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김범준의 과학 상자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김범준의 과학 상자


과학은 복잡하지 않다, 세상이 복잡할 뿐

김범준 지음

 

과학 > 교양과학

과학 > 물리학 > 물리학 일반

과학의 이해 > 현대과학

 

296쪽 | 16,500원 | 판형 145*225mm | 2022년 7월 22일 발행 | ISBN 979-11-6689-100-7 03420


주소 (03021)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87(부암동), 부암북센터 담당자 권오현

메일 badabooks@daum.net 홈페이지 www.badabooks.co.kr 문의 070-4337-6862

보도자료/표지 이미지 페이지 하단 다운로드▼



통계물리학자 김범준에게 배우는

복잡한 세상에서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법

 

물리학의 눈으로 복잡한 세상만사를 바라보는 통계물리학자 김범준 교수가 새 책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단순한 과학적 사실의 전달을 넘어 이 복잡한 세상에 숨겨진 보편적인 규칙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생각 도구들의 집합인 과학 상자를 전해주고자 나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강력한 도구인 11가지 과학 상자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얽히고설킨 관계를 점과 선으로 그리는 법, 마당발 찾는 법, 확산을 예측하는 법, 사람을 원자로 보는 법 등 다양한 과학 도구는 여러 구성 요소가 모여 만들어내는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게 분해한 뒤 그 이면에 숨은 단순한 패턴들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마당발은 왜 생기는 걸까? 카사노바 같은 마당발에게 백신을 전달하면 어떨까? 커피숍과 학교 같은 시설물은 어떤 방식으로 배치해야 효율적일까?”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통해 과학 도구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몸소 보여준다. 과학적 도구들의 사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겁먹지 마시길. 저자는 말한다. “과학은 복잡하지 않다. 세상이 복잡할 뿐.”


이토록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세상 문제 해결하는 종합 솔루션을 과학 상자에 담다

물리학의 방법으로 사회와 사람을 분석해왔던 통계물리학자 김범준 교수가 이번에는 무질서하게만 느껴지는 이 세상의 규칙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복잡계 과학의 도구 모음을, 통계물리학자만의 독특한 생각법을 전수한다. 복잡계 과학의 핵심 도구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복작복작하고 모든 것이 휙휙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길을 잃지 않고 자기의 중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는 도구는 세상과 달리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세상처럼 이론도 복잡하다면 사실상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빼놓지 않고 우주를 설명하는 이론 모형이 있다면 그 모형은 우주 자체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상과 똑같은 이론이 있다는 말은 이론이 없다는 말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겁먹을 필요 없다. 이론 도구는 누구나 그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떤 도구가 있을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21세기가 시작되며 많은 과학자의 주목을 받은 복잡계 과학은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가 만드는 복잡함을 점과 점이 선으로 연결되는 연결망의 형성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연결망으로 보기’라는 도구는 사회 과학과 자연 과학의 연구에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했으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많이 냈다. 세상에는 연결망이 많다. 사람 사이의 사회 연결망, 수많은 컴퓨터가 연결된 인터넷, 자동차가 움직이는 도로 연결망, 공항과 공항을 잇는 항공 연결망 등 구성 요소가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진 모든 전체는 다 연결망이다. 복잡계 과학의 연구자들은 각 요소의 독특한 성격 차이를 일단은 무시한 채 연결망을 그려 그 구조만 바라봐도 전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생화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물리학자라도 세포들을 연결망의 관점에서 분석하면 어떤 생화학 물질이 세포의 생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지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세상의 패턴을 발견하는 확률 분포, 몇 가지 규칙으로 전체를 그려내는 미분 방정식과 행위자 기반 모형, 확산되는 모든 것을 설명하는 전염병 확산 모형, 사람을 원자로 가정해 사회를 이해하는 사회적 원자 모형, 물질에서 비물질이 창발하는 신경 세포 모형 등 복잡계 과학의 도구는 너무나 다채롭다!

 

과학 상자를 열어라!
이제 더는 세계와 인간이 낯설지도 두렵지도 않다

문제 해결 공구가 든 과학 상자를 열듯 이 책을 편 독자는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우리 삶과 사회에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도구 사용법을 습득할 수 있다. 몇 단계를 거치면 미국의 특정 사람에게 소포를 전달할 수 있을까? 왜 카사노바에게 백신을 전달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키와 소득, 성씨의 분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차이가 날까? 재난 상황에서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은 어떻게 나타날까? 전염병과 가짜 뉴스가 순식간에 전파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공공 기관과 상업 기관의 시설물 위치는 어떻게 배치해야 효율적일까? 어떻게 신경 세포라는 물질에서 의식이라는 비물질적 현상이 탄생할까?

복잡계 과학의 도구는 이런 질문에 답하면서 동시에 왜 현상의 세부가 아니라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한지 가르쳐준다. 현실의 세계는 단지 부분의 합이 아니다. 세계는 모든 구성 요소가 연결되어 새롭게 창발하는 시스템이다. 많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구성 요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체를 이룬다. 그렇기에 우리는 숲이 보여주는 ‘거시적 패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복잡계 과학은 좀 다르다. 숲을 이해하고 싶다면 결국 나무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전제에는 당연히 동의한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의 모든 세부 정보를 전부 알고자 하는, 평생이 걸릴 어려운 과업은 미안하지만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에게 맡긴다. 그 대신에 대강 이해한 나무 한 그루의 모습에서 출발해 나무 여럿이 함께 이루는 숲으로 시선을 다시 옮긴다. 전체를 보고 싶다면 부분은 흘깃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실과 정확히 같은 지도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보고자 하는 정보만을 요약해서 ‘대충’ 그리는 지도가 숲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더 유용할 수 있다.”(122쪽)

 

우리의 무기가 될 11가지 핵심 과학 상자들

복잡계 과학의 과학 상자, 맥가이버 칼은 혼돈으로 가득한 세상에 맞설 무기와 같다. 우리는 이 도구를 어떤 현상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11가지 과학 상자의 핵심을 간단히 훑어보자.


#과학 상자 1 얽히고설킨 관계를 점과 선으로 그리는 법
-우리 세상을 연결망으로 보기

점과 선으로 구성된 복잡한 연결망은 구성 요소에는 없는 독특한 성질을 가진 복잡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뼈대이다. 1장에서는 아는 사람에게만 소포를 전달했을 때 평균 여섯 단계를 거치면 최종 수취인에게 소포가 전달된다는 좁은 세상 효과와 이를 설명하는 연결망 모형을 통해 현실의 복잡계를 점과 선으로 그리는 법을 배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실을 이해하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연결만을 본다면 그렇게 넓지는 않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다.

 

#과학 상자 2 유독 선이 많은 마당발 찾는 법
-카사노바에게 백신 전달하기

연결망이 생성될 때 주목해야 할 것은 유독 연결선이 많은 점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김범준 교수가 ‘마당발’이라고 표현하는, 연결망 용어로는 ‘허브’라 부르는 이 점은 연결망의 전체 특징과 아주 밀접히 관련되는 핵심 요소이다. 2장에서는 남녀 관계를 점과 선으로 표현한 연결망을 통해 누가 카사노바인지, 왜 카사노바에게 백신을 전달하는 것이 방역에 효율적인지 탐구하며 연결망의 핵심, 마당발을 알아보는 법을 배운다.

 

#과학 상자 3 마당발이 생기는 이유를 이해하는 법
-척도 없는 연결망과 허브가 중요한 이유

3장은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연결망에서는 왜 마당발, 즉 허브가 생기는지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소수의 점이 많은 연결선을 가지는 이런 특성을 ‘척도 없는 연결망’이라 부르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이다. 척도 없는 연결망은 연결망으로 그릴 수 있는 모든 관계에 적용되는 중요한 도구인데, 우리는 척도 없는 연결망을 통해 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3장에서는 그 예로서 대규모 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분석해본다.

 

#과학 상자 4 점이 뭉치는 커뮤니티 찾는 법
-커뮤니티 찾는 모형들

현실의 연결망이 너무 복잡하다면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여러 점으로 구성된 어떤 커뮤니티를 찾고 그 커뮤니티를 하나의 점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면 직관적으로 전체의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커뮤니티를 찾는 다양한 알고리듬을 이용해 가라테 클럽과 같은 스포츠 모임뿐만 아니라 소설 레미제라블의 등장인물 커뮤니티를 함께 찾아보며 그 적용 방법을 배워본다.

 

#과학 상자 5 거시적 패턴을 발견하는 법
-키, 소득, 성씨의 확률 분포

현실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일단은 나무가 아니라 먼저 숲을 봐야 한다. 그래야 눈앞의 숲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거시적 특성이 어떻게 나무의 모임에서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장에서는 키와 소득, 성 씨 같이 모든 사람이 가진 특성을 갖고 그 확률 분포를 그려봄으로써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법을 배운다.

 

#과학 상자 6 몇 가지 규칙으로 전체를 만들어내는 법
-미분 방정식과 행위자 기반 모형으로 전체 그리기

숲을 봤다면 이제 나무를 봐야 할 차례다.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건축물을 생각해보자. 작은 벽돌의 모임에서 어떻게 건물이라는 전체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어떤 규칙에 따라 벽돌을 쌓는지에 따라 건물의 모양은 다를 것이다. 6장에서는 미분 방정식, 재난 상황에서의 보행자 행동 모형, 흑백 거주지 분리 모형, 새떼의 이동 모형 등 행동 규칙이 만들어내는 전체를 통해 현실을 이해하고자 하는 행위자 기반 모형을 살펴본다. 이 도구는 직접 복잡계 현상을 구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과학 상자 7 (거의) 모든 확산을 예측하는 법
-전염병 확산을 예측하는 다양한 모형들

우리 세상에서 무엇인가가 전파되는 현상 또한 복잡계 과학의 연구 대상이다. 컴퓨터 바이러스이든, 코로나 바이러스이든, 아니면 가짜 뉴스의 확산이든 전파되는 대상이 무엇이든 큰 틀에서는 거의 비슷한 방법으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7장에서는 이미 종결된 메르스 확산을 되돌아보며 모형을 통한 확산의 예측이 어떻게 가능한지, 얼마나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배워본다.

 

#과학 상자 8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사람을 원자로 보는 법
-의사소통 구조와 시설물의 위치 설명하기

사람들의 모임이 만들어내는 사회는 원리적으로는 입자의 모임이 만드는 물리계와 비슷하다. 이렇게 물리학의 방법을 이용하여 사회 안에서 행동하는 인간을 원자처럼 보는, 사회적 원자라는 도구는 사회라는 아주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식이다. 8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는 단순한 규칙으로 투표자 모형 만들기,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시설물을 택한다는 단순한 규칙으로 시설물의 효율적 배치 모형 만들기를 통해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방법을 배운다.

 

#과학 상자 9 물질에서 비물질이 떠오르는 현상을 이해하는 법
-신경 세포와 인공 신경망 모형들

뇌는 복잡계의 전형이다. 신경 세포라는 물질의 모임에서 그토록 장엄하고 위대한 인간의 의식이라는 새롭고도 거시적인 특성이 떠오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9장에서는 신경 세포의 작동을 기술하는 이론 모형과 인공 신경 세포로 구성된 인공 신경망을 통해 물질에서 비물질이 생긴다는 놀라운 현상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과학 상자 10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가 되는 구조를 찾는 법
-때맞음을 설명하는 모형들

우리 세상에는 요로 구성 요소가 함께 변하면서 질서를 만들어내는 ‘때맞음’ 현상이 널리 나타난다. 예를 들어 반딧불이는 여럿이 모여 동시에 박자를 맞춰 불빛을 발하는 멋진 장관을 보여준다. 규칙적인 움직임을 반복해 질서를 만드는 대상 중 쉽게 볼 수 있는 예는 왔다 갔다 움직이는 진자이다. 10장에서는 진자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모형을 살펴보며 어떻게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하나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찾고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과학 상자 11 스스로 질서를 찾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법
-저절로 다가서는 임계성으로 자연과 사회 보기

복잡계는 인위적인 개입이 없이도 내부의 메커니즘을 통해 알아서 적절히 스스로를 조직한다. 산불을 예로 들어보자. 나무가 성긴 숲은 산불의 피해를 거의 겪지 않는다. 어쩌다 불이 나도 나무 몇 그루만 태우지 큰 규모로 번지지는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이 숲에는 나무가 여기저기 자라 밀도가 커진다. 나무의 밀도가 빽빽해지면 산불이 났을 때 큰 면적을 태운 다음에야 멈춘다. 결국 나무의 밀도는 일정한 수준을 기준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며 특정한 밀도 주변을 머문다. 복잡계의 이런 특성은 왜 그리고 어떻게 생기는 걸까? 11장은 저절로 다가서는 임계성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본성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복잡계 과학은 결국에 더 좋은 삶을 위한 도구다

저자 김범준은 복잡계 과학으로 사소한 궁금증을 탐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더 잘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경제적 효율성만이 아니라 구성원의 행복까지도 고려하며 정책을 고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가 되는 때맞음 현상을 보자. 때맞음 모형이 알려주는 흥미로운 예측은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이든 서로 이웃하고만 상호 작용한다면 때맞음이라는 거시적인 특성이 나타나지 않지만 소수라도 먼 거리에서 주고받는 상호 작용이 일어난다면 때맞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결론으로 합의하는 현상도 이와 비슷할지 모른다. 다시 말해 자기 주변의 사람하고만 소통하며 편견을 강화하기보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면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더 큰 규모의 합의를 이루게 할 수 있다는 통찰이다. 그런 바탕하에서 우리는 어떤 제도나 정책이 이질적인 사람과의 소통을 장려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다. 이처럼 복잡계 과학의 도구는 단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궁금증만을 푸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실천적 지침을 제공한다.


지은이 김범준

통계물리학이라는 과학 상자로 왜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지,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질문하고 그 답을 찾는 일에 관심 가득한 과학자. 과학적 방법으로 모호한 세상을 바라볼 때 문득 세상이 명징해지는 순간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도 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서울 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초전도 배열에 대한 이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본 세상사와 사람 이야기에 관한 다수의 칼럼을 썼다.
박사 학위를 받고 스웨덴 북부 도시 우메오에 있는 우메오 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과 조교수로 일하면서 사회의 두 사람이 몇 단계를 건너면 서로 아는 사이인지를 수학 모형을 통해 설명하는 ‘작은 세계 연결망’ 이론에 빠져들어 복잡한 세상을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됐다.
거대한 주제를 연구하기보다 우리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문을 해결하기를 더 좋아한다. 대표적 연구로 <아마추어들끼리 노래 부르면 박자가 빨라지는 이유>, <직립 보행과 체질량 지수의 관계>,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 <윷놀이에서 업는 것과 잡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유리한가> 등이 있다.
대체 왜 그런 게 궁금하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많다. 사실 해답보다는 사소한 궁금증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게 바로 과학이고 과학은 생각하는 방식이기에. 게다가 궁금증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푸는 것은 그 자체로도 재밌지만 어쩌면 사회와 세상에 쓸모 있는 의미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방식, 과학이라는 재밌는 도구 상자를 전해주고 싶어 강연을 하고 책을 쓰게 됐다. 독자들이 이 과학 상자를 이용해 자신만의 궁금증을 발굴하고 또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책 속으로

많은 사람의 생각과 달리 과학은 어려울 수는 있어도 복잡하지는 않다. 복잡한 것은 과학 자체가 아니라 과학의 대상이다. 과학자의 눈앞에서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온갖 복잡한 현상을 이론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이 바로 과학의 정수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 바로 과학이라는 말이다.

들어가는 말 / 9~10쪽

 

살다 보면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쩌다 식사 자리에 합석한 처음 본 사람과 얘기를 나누다 그분과 나를 연결하는 사회 관계를 깨달아 깜짝 놀란 경험을 한 독자가 많을 것이다. 오늘 처음 만난 그분이 내 고등학교 친구와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었다든가 하는. 이런 일을 겪으면 우린 무릎을 치면서 “와, 정말 신기하네요, 세상 참 좁네요”라고 말하고는 한다. 드물지만 간혹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밀그램의 좁은 세상 효과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생면부지의 두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짧은 경로로 연결될 수 있다.

1장 얽히고설킨 관계를 점과 선으로 그리는 법 / 44쪽

 

언뜻 생각하면 상당히 어려울 것 같은 ‘카사노바에게 백신 전달하기’의 방법을 제안한 연구가 있다. 방법도 아주 단순하다. 먼저 스톡홀름 중앙역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백신을 주는 거다. 물론 백신을 받아가는 사람 중에 카사노바는 없다. 그 대신에 아무에게나 백신을 나눠주면서 백신 받는 사람에게 부탁을 한다. “직접 백신을 사용하지 마시고, 상대방에게 드리세요.” 이렇게 하면 카사노바에게 오래지 않아 백신이 전달된다. 왜 그럴까? 카사노바는 성관계 상대방의 숫자가 1000명이다. 카사노바는 백신을 받아가지 않지만 이 사람의 성관계 파트너 1000명 중 한 명이 백신을 받아가면 오래지 않아 카사노바에게 백신이 전달된다. 아무에게나 나눠주면서 상대방께 드리라는 부탁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2장 유독 선이 많은 마당발 찾는 법 / 66쪽

 

우리 주변의 많은 연결망은 소수의 노드가 많은 링크를 가지는 데 반해 대부분의 노드는 링크가 몇 개 없는 ‘척도 없는scale-free 연결망’의 모습을 띤다. 척도 없는 연결망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이다. 링크가 몰려 있는 소수의 허브 덕분에 인터넷은 통신망이 공격받는 전쟁이나 재난 상황에서도 굳건히 정보를 전달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허브가 무너지면 전체 통신망도 파괴된다는 특성이 있다. 이 척도 없는 연결망은 사회 연결망뿐만 아니라 연결망으로 그릴 수 있는 모든 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통계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 척도 없는 연결망을 통해 우리는 왜 마당발이 생겨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의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다.

3장 마당발이 생기는 이유를 이해하는 법 / 75~76쪽

 

링크의 유무라는 정보만을 이용해서 연결망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커뮤니티 구조를 갖는지를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으로 살펴볼 수 있을까? 각자는 한 커뮤니티에 속하고 이렇게 구성된 커뮤니티가 모여 전체 연결망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사람 하나하나를 노드로 해서 그리면 노드가 너무 많아 정말 복잡해 보이는 연결망이라도, 여러 노드로 구성된 커뮤니티 하나를 하나의 노드로 표현해서 다시 그리면 직관적으로 더 쉽게 전체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때도 많다.

4장 점이 뭉치는 커뮤니티 찾는 법 / 101~102쪽

 

많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많은 구성 요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데 모여 전체를 이룬다. 복잡계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전체가 보여주는 큰 규모의 ‘거시적 패턴’에 우선 관심을 둔다. 어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전체의 키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럼 우리는 이 사람에게 학생 한 명 한 명의 키를 한 줄씩 죽 적은 문서를 만들어 보여줄 수 있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학생들의 키를 막대그래프로 그려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막대그래프를 그리면 숫자를 나열하는 방식보다 더 쉽고 직관적으로 한눈에 학생들의 키에 대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

5장 거시적인 패턴을 발견하는 법 / 123쪽

 

생명 게임에서 각 격자점에 놓인 개체는 몇 개의 단순한 행동 규칙을 따른다. 한 개체는 주변에 이웃의 수가 너무 적거나 혹은 너무 많으면 죽는다. 생명체가 살아가려면 이웃과 함께 집단을 이루는 것이 유리하지만, 너무 밀도가 높으면 살기 어렵다는 상황을 떠올리면 되겠다. 이웃의 수가 적당하면 이제 이 개체는 주변에 자손을 남긴다. 이처럼 단순한 규칙이지만 생명 게임에서 만들어지는 패턴의 다양함을 본 많은 과학자는 크게 놀랐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일군의 개체가 무리를 만들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엄청난 규모의 큰 패턴이 주기적으로 흥망성쇠를 반복하기도 한다.

6장 몇 가지 규칙으로 전체를 만들어내는 법 / 150쪽

 

연구자는 전파되는 대상이 무엇이든, 큰 틀 안에서는 거의 대동소이한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항공 연결망을 통해 전 지구적인 규모로 전파되는 전염병이나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컴퓨터 바이러스나, 같은 이론 도구로 이해할 수 있다. 누리 소통망을 통한 거짓 소식fake news의 확산도, 한 조직이 의견 교환이 일어나는 연결망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7장 (거의) 모든 확산을 예측하는 법 / 157~158쪽

 

사회 안에서 행동하는 인간을 마치 물리학의 원자처럼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무언가로 보겠다는 선언이다. 우리 집에 네 명이 산다고 할 때, 가족 모두가 나이도 몸무게도 하나같이 똑같다고 주장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단지 ‘몇 명’인지 셀 때만은 나이, 몸무게 같은 차이를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인간이 원자처럼 단순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여럿이 모여 만든 사회의 거시적인 특성을 설명하려 할 때는 인간을 단순한 행동 규칙을 따르는 원자 같은 존재로 일단 가정해보자는 제안이다.

8장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사람을 원자로 보는 법 / 189쪽

 

사실 신경 세포 하나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런 구성 입자들의 상호 작용으로 신경 세포 하나의 전체 행동이 결정된다. 신경 세포 하나하나도 제각각 복잡계라는 뜻이다. 구성 요소가 복잡계이고 이들이 다시 관계를 맺어 전체를 만들어내므로 신경망은 복잡계의 복잡계라 할 만하다. 신경망 전체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이해하려는 현상의 층위에 맞춰 그보다 아래 층위는 거칠게 대충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9장 물질에서 비물질이 떠오르는 현상을 이해하는 법 / 219쪽

 

때맞음 현상은 상호 작용을 하는 여러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 복잡계에서 널리 관찰된다. 반짝 반짝 빛을 내는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여럿이 한 나무에 모여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처럼 동시에 박자를 맞춰 멋진 장관을 보여준다. 앞 장에서 본 뇌 안의 신경 세포도 마찬가지여서, 시냅스로 연결된 여러 신경 세포가 때를 맞춰 동시에 발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각기 특정한 주기로 그 상태가 변하는 구성 요소가 있을 때, 이들 구성 요소의 주기가 모두 같아져 하나로 정렬하는 것이 때맞음이다.

10장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가 되는 구조를 찾는 법 / 238쪽

 

SOC라는 도구로 특정 현상을 바라보면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미국 국립 공원에서는 여기저기서 자연 발화로 크고 작은 산불이 수시로 일어난다. 대규모의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산불을 초기에 진화하면, 전체 공원의 나무 밀도는 임계점을 넘어 초임계 상태supercritical state에 놓인다. 과도하게 울창한 숲은 순식간에 불타버릴 수 있다. 산불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도의 무관심이 오히려 울창한 숲을 유지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11장 스스로 질서를 찾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법 / 269쪽

 

과학의 역사는 저 멀리 보이는 결코 닿을 수 없는 무지개를 향해 직선으로 끊임없이 걸어가는 그런 과정도 아니다. 무지개를 좇다 보면 더 예쁜 무지개 여럿이 여기저기 저 앞에 보이고, 그중 하나를 골라 새 무지개를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무지개 여럿이 저 멀리 더 많이 보이는 그런 형상에 가깝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곧게 난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분기해 점점 넓어지는 경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하지만 결코 경계에 도달할 수는 없는 그런 과정 말이다. 분기해 점점 넓어지는 경계를 향해 개별 과학자는 딱 하나의 길 만을 걸을 수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며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인류의 다른 모든 활동처럼, 과학의 길도 혼자서 걷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나가는 말 과학이라는 도구를 더 잘 사용하는 법 / 275쪽

 

차례

 

들어가는 말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과학의 도구 모음 7

 

과학 상자 ❶

얽히고설킨 관계를 점과 선으로 그리는 법 29

-우리 세상을 연결망으로 보기

 

과학 상자 ❷

유독 선이 많은 마당발 찾는 법 51

-카사노바에게 백신 전달하기

 

과학 상자 ❸

마당발이 생기는 이유를 이해하는 법 73

-척도 없는 연결망과 허브가 중요한 이유

 

과학 상자 ❹

점이 뭉치는 커뮤니티 찾는 법 99

-커뮤니티 찾는 모형들

 

과학 상자 ❺

거시적인 패턴을 발견하는 법 119

-키, 소득, 성씨의 확률 분포

 

과학 상자 ❻

몇 가지 규칙으로 전체를 만들어내는 법 139

-미분 방정식과 행위자 기반 모형으로 전체 그리기

 

과학 상자 ❼

(거의) 모든 확산을 예측하는 법 155

-전염병 확산을 예측하는 다양한 모형들

 

과학 상자 ❽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사람을 원자로 보는 법 185

-의사소통 구조와 시설물의 위치 설명하기

 

과학 상자 ❾

물질에서 비물질이 떠오르는 현상을 이해하는 법 215

-신경 세포와 인공 신경망 모형들

 

과학 상자 ❿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가 되는 구조를 찾는 법 235

-때맞음을 설명하는 모형들

 

과학 상자 ⓫

스스로 질서를 찾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법 253

-저절로 다가서는 임계성으로 자연과 사회 보기

 

나가는 말

과학이라는 도구를 더 잘 사용하는 법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