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보 및 내용요약
새로운 질병의 등장과 잇따른 기상 이변…… 인간의 생태계 개입이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역습’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고에너지에 기반을 둔 인류의 문명은 자연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자연계의 순환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방대한 지식의 세계를 펼쳐 보인 다치바나 다카시. 그가 인류 문명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꼽은 것은 바로 생태적 사고로의 전환이다. 이 책에서 그는 에코 시스템의 개념부터 식물과 동물계의 먹이슬, 물의 순환, 에너지 위기, 기후 변화, 생명의 상호 연결성,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사례를 들어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인류는 커다란 환경 재앙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1971년에 출간한 사실상의 데뷔작이다. 여기서 저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생태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났고, 몇몇 과학적 사실과 통계가 지금과 많이 다르지만, 여전히 그의 주장은 유효하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 간 다치바다 다카시의 통찰과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사고력을 발전시켜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독서의 기회를 선사한다.
편집자 추천글
다치바나 다카시 데뷔작, 50년 만에 첫 출간
다치바나 다카시 사유의 출발점
2021년 4월 30일, 지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향년 80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정치와 사회뿐 아니라 미국의 성 혁명, 우주과학, 뇌과학, 분자생물학, 의학, 디지털, 로봇공학, 인류학 등 방대한 지식을 담은 100권이 넘는 책을 남기며 “최첨단 과학을 파고드는 논픽션 작가”였다.
이처럼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통해 평생 인간과 자연과 세계의 관계를 탐구한 그의 첫 저작이 바로 이 책 《생태학적 사고》(1971)다. 50년 전, 30세의 청년 다치바나 다카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문제는 바로 지구와 환경, 인류 생존의 위기였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태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초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한 로마회의의 《성장의 한계》가 1972년에 나왔음을 감안하면, 그보다 1년 앞서 《생태학적 사고》를 펴낸 다치바나 다카시의 문제의식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난 책이지만 인간과 자연, 생명과 지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태학적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간 다치바나 다카시의 통찰과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사고력을 발전시켜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독서의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원한다면
생태학적으로 사고하라
새로운 질병의 등장과 잇따른 기상 이변…… 인간의 생태계 개입이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역습’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고에너지에 기반을 둔 인류의 문명은 자연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자연계의 순환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인류 문명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강조한 것은 바로 ‘생태학적 사고’로의 전환이다. 이 책에서 그는 에코 시스템의 개념부터 식물과 동물계의 먹이사슬, 물의 순환, 에너지 위기, 기후 변화, 생명의 상호 연결성,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사례를 들어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인류는 커다란 환경 재앙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간은 자연의 포용력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그러나 자연의 포용력에도 한계가 있다. 자연은 인간이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지만, 인간은 자연 없이는 한순간도 생존할 수 없다. 이제 자연을 종합 시스템으로 파악하는 생태학적 사고를 통해 우리는 인간 활동 전체가 자연의 하위 시스템이며, 여기에 인류 전체의 생존이 달려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다치바나의 데뷔작으로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난 책이니만큼 이 책에는 반세기의 시차가 있다. 당시 세계 인구는 36억 명이었고, 지구 온난화의 위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때였다. 때문에 구체적 숫자나 자료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하지만, <생태학적 사고법>으로 “생각의 방식을 바꾸고 문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는 그의 통찰은 지금의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지구 시스템의 최대 교란종 인간
지구는 반지름 6400킬로미터의 커다란 행성이다. 지구에 살아가는 생물을 지구 표면에 모두 펼쳐놓으면 그 두께는 고작 1.5센티미터. 그중에서 90퍼센트는 식물이다. 즉 동물의 두께는 1.5밀리미터이고, 그나마도 대부분은 바다생물이다. 육상 동물은 그 250분의 1, 즉 0.006밀리미터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여기서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면 0.0015밀리미터다. 인간은 반지름 6400킬로미터의 지구에서 0.0015밀리미터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구 시스템을 교란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은 지구 시스템의 극히 일부분만을 차지하는데도 생태계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먹이사슬을 예로 들어보자. 먹이사슬에는 규모의 경제학이 작동한다. 먹이사슬을 한 단계 이동할 때마다 에너지는 대략 10분의 1씩 줄어든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어묵만 먹고 체중이 1킬로그램 늘었다면 이를 위해 물고기 10킬로그램이 필요하다. 그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작은 물고기는 100킬로그램, 멸치 등 그보다 작은 물고기는 1톤, 멸치의 먹이인 동물성 플랑크톤은 10톤,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은 100톤이 필요한 셈이다. 이렇게 가정하면 오로지 어묵만 먹는 체중 50킬로그램의 사람을 위해선 식물성 플랑크톤 50만 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혹등고래의 한 끼 식사는 청어 5000마리다. 청어 한 마리는 동물 플랑크톤인 요각류를 약 7000마리 먹는다. 요각류 한 마리는 식물 플랑크톤 13만 개를 먹는다. 따라서 혹등고래 한 마리가 식물 플랑크톤 4조 5500억 톤을 먹는 셈이다. 거의 멸종 수준으로 먹는 것 같지만, 생물은 끊임없이 증식하고 죽음으로써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만약 고래가 멸종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래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인간이다. 자연의 먹이사슬은 놀라운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이 개입하여 중간의 사슬을 끊거나 새로운 사슬을 끼워 넣으면 자연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만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시종 지구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생태학적 사고’는 단지 환경을 지키자는 구호가 아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태학적 사고법’이란 자연은 가장 작은 것부터 가장 큰 것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각 부분을 따로 고려할 게 아니라 전체의 순환과 연결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사토 에이사쿠, 지펜샤 잇쿠, 바실리 레온티예프 등의 에피소드를 소개한 것 역시 이러한 ‘연결의 사상’에서 비롯되었다.
현대의 과학은 언제나 부분만을 문제로 삼는다. 과학의 분야가 세분화될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해진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현상은 지나치게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모두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21세기의 과학기술은 특정한 부분만 주제로 삼아 그것이 지구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것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말하는 생태학적 사고법과 멀어지는 것이다. 하나의 현상이 다른 현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일어나는지,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를 염두에 두는 것, 이것이 바로 ‘생태학적 사고법’이다.
인간에 의해 교란되는 환경은 커다란 지구 시스템에서 보면 매우 작다. 하지만, 그 작은 변화가 인간에게는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태평양 한가운데 대륙만 한 섬을 이루다 못해 심해저에서도 발견된다. 무분별한 화석 연료 사용으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수천만 명의 삶이 위기에 처해 있다.
생태학적 사고에서
인간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연이나 생물의 생존 전략을 인간사에 적용해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자연계의 먹이사슬, 텃새, 기생충 등을 이야기할 때 회사 안에 존재하는 먹이사슬, 자기 영역을 고수하려는 텃세 의식, 기생충과 숙주라는 생존 전략 같은 이야기로 넘어간다.
식물의 성장에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산, 인, 칼륨, 마그네슘, 칼륨, 철 등 10원소가 필요하다. 이들 필요 원소 가운데 가장 부족한 것이 식물의 성장을 좌우한다는 것이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을 정치 분석에 응용해 1964년 이케다 하야토에서 사토 에이사쿠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사건을 분석했다.
생물계에 절대적인 악이란 없다. 한 생물의 천적도 다른 생물에겐 먹이가 되거나 최상위 포식자라 해도 사후에 분해되어 생물 순환의 일원이 된다. 마오쩌둥의 참새 박멸도 그렇고, 인위적인 해충 방제 역시 커다란 부작용만을 불러왔다. 자연계의 순환은 인간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음주의 폐해 때문에 모든 술의 유통을 금지했던 미국의 금주법이 낳은 커다란 부작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에 기대 살아간다. 상어 주위의 동갈방어, 말미잘과 흰동가리, 따개비와 고래, 콩과 뿌리혹박테리아 등은 서로 적절한 선을 지키며 공생한다. 인간 역시 서로의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공생하면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은 자연이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석탄과 석유가 그렇고, 공기와 물이 그렇다. 자연은 그 모든 것을 아무 대가 없이 제공한다고 인간은 생각한다. 하지만 거대한 착각이다. 자연은 무한하지 않으며 결코 무료도 아니다.
저자소개
지은이 :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옮긴이 : 김경원
책정보 및 내용요약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방대한 지식의 세계를 펼쳐 보인 다치바나 다카시. 그가 인류 문명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꼽은 것은 바로 생태적 사고로의 전환이다. 이 책에서 그는 에코 시스템의 개념부터 식물과 동물계의 먹이슬, 물의 순환, 에너지 위기, 기후 변화, 생명의 상호 연결성,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사례를 들어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인류는 커다란 환경 재앙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1971년에 출간한 사실상의 데뷔작이다. 여기서 저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생태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났고, 몇몇 과학적 사실과 통계가 지금과 많이 다르지만, 여전히 그의 주장은 유효하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 간 다치바다 다카시의 통찰과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사고력을 발전시켜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독서의 기회를 선사한다.
목차
프롤로그 | 생태학이라는 사고법
1부 인류의 위기와 생태학
1 생태학의 등장
‘관계’ 중심의 생태학 | 자연계 전체를 파악하기
2 닫혀버린 지구
에코 시스템의 발견 | 지구 시스템과 인류 | 자연의 역습
3 생명과 환경
생명의 기원과 물 | 질소・탄소 순환 | 기후 파괴의 공포 | 인燐과 에너지 | 먹이사슬과 자연 균형
4 문명과 자연의 조화
에너지 균형의 위기 | 인공 시스템의 효율화
2부 생태학은 무엇을 가르칠까?
5 시스템의 생태학
가장 약한 고리가 전체를 지배한다 | 채널은 많을수록 좋다 | 생태계의 피드백 시스템
6 적응의 생태학
환경이 바뀌면 나도 바뀐다 | 최적 조건의 원칙 | 파멸은 중심에서 시작한다
7 윤리의 생태학
선악은 상대적이다 | 기생 생물과 숙주 | 약자가 살아남는 법
8 생존의 생태학
경쟁의 매커니즘 | 유해 상태의 두 조건 | 자기 구역과 서열 | 크기와 대사율의 법칙 | 마이크로 환경이 빚는 큰 차이
에필로그 | 자연을 두려워하라
옮긴이의 말
편집자 추천글
다치바나 다카시 사유의 출발점
2021년 4월 30일, 지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향년 80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정치와 사회뿐 아니라 미국의 성 혁명, 우주과학, 뇌과학, 분자생물학, 의학, 디지털, 로봇공학, 인류학 등 방대한 지식을 담은 100권이 넘는 책을 남기며 “최첨단 과학을 파고드는 논픽션 작가”였다.
이처럼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통해 평생 인간과 자연과 세계의 관계를 탐구한 그의 첫 저작이 바로 이 책 《생태학적 사고》(1971)다. 50년 전, 30세의 청년 다치바나 다카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문제는 바로 지구와 환경, 인류 생존의 위기였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태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초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한 로마회의의 《성장의 한계》가 1972년에 나왔음을 감안하면, 그보다 1년 앞서 《생태학적 사고》를 펴낸 다치바나 다카시의 문제의식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난 책이지만 인간과 자연, 생명과 지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태학적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간 다치바나 다카시의 통찰과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사고력을 발전시켜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독서의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원한다면
생태학적으로 사고하라
새로운 질병의 등장과 잇따른 기상 이변…… 인간의 생태계 개입이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역습’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고에너지에 기반을 둔 인류의 문명은 자연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자연계의 순환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인류 문명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강조한 것은 바로 ‘생태학적 사고’로의 전환이다. 이 책에서 그는 에코 시스템의 개념부터 식물과 동물계의 먹이사슬, 물의 순환, 에너지 위기, 기후 변화, 생명의 상호 연결성,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사례를 들어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인류는 커다란 환경 재앙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간은 자연의 포용력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그러나 자연의 포용력에도 한계가 있다. 자연은 인간이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지만, 인간은 자연 없이는 한순간도 생존할 수 없다. 이제 자연을 종합 시스템으로 파악하는 생태학적 사고를 통해 우리는 인간 활동 전체가 자연의 하위 시스템이며, 여기에 인류 전체의 생존이 달려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다치바나의 데뷔작으로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난 책이니만큼 이 책에는 반세기의 시차가 있다. 당시 세계 인구는 36억 명이었고, 지구 온난화의 위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때였다. 때문에 구체적 숫자나 자료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하지만, <생태학적 사고법>으로 “생각의 방식을 바꾸고 문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는 그의 통찰은 지금의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지구 시스템의 최대 교란종 인간
지구는 반지름 6400킬로미터의 커다란 행성이다. 지구에 살아가는 생물을 지구 표면에 모두 펼쳐놓으면 그 두께는 고작 1.5센티미터. 그중에서 90퍼센트는 식물이다. 즉 동물의 두께는 1.5밀리미터이고, 그나마도 대부분은 바다생물이다. 육상 동물은 그 250분의 1, 즉 0.006밀리미터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여기서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면 0.0015밀리미터다. 인간은 반지름 6400킬로미터의 지구에서 0.0015밀리미터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구 시스템을 교란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은 지구 시스템의 극히 일부분만을 차지하는데도 생태계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먹이사슬을 예로 들어보자. 먹이사슬에는 규모의 경제학이 작동한다. 먹이사슬을 한 단계 이동할 때마다 에너지는 대략 10분의 1씩 줄어든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어묵만 먹고 체중이 1킬로그램 늘었다면 이를 위해 물고기 10킬로그램이 필요하다. 그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작은 물고기는 100킬로그램, 멸치 등 그보다 작은 물고기는 1톤, 멸치의 먹이인 동물성 플랑크톤은 10톤,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은 100톤이 필요한 셈이다. 이렇게 가정하면 오로지 어묵만 먹는 체중 50킬로그램의 사람을 위해선 식물성 플랑크톤 50만 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혹등고래의 한 끼 식사는 청어 5000마리다. 청어 한 마리는 동물 플랑크톤인 요각류를 약 7000마리 먹는다. 요각류 한 마리는 식물 플랑크톤 13만 개를 먹는다. 따라서 혹등고래 한 마리가 식물 플랑크톤 4조 5500억 톤을 먹는 셈이다. 거의 멸종 수준으로 먹는 것 같지만, 생물은 끊임없이 증식하고 죽음으로써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만약 고래가 멸종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래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바로 인간이다. 자연의 먹이사슬은 놀라운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이 개입하여 중간의 사슬을 끊거나 새로운 사슬을 끼워 넣으면 자연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만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시종 지구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생태학적 사고’는 단지 환경을 지키자는 구호가 아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태학적 사고법’이란 자연은 가장 작은 것부터 가장 큰 것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각 부분을 따로 고려할 게 아니라 전체의 순환과 연결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사토 에이사쿠, 지펜샤 잇쿠, 바실리 레온티예프 등의 에피소드를 소개한 것 역시 이러한 ‘연결의 사상’에서 비롯되었다.
현대의 과학은 언제나 부분만을 문제로 삼는다. 과학의 분야가 세분화될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해진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현상은 지나치게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모두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21세기의 과학기술은 특정한 부분만 주제로 삼아 그것이 지구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것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말하는 생태학적 사고법과 멀어지는 것이다. 하나의 현상이 다른 현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일어나는지,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를 염두에 두는 것, 이것이 바로 ‘생태학적 사고법’이다.
인간에 의해 교란되는 환경은 커다란 지구 시스템에서 보면 매우 작다. 하지만, 그 작은 변화가 인간에게는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태평양 한가운데 대륙만 한 섬을 이루다 못해 심해저에서도 발견된다. 무분별한 화석 연료 사용으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수천만 명의 삶이 위기에 처해 있다.
생태학적 사고에서
인간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연이나 생물의 생존 전략을 인간사에 적용해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자연계의 먹이사슬, 텃새, 기생충 등을 이야기할 때 회사 안에 존재하는 먹이사슬, 자기 영역을 고수하려는 텃세 의식, 기생충과 숙주라는 생존 전략 같은 이야기로 넘어간다.
식물의 성장에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산, 인, 칼륨, 마그네슘, 칼륨, 철 등 10원소가 필요하다. 이들 필요 원소 가운데 가장 부족한 것이 식물의 성장을 좌우한다는 것이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을 정치 분석에 응용해 1964년 이케다 하야토에서 사토 에이사쿠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사건을 분석했다.
생물계에 절대적인 악이란 없다. 한 생물의 천적도 다른 생물에겐 먹이가 되거나 최상위 포식자라 해도 사후에 분해되어 생물 순환의 일원이 된다. 마오쩌둥의 참새 박멸도 그렇고, 인위적인 해충 방제 역시 커다란 부작용만을 불러왔다. 자연계의 순환은 인간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음주의 폐해 때문에 모든 술의 유통을 금지했던 미국의 금주법이 낳은 커다란 부작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에 기대 살아간다. 상어 주위의 동갈방어, 말미잘과 흰동가리, 따개비와 고래, 콩과 뿌리혹박테리아 등은 서로 적절한 선을 지키며 공생한다. 인간 역시 서로의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공생하면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은 자연이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석탄과 석유가 그렇고, 공기와 물이 그렇다. 자연은 그 모든 것을 아무 대가 없이 제공한다고 인간은 생각한다. 하지만 거대한 착각이다. 자연은 무한하지 않으며 결코 무료도 아니다.