 수립된 메커니즘에서 기원했음은 분명하다.
저자는 한 번도 훈련받지 않은 원숭이와 까마귀의 뇌에서 단일 세포 활성을 기록해 수 뉴런은 선천적인 능력임을 입증했다. 우리의 뇌는 수를 이해하는 능력을 타고나며, 수 뉴런이 이러한 수 감각, 수 본능의 신경생물학적 토대를 이룬다. 수학의 원리는 “마치 본능처럼 건강한 모든 성인의 뇌에 배선된 선천적 기질을 반영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